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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by M투데이

편안하게 럭셔리를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좋은 SUV, 제네시스 'GV70'

제네시스가 소비자에게 보여주고 싶은것은 '럭셔리'다. 다만 럭셔리를 해석하는 방법은 다른 브랜드와 다르다. 가장 한국적인 '여백의 미'가 중심에 있고, 그것을 '한국적 정서의 환대'라는 방식으로 풀어낸다. 조금 더 가보면 '역동적인 우아함(Athletic Elegance)'정도를 더할 수 있겠다.


GV90이 출시되기 전까지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SUV의 역할을 맡고 있는 GV80은 90%는 럭셔리, 편안함에 중심을 두고 있고, 10%는 GV80 쿠페가 스포티함을 조금 더 강조하고 있다. 최근 지속적으로 공개되고 있는 '제네시스 마그마'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게 된다면 제네시스 브랜드의 모델들은 또 다른 변화를 거칠 수 밖에 없지만,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가장 스포티한 모습을 갖고 있는 모델은 'GV70'일 것이다. 일부 언론이나 커뮤니티에서는 제네시스 GV70을 '조선의 마칸' 정도로 부르기도 할만큼 럭셔리 SUV라는 이름 안에 적당한 스포티함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제네시스 GV70은 지난 2020년 12월 출시되고 20만 대 이상 꾸준히 판매된 스테디 셀러 모델이다. 2024년 부분변경을 거치며 약간의 디자인 변화와 함께 상품성을 대폭 끌어 올린 덕분에 GV80, G80에서 볼 수 있었던 옵션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참고로 시승차는 GV70 가솔린 3.5리터 터보 모델에 스포츠 패키지를 더한 풀옵션 모델이다. GV70의 기본 가격은 5,380만원이지만 3.5리터 터보 엔진을 더하면 550만원, AWD 시스템을 더하면 300만원, 스포츠 패키지가 335만원, 외장 유광 또는 무광 선택시 70만원, 내자 스포츠 디자인 셀렉션 II가 230만원, 파퓰러 패키지 II 770만원, 파노라마 선루프 140만원, 뱅앤올룹슨 사운드 패키지 170만원, 그리고 빌트인 캠 패키지 85만원이 추가돼 최종 가격은 7,960만원이다. 기본 모델을 원할 경우 5천만원 대 초반에도 GV70을 소유할 수 있지만, 일부 인기 있는 패키지 옵션을 추가하면 평균적으로 6천만원 대 중후반 가격에 구매 가능하다.

디자인의 가장 큰 변화를 보면 제네시스의 상징 '크레스트 그릴'이 더블 레이어드 패턴으로 존재감이 강해졌고, 에어 인테이크를 크게 확장해 스포티한 모습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신형 GV80에 적용된 MLA 기술이 적용된 헤드램프가 탑재된 것이 반갑다. 작은 큐빅 스타일의 헤드램프는 낮 보다는 밤에 더 보석처럼 빛나며 주차장에서는 기분 좋은 웰컴 애니메이션도 보여준다.

21인치 휠은 잘 달리기 위한 모든 조건을 잘 갖추고 있고, 다크 메탈릭 휠에는 스포크 옆으로 제네시스의 상징인 두 줄을 추가했다. 브레이크 캘리퍼는 레드 컬러를 적용해 고성능 이미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사실 제네시스 GV70 부분변경에서 가장 주목받은 곳은 바로 후면부였다. 리어 범퍼에 통합돼 있던 방향지시등은 지속적으로 고객들에게 불만사항이었고, 제네시스는 과감하게 방향지시등을 위로 올려 리어램프에 통합했다. 덕부에 후면 디자인은 조금은 간결해지고 단정해졌다. 전통적인 SUV라기 보다는 쿠페에 가까운 루프 라인과 C필러에서 아래로 흘러가는 크롬 장식 덕분에 앞에서 볼때와 달리 뒤에서 보면 쿠페형 SUV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제네시스 GV70의 실내는 화려한 느낌을 주지만 과하지는 않다. 실내 곳곳에는 비행기 날개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타원이 보이는데 벤틀리에서 보던 그 형태와 비슷한 느낌이지만 문득 최근 출시되는 현대차의 차키가 살짝 떠오른다.


실내에 들어서면 손에 닿는 모든 곳의 감촉이 좋다. 스티어링 휠의 그립감도 적당하고 부드럽게 손에 감기고, 조작 스위치도 기분 좋은 소리가 들린다. 다이아몬드 퀼팅 패턴이 들어간 시트는 적절하게 몸을 지지해주는 능력과 함께 부드럽게 몸을 감싼다. 제네시스가 다른 럭셔리 브랜드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부분 중 인테리어 소재의 활용은 정말 한계치까지 능력을 뽑아내는 것 같다.

운전석에서 길게 가로로 이어지는 27인치 디스플레이는 차량의 정보를 분할 또는 통합해 시원하게 보여주고, 자주 사용하는 공조 장치는 공간으로 분리해 조작하기 쉽게 배려했다.

스티어링 휠은 'D컷' 스타일이고, 강렬한 오렌지 컬러의 더블 스티치를 넣어 스포티함을 강조했는데, 오렌지 컬러는 제네시스의 또 다른 아이코닉 컬러가 분명해지는 것 같다. 다기능 스티어링 휠 좌우에 배치된 크루즈컨트롤, 음성 명령, 차량 기능 제어 버튼은 부드럽게 조작 할 수 있고 직관적이다.

제네시스 GV70을 구매한다면 다른 옵션보다 뱅앤올룹슨은 반드시 추가해야 할 옵션이다. 실제 시승하는 동안 즐겼던 다양한 종류의 음악은 마치 콘서트장에서 직관하는 것 같은 생생하게 들렸다. 돌비 애트모스 기술이 더해진 덕분에 사운드는 더욱 깊고 선명해졌다.

안전벨트는 강렬한 오렌지 컬러가 빛난다. 일반적인 블랙 컬러보다 시각적으로 확실하게 안전을 보장받고 있다는 느낌이다. 오렌지 컬러는 시트의 퀼팅 패턴에도 스티칭 되어 실내 전체적으로 옵시디언 블랙/울트라마린 블루 투톤 컬러와 대비돼 더 강렬한 인상을 만들어 주며 스포티한 분위기를 잊지 못하게 만든다.


앞서 말한 것처럼 루프 라인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쿠페 스타일로 인해 뒷좌석 헤드룸 공간은 살짝 불편할 수 있다. 다만 시트 등받이의 기울기가 어느 정도 있어 큰 불편함은 느끼지 못하지만 장거리를 성인 180cm이상 되는 사람 3명이 타고 있다면 불편할지도 모른다. 그런 경우가 1년에 며칠이나 있을지 모르니 뒷좌석 공간은 크게 불편함이 없다고 봐도 좋겠다.

제네시스 GV70의 보닛 아래에는 3.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자리잡고 있다.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0kg.m으로 부족함 없는 출력이다. 특히, 토크는 1,300rpm부터 4,500rpm까지 초반부터 느낄 수 있어 추월 가속시 스트레스 없이 차선 변경과 복귀가 가능하다.

시승차는 AWD 시스템을 기본 탑재했지만 영리하게 후륜을 위주로 차량을 달리게 만든다. 실시간으로 후륜과 전륜의 구동력을 도로 상황에 맞게, 운전자의 운전 패턴에 맞게 쉬지 않고 최적화 하며 달린다.

제네시스 GV70에는 5가지 드라이브 모드가 있다. 일반적으로 에코, 컴포트, 스포츠 모드는 편하게 즐길 정도로 설정되어 있다. 특히, 스포츠 모드는 가속페달에 살짝 힘을 주는 정도로도 시원한 사운드를 내며 도로를 움켜쥐기 시작한다. 다만, 스포츠+ 모드는 사용하려면 용기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 가능하면 트랙에서 매우 잘 활용할 수 있는 모드다.

조용했던 속도계가 불타오르기 시작하고 차체제어장치 개입도 사라진다. 가속감이나 스티어링 휠의 감도, 서스펜션 설정도 달라진다. 서킷 주행을 위해 만들어둔 비장의 카드가 아닐까 싶다.

편한 마음으로 주행을 시작하면 GV70은 주변 소음은 최소한으로 억제하며 조용해진다. 능동형 소음 제어 기술 ANC-R을 사용해 불필요한 소음은 알아서 실시간으로 없애지며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럭셔리 SUV라면 당연한 것일지도...


승차감도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쉼 없이 일하는 덕분에 고속도로나 일반 도로 주행시에는 부드럽게 달릴 수 있다. 통통 튀는 느낌이나 도로에서 올라오는 불쾌한 느낌의 진동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직선도로와 달리 코너가 깊거나 이어지는 구간 그리고 과속방지턱을 넘을때는 움직임이 살짝 아쉬운 부분도 있다. 과속방지턱의 형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저속임에도 부드럽게 넘어가지 못할 경우가 있다. 부드럽게 좌우로 이어지는 코너에 착! 붙어 달리겠지라는 생각으로 코너에 진입하면 살짝 쏠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의외로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각도가 커지는 경우도 간간히 있다. 이런 예상치 못한 움직임이 GV70을 시승하는 동안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제네시스 GV70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내연기관에서 엔트리 SUV로서 역할을 충분히 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역할을 다 할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성능을 원한다면, 앞으로 등장할 제네시스 '마그마' 라인업의 모델을 선택하면 되겠지만, 대부분 가족을 위한 럭셔리한 분위기와 편안함을 주는 옵션은 기본이고, 가끔 혼자만을 위한 스포티한 주행 성능을 원하는 사람에게 GV70은 최선의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


제네시스 GV70은 2.5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 3.5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 두 개의 파워트레인을 준비해 두었다. 그리고 2WD와 AWD 구동방식에 스포츠 패키지까지 옵션으로 채워 놓았다.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운전자의 결정에 달렸지만 GV70은 그 결정에 만족할 만한 대답을 할 것이다.


이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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