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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부주의자 김원봉] ③ ‘서훈 논란’에 한국당 엇박자..."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문재인 대통령이 약산 김원봉을 언급한 현충일 추념사를 두고 보수 야당이 총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김원봉이 북한 정권에 기여했다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보수 야당에서 그를 추켜세웠던 행적이 드러나며 '오락가락 역사 인식'에 대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5 일째 비판 이어간 한국당 ... “김 원봉 서훈 , 입법적으로 막을 것 ”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약산 김원봉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다. 문 대통령의 추념사 발언을 김원봉에게 '국가유공자 서훈'을 수여하려는 포석으로 간주하고 "서훈 수여 절대 반대"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대로 가다가는 공산주의 정권 수립에 기여한 자에게까지 대민한국 건국 훈장을 주는 것 아니냐는 국민들의 우려가 깊다”며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김원봉 국가유공가 서훈을 압박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하고 대민한국 건국 정체성에 반하는 인물에게 국민이 수여하는 훈장을 줄 수 없도록 (자유한국당이) 입법적 방어장치를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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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제64회 현충일 추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2019.06.06.

이날은 지난 6일 문재인 대통령이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김원봉 선생의 독립운동 공적을 언급한 후 5일째 되던 때다.


문 대통령은 추념식에서 "광복군에 무정부주의세력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이어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돼 민족의 독립운동역량을 집결했다"며 "통합된 광복군 대원들의 불굴의 항쟁의지, 연합군과 함께 기른 군사적 역량은 광복 후 대한민국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되고 나아가 한미동맹의 토대가 됐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당은 발언이 있던 이튿날인 7일에도 "통합을 이야기하면서 분열을 만들고 갈등을 부추긴다"며 맹비난 한 바 있다.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보수우파가 받아들일 수 없는 발언으로 야당의 비난을 유도하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누구 편이냐고 다그치는 모습은 결국 네 편 내 편을 나누는 정치”라고 말했다.

"박정희도 남로당 출신... 노동당 비서 황장엽도 서훈 받아"

자유한국당의 맹폭격이 이어지며 여권에서는 “한국당이 진의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과거 이력을 일일이 들추다 보면 보수 야당의 논리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정부는 유관순 열사의 서훈 등급을 격상하는 등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고 역사에서 소외됐던 유공자 발굴을 추진해왔다”며 “역사를 바로세우고 이념 갈등을 종식시켜 배제와 배척의 시대를 극복하는 길이 곧 진정한 국민통합”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이승만 정권은 약산 김원봉을 비롯해 수많은 독립투사를 탄압한 친일 경찰 노덕술에게 무공훈장을 3차례나 주었고, 이명박 정권은 북의 주체사상을 정립한 황장엽 노동당 비서에게 최고 등급 무궁화장을 추서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노덕술이 국민 통합이고 약산 김원봉은 균열과 갈등인가. 그렇다면 한국당은 친일파와 결탁해 독립투사를 탄압한 이승만 정권의 후예임을 자인하는 꼴이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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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kilroy023@newspim.com

진보 성향의 범여권 진영에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은 남조선노동당(남로당) 출신이었다”는 반박이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은 남로당의 군사총책을 맡아 무기징역 선고를 받은 이력을 갖고 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7일 논평을 통해 “일제 강점기 당시 항일무장투쟁을 주도했던 약산 선생의 활약은 익히 알려져 더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라며 “대한민국 독립사에 이 같은 거대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 월북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공적을 모조리 폄훼당하고 비하 받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라고 항변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자신들과 다른 이념이라면 분기탱천하는 한국당이 박 전 대통령을 국부 수준으로 숭앙하는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아이러니”라고 꼬집었다.

김원봉, 경남 밀양의 영웅(?)... 사안 따라 평가 달리한 한국당

'김원봉 논란'에 앞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약산 김원봉을 '독립투사'로 추켜세우고 재평가하려고 했던 시도도 현재 한국당의 김원봉 비판과 엇박자를 두드러지게 한다. 이전엔 되고, 지금은 안 되는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식의 역사인식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약산 김원봉의 고향 경남 밀양시에는 그의 항일독립투쟁을 기리는 의열기념관이 건립됐다. 지난해 3월 세워진 이 기념관은 자유한국당 소속 박일호 밀양시장이 추진한 결과물이다. 박 시장은 "약산은 밀양의 영웅"이라고 언급했으며, 기념관은 김원봉의 생가터를 매입해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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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살’에서 김원봉을 연기한 배우 조승우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쇼박스]

엄용수 자유한국당 의원 또한 2014년 밀양시장 신분으로 의열단 단장 약산 김원봉을 주인공으로 한 ‘약산 아리랑’ 재작을 지원했다. 당시 엄 의원은 “연극을 통해 약산을 재조명한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라며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의 새누리당 시절인 2015년엔 김원봉 등이 등장하는 항일 영화 <암살>을 국회에서 특별상영했다. 당시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김을동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월북 활동을 한 김원봉에 대해 당시에는 아무런 비판의 목소리도 내지 않더니 문 대통령의 발언 이후에만 김원봉의 행적을 지적하는 등 역사 인식이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약산 김원봉은 1919년에 의열단을 조직해 항일운동을 했던 독립운동가이다. 광복군 부사령관과 임시정부 국무위원·군무부장을 지냈다. 하지만 해방 이후인 1948년 월북, 북한의 고위직을 지낸 인물이다. 6.25 전쟁 공로로 김일성으로부터 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김원봉은 국내에서 독립운동에 대한 서훈을 받지 못했다. 국가보훈처의 독립유공자 포상 심사 기준에 따르면 북한정권 수립에 기여·적극 동조한 것으로 판단되거나 정부수립 이후 반국가 활동을 한 경우 포상에서 제외된다.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zuni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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