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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by 썬도그

넷플 예능 먹보와 털보의 좋았던 점 아쉬운 점

넷플릭스는 대체적으로 예능을 참 못 만들죠. 외도에서 촬영한 '신세계로부터'는 예능에 판타지를 섞는 모습에 신선한 면도 있지만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좀 보다 말았습니다. 딱히 재미를 느끼지 못하겠더라고요. 이전에 만든 넷플 예능들이 대체적으로 재미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김태호 PD잖아요. 무한도전의 김태호 PD잖아요. 성공력이 거의 없는 넷플 한국 예능을 일으켜 세워질 수 있을까요? 그래서 어제 오픈한 넷플 10부작 먹방 여행 예능인 '먹보와 털보'에 대한 기대감이 컸습니다. 

넷플 여행 먹방 예능 먹보와 털보

먹보와 털보는 음식 먹기 만들기 좋아하는 먹보 가수 비와 텐션 만렙인 털보 노홍철이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여행 & 먹방을 담은 여행 먹방 예능입니다. 이 단어만 들으면 둘이 출연하는 1박 2일이라고 할 수도 있고 크게 보면 그게 맞습니다. 다른 점은 1박 2일처럼 여유 없고 게임하기 위해서 여행을 가는(안 본 지 8년이 넘어서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것은 아니고 힐링에 방점을 찍고 달리는 여행 먹방 예능입니다. 


이동 수단이 BMW 등등의 고가의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점이 다릅니다. 여행 예능들이 이동 경로를 스킵하거나 담지 않는데 반해 이 먹보와 털보는 여행의 풍광을 오토바이 위에서 느끼는 장면이 과할 정도로 많이 나온다는 점이 다릅니다. 그런데 이 '먹보와 털보'의 장점과 단점이 너무 뚜렷하게 보여서 한 5회 정도 보는데 감탄과 한숨이 수시로 나오네요. 

먹보와 털보의 좋았던 점

드론과 러시안암을 이용한 뛰어난 영상미

먹보와 털보의 실제 주인공은 고속 드론과 러시안 암이 아닐까 할 정도로 예능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영상 때깔이 좋습니다. 먼저 드론입니다. 요즘은 드론을 이용한 촬영이 아주 많아지고 있습니다. 드론 가격과 크기가 줄어들면서 다양한 풍광을 드론으로 촬영하기 쉬워졌습니다. 드론 사용 자체는 장점이 아닙니다. 그러나 고속 주행 드론을 적극 활용해서 먹보와 털보가 바이크를 타고 달리는 풍경을 바이크 뒤를 넘어서 바이크 사이를 지나가는 모습에 깜짝 놀랐습니다. 이런 장면은 보통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로 사용하고 예능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습니다. 


제가 요즘 지상파, 종편, 케이블tv 예능을 거의 보지 않아서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고속 드론을 사용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네요. 같은 풍경도 빠른 속도로 담으면 역동성이 느껴지게 됩니다. 특히 3편 고창 편에서 절벽 위로 순식간에 상승했다가 절벽 낭떠러지 위를 지나서 다시 내려오는 모습에서 이게 뭐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여기에 바이크의 멋진 앞모습과 뒷모습을 역동적으로 담기 위해서 드라마나 영화에서 카 체이싱 장면에서 사용하는 러시안 암을 이용해서 촬영한 영상은 예능이 아닌 드라마급 영상을 보여줍니다. 영상만 보면 드라마급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화려함을 지탱할 수 있었던 이유는 넷플릭스이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10편 제작에 제작비가 60억으로 1화당 6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갔습니다. 드라마도 아니고 예능에 6억이요? 1화에 저예산 영화나 단편 영화 제작비가 들어가는 정도이니 영상이 뛰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먹보와 털보를 본 다른 예능 제작자들은 한숨이 나올 겁니다. 시청자들이 눈높이가 높아지는 소리가 들리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음악도 있습니다. 예능엔 O.S.T가 없습니다. 기성곡을 그냥 사용하는게 더 저렴하고 간편하고 효과가 더 좋으니까요. 그러나 먹보와 털보는 O.S.T가 있습니다. 

 먹보와 털보가 주연이지만 조연급으로 나오는 사람이 이상순과 이효리입니다. 이상순은 이 먹보와 털보의 음악을 직접 연주 작곡 편곡 제작까지 합니다. 음악감독으로 나올 정도로 이 예능을 위해서 작곡한 곡도 많이 나옵니다. 이건 드라마죠. 예능이 아닙니다. 예능 제작 스케일을 한 방에 확 올려놓았습니다. 

많은 방송에서 소개한 유명한 관광지도 그 풍광을 더 살려주는 촬영 도구를 활용하니 감흥은 아주 좋습니다. 여행 먹방 예능이라고 하기보다는 여행 힐링 방송으로 느껴집니다. 반면 음식점이나 음식을 슬로우 모션으로 잡는 진부하고 뻔한 장면은 바로바로 스킵했습니다. 

그리고 좋았던 점은 없습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영상미는 혁신적이지만 이 화려한 영상 말고는 이 먹보와 털보는 매력이 안 보입니다. 

먹보와 털보의 안 좋았던 점

1. 연예인 찬스를 쓰는 비호감적인 행동


비와 노홍철은 호불호가 강한 연예인입니다. 비가 놀면 뭐하니로 다시 호감 지수가 크게 올랐지만 자숙 아닌 자숙 기간 같은 오랜 침체기를 가진 이유는 2013년 연예사병 특혜 논란으로 인기가 크게 하락합니다. 크리스마스 특박을 받고 과도한 휴가를 가졌다는 비판이 일고 비슷한 일이 계속 터지자 연예사병 제도는 사라집니다. 


노홍철은 음주운전으로 무한도전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일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시간이 많이 지나서 비호감도가 낮아지고 있어서 접근성은 다시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노홍철은 이 예능에서 눈을 의심케 하는 행동을 합니다. 예약이 꽉찬 음식점에 예약이 되지 않자 노홍철은 자신이 노홍철이고 심지어 넷플릭스 촬영 중이라는 걸 밝힙니다. 한 마디로 연예인 찬스를 사용합니다. 요즘 연예인 찬스 쓰면 욕먹습니다. 공정과 공평이 시대적 화두인 시대에서 연예인 찬스를 사용하다뇨. 유재석이라면 이런 행동 안 했을 겁니다. 더 문제는 제작진이 이런 문제를 인지 했을 텐데 그냥 내보냅니다. 


전체적으로 감이 좀 떨어진다고 할까요? 스킵을 하다가 10편에서 이상순의 외할아버지가 운영하는 고깃집을 부산편에서 방문한 사실을 말하는 모습에 그럼 자체 홍보인가?라는 생각도 드네요.

 

비는 이 먹보와 털보를 통해서 호감지수가 더 올라갔습니다. 배려심 높은 모습은 아주 좋은데 노홍철은 바이크를 타면서 치렁거리는 옷을 입은 바이크타는 기본 태도도 없고 수시로 넷플릭스를 외치는 모습에 질려버린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하게 넷플릭스만 외치네요. 

노홍철은 활력을 넣어주는 역할을 하지만 이런 예능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많이 드네요. 


2. 화려한 자막이 아닌 과도한 자막술

제작비가 많아서인지 CG를 참 많이 사용합니다. 먹보와 털보 캐릭터까지 등장하는 등 별 재미도 없는 CG가 꽤 많이 사용합니다. 

여기에 자막이 엄청나게 나옵니다. 그것도 하단에 나오는 음성을 단 자막이 아닌 거대한 자막이 수시로 등장합니다. 이 자막이 화려함을 더 증가시키는 설탕 같은 역할을 하긴 합니답만 가끔 나와야죠. 수시로 나옵니다. 큰 자막이 뜰 때마다 등장인물들의 대사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화려함은 좋지만 대신 화면만 도드라지게 합니다. 


3. 뭐가 핵심이지?

비와 노홍철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괜찮은 예능입니다. 영상만 보면 혁신적이라고 할 정도로 뛰어난 영상미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이 예능이 본질인 바이크 타고 전국 돌아다니면서 먹고 쉬면서 주는 재미가 없습니다. 힐링적인 요소는 있습니다. 힐링 예능으로서는 나쁘지 않지만 재미를 느끼게 하는 구간이 많지 않습니다. 


회가 거듭할수록 노홍철과 비 사이의 티격태격이 주는 재미가 진해지긴 하지만 두 사람이 제공하는 재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보통 예능에서는 게임이나 난관을 일부러 넣어서 그 난관을 두 여행자가 해결해가는 과정이 주는 재미를 뽑아냅니다. 소설로 치면 위기가 있고 그 위기를 넘고 갈등을 넣고 그걸 해결하는 모습에서 희열을 느끼죠. 그런데 먹보와 털보는 인위적인 위기 넣기가 없는 걸 보면 힐링에 초점을 맞추는 듯 하지만 그렇다고 본격 힐링 여행 예능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먹방이 자세히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요. 1박 2일도 아니고 배틀 트립도 아니고 걸어서 세계 속으로도 아니고 초점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어떤 목표를 선정해서 달성하는 과정도 없고요. 그냥 계획대로 이동하고 먹고 바이크로 이동하고 먹고 자고 이효리, 이상순 등의 연예인이 나오는 과정의 연속이네요. 러시안 암과 드론 자막이 실제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먹보와 털보입니다. 


힐링 예능으로 본다면 평균 이상의 점수를 주고 싶고 그 시선으로 보면 괜찮은 예능이지만 재미를 추구하는 예능을 기대한다면 기대 안하는 것이 좋습니다. 차라리 강점인 힐링을 더 부각하게 했으면 어떨까 하네요. 힐링에 두 사람의 노는 모습을 섞어 버리네 잡탕이 된 느낌이 강하네요. 


김태호 PD가 무한도전을 진행하면서 느낀 부족한 시간으로 인한 높은 완성도에 대한 미련과 아쉬웠던 점이 참 많았나 봅니다. 사전 제작 예능에서는 자막과 영상미를 담뿍 담았네요. 하지만 무한도전의 재미는 뛰어난 기획력에서 나왔다는 점을 인지하고 김태호 PD의 강점인 뛰어난 기획력은 이 '먹보와 털보'에서는 크게 보이지 않아서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다음 예능은 다시 김태호 PD의 장점인 뛰어난 기획력과 아이디어를 담은 예능으로 돌아오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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