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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by 매일경제

타는 순간 "성공했구나"…4000만원대 '넘사벽 갓심비', 그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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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대 디 올뉴 그랜저(왼쪽)와 1세대 각 그랜저 [사진출처=현대차, 매경DB]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 말에 그랜저로 답했습니다" "엄마, 차 좀 보소. 성공한 겨?"

2009년과 2019년 10년 차이를 두고 TV에 방영됐던 그랜저 CF다. 두 CF는 물질만능주의를 자극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반대로 성공의 상징으로 웅장, 위엄, 위대함이라는 뜻을 지닌 그랜저를 잘 표현했다는 상반된 평가도 받았다.


현대차 그랜저는 1세대나 현재 판매되는 6세대 부분변경 모델이나 모두 성공의 아이콘으로 여겨진다. 사실 CF가 비난받았던 이유도 그랜저 존재감이 커서다. 존재감이 없었다면 CF가 관심받을 일도 없다.

"돈 벌었네" 대신 "성공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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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에 초점을 맞춘 그랜저 CF [사진출처=현대차]

그랜저는 1986년 1세대 이후 36년 동안 "돈 많이 벌었네"보다는 "너 성공했구나"라는 소리를 듣는 것같은 이미지를 앞세워 판매에도 성공했다. 사장차에서 대기업 임원차로 인기를 끌면서 '성공' 이미지는 더 굳건해졌다. 제네시스가 2016년 독립한 뒤에는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 역할까지 담당했다.


다만, 성공 이미지에 목메지 않았다. 성공하거나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 높은 세단을 선호하는 남성은 물론 여성까지 공략했다. 아울러 2000만원 이상 더 줘야 하는 제네시스 G80,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아우디 A6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도 공략했다.


1~3세대에서는 50대 이상 '사장차', 4·5세대에는 40~50대 임원차와 아빠차로 거듭났다. 6세대 들어서는 젊어진 디자인과 성능을 갖춘 30~40대에게도 인기를 끌며 '젊은 아빠차' 또는 '오빠차'로도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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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판매되는 6세대 부분변경 그랜저 [사진출처=현대차]

현재 판매되는 6세대 부분변경 모델인 더뉴 그랜저는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며 '엄마차'로도 자리잡고 있다.


효과는 컸다. 고객층을 넓혀나가면서 '국가대표 준대형 세단'에 머물지 않고 동생인 아반떼와 쏘나타가 획득했던 '국민차' 타이틀도 계승했다.


그랜저는 6세대가 본격 판매된 2017년부터 5년 연속 국내 승용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올해도 3분기(1~9월)까지 1위다. 신형 출시가 1년 남았을 때부터 발생하는 '레임덕'도 겪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통계를 사용하는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1~9월 그랜저 판매대수는 5만441대다. 다만 2위 기아 쏘렌토가 5만420대 판매되면서 21대 차이로 바짝 추격중이다. 형제차종이자 경쟁차종인 기아 K8은 3만3917대로 1위 경쟁에서 벌어졌다.

대기업 임원차, 안락한 아빠차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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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대 부분변경 그랜저 [사진출처=현대차]

그랜저를 국민차로 만들어준 1등 공신은 '임원'과 '아빠'다. 그랜저는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처럼 E세그먼트(Executive cars, 프리미엄 중형·준대형차급)에 속한다.


E세그먼트 세단은 더 럭셔리하지만 부유하지 않으면 구입하기 어려운 F세그먼트(럭셔리카급)의 대형 세단보다 많이 팔리고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 중추 역할을 맡는다. 이그제큐티브(Executive)는 경영진, 중역, 고급이라는 뜻이다. E세그먼트는 성공한 직장인이 오너드리븐(차주가 직접 운전하는 차)으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마지노선처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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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E클래스(왼쪽)와 제네시스 G80 [사진출처=벤츠, 제네시스]

그랜저는 사장차 자리를 에쿠스와 제네시스 G90에 넘겨준 뒤부터 임원차로 거듭났다. 현재도 대기업 임원차 시장을 제네시스 G80과 양분하고 있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그랜저 법인 구매비중은 44%에 달했다. 같은 기간 그랜저는 남성 선호 차종 중 4위를 기록했다.


기아 쏘렌토, 현대차 팰리세이드, 기아 스포티지 다음이다. 남성 선호 세단 중에서는 1위다. 여성 선호 세단 중에서는 아반떼에 이어 2위다. 그랜저는 20대에서 50대로 갈수록 선호 차종 순위도 상승했다. 20대 18위, 30대 11위, 40대 7위, 50대 1위, 60대 2위를 기록했다.

7세대, 사장차 '각 그랜저' 오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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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위)와 7세대 그랜저 [사진출처=현대차, 매경DB]

그랜저는 다음달 7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거듭난다. 4000만원대 판매되는 디 올뉴 그랜저다. 지난 19일 디자인이 공개된 신형 그랜저는 2016년 11월 6세대 그랜저 시판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7세대 모델이다.


2.5리터 GDI 가솔린 엔진, 3.5리터 GDI 가솔린 엔진, 1.6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3.5리터 LPi 엔진 4개 모델로 판매된다. 신형 그랜저는 '사장차·임원차·아빠차'에 중점을 뒀다. 1세대 각 그랜저에 대한 오마주(존경)도 담았다. 디자인은 복고를 새롭게(New) 즐기는 뉴트로(New-tro)를 지향하면서 품격에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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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대 신형 그랜저 [사진출처=현대차]

차체는 현재 판매되는 그랜저보다 더 커진다. '사장차'로 존재감을 발휘했던 각 그랜저의 유전자(DNA)를 적용해서다.


다만 '각'은 헤드램프와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 일체형 범퍼에만 존재한다. 보닛은 우아하다. 보닛 라인에서는 벤틀리와 롤스로이스, 제네시스 G90의 향기가 느껴진다.


각 그랜저에서 가져온 오페라 글래스(2열 창문 뒤 쪽창)는 더 넓게 다듬어졌다. 2열에서 느끼는 개방감이 더 향상됐을 가능성이 높다. 더 넓어진 실내공간과 함께 쇼퍼드리븐카(운전기사가 따로 있는 차)이자 사장차 기분을 선사한다.

신형 그랜저 실내, 편안한 안식처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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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대 신형 그랜저 실내 [사진출처=현대차]

실내공간은 바쁜 일상 속 편안한 안식처가 될 수 있도록 부드럽고 깨끗한 분위기에 초점을 맞췄다. 탑승자를 편안하게 감싸는 랩어라운드(wrap-around) 구조다. 과거 그랜저의 유산을 현대적 감각으로 계승했다. 80년대 그랜저를 통해 선보인 실내공간을 보다 입체적으로 디자인했다.


앰비언트 무드램프는 도어트림과 대시보드 전면부를 가로지르며 은은하게 퍼져나간다. 도어트림 패턴 디테일은 섬세하고 한국적인 느낌으로 편안함을 선사한다. 스티어링 휠은 각 그랜저의 원 스포크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조작계를 통합한 형태로 재탄생했다.


크래시패드부터 도어까지 유려한 스타일링을 완성하는 가죽 소재는 리얼 우드와 알루미늄 재질의 내장재와 어우러져 우아함을 한껏 돋보이게 한다. 한국적 패턴에서 영감을 받은 나파 퀼팅은 프리미엄 세단의 고급감을 완성하는 차별화 포인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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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그랜저 스티어링휠을 오마주한 신형 그랜저[사진출처=현대차]

신형 그랜저는 현재 8만대 이상 계약된 것으로 알려졌다. 출고적체에 따른 현대차의 계약 전환 정책 때문이다. 현대차는 계약자가 원하면 순번을 유지한 채 신형 그랜저로 바꿔주고 있다.


지난 7월말 전환을 원하는 소비자는 3만명, 8월 초에는 4만명, 9월 초에는 6만명을 넘었다. 현재 계약대수는 지난해 판매대수(8만9084대)에 버금간다. 생산차질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4000만원대 세단 중 '넘사벽'(넘기 어려운 사차원 벽)으로 평가받는 그랜저는 6년 연속 국민차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가심비를 갓심비(god+가심비)로 높여주는 성공 이미지에 힘입어 판매도 신형 계약도 모두 '성공'하는 셈이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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