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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by 경향신문

네 아이 아빠 ‘82년생 부부’ 이종섭씨의 눈물콧물 현실육아

성공만을 보고 달렸던 삶을 후회, 결혼 10년 만에 육아에 적극 참여 결심

끝이 안 보이는 집안일 ‘아내가 다 했던 걸 왜 몰랐지’ 몇 대 맞은 느낌

몸으로 부딪히며 모든 걸 ‘놀이화’…가장 힘들 때 육아 시작했지만 행복한 시간

네 아이 아빠 ‘82년생 부부’ 이종

이종섭씨(37)가 네 아이 수아(10), 수빈(8), 수지(6), 수현(5)이와 저녁시간을 보내며 놀이를 하고 있다. 이씨는 “승진을 보고 달려가다가 내려놓으니 가정과 아이들이 보였다”며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돈의 가치로 따질 수 없는 큰 투자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늦게 퇴근하는 아내를 대신해 저녁밥과 설거지도 이씨의 몫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서로 칭찬하기, 기도하기를 한 뒤 재운다. “집안일을 하면서 아내를 이해하게 됐고 가정에 충실하면서 직장일도 더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 이씨는 아이들과의 놀이와 훈육 등 생활상을 꼼꼼하게 영상으로 기록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아빠가 아이를 키웁니다. 아이와 울고 웃고 살부비며 아이와 함께 아빠도 자랍니다. 너무나 당연한 풍경입니다.


하지만 2019년에도 아빠가 육아를 하는 일은 ‘뉴스’가 됩니다. 문장을 좀 고쳐보겠습니다. 아빠도 아이를 키웁니다. 엄마가, 할머니가 아이를 키우는 것처럼 아빠도 주양육자로서의 삶을 살아갑니다. 한 손에 라떼를 들고 한 손엔 유모차를 끄는 아빠들이 많다는 북유럽의 어떤 나라가 부럽다구요. 놀라지 마세요. 대한민국은 전세계에서 아빠의 육아휴직을 가장 오랜 기간(52주)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나라랍니다. 그런데 왜 아직도 ‘아빠 육아’는 드문 일일까요.


경향신문 사진 기자들이 매주 아빠들의 치열한 육아현장을 찾아갑니다. 하기 쉬워서가 아니라 하고 싶어서, 하기 시작하니 이전의 삶으로는 돌아갈 수 없게 됐다는 아빠들의 육아 이야기를 담아보려합니다. ‘육아를 해보니 너~무 좋았어’ 같은 이야기는 아닙니다. ‘당신도 꼭 아이를 낳고 키우도록 해’ 같은 이야기는 더더욱 아닙니다. 그저 지금 이땅에서 아이를 키우는 아빠들의 눈물 콧물 가득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아빠들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네 아이 아빠 ‘82년생 부부’ 이종

이종섭씨가 네 아이들과 함께 ‘아빠놀이카드’를 이용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강윤중 기자

이종섭·배혜연씨(37) 부부는 네 아이를 키운다. 2008년 결혼한 이씨 부부에겐 수아(10·딸), 수빈(8·아들), 수지(6·딸), 수현(5·아들)이 차례로 찾아왔다. 10년동안 출산과 육아가 계속됐지만 부부가 ‘함께’ 아이를 키운다고 말할 수 있게 된 건 15개월 정도다. 2017년 10월, 남편 이씨가 자원해서 근무형태를 바꿔 육아에 뛰어들기 전까지 이 ‘82년생 부부’의 역할은 선을 그은 것처럼 나뉘어 있었다. 부부는 금을 밟으면 큰일나는 것처럼 살았다. 남편은 돈을 벌고, 아내는 그외 모든 것을 책임졌다.


15개월 전 아이들이 아빠에게 가장 자주 하는 말은 “아빠…쉬세요”였다. 요즘 아이들이 가장 자주하는 말은 “아빠~ 놀아요!”다. 2일 서울 송파구 위례에서 이씨 부부를 만나 이 가족에게 지난 15개월동안 일어난 변화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아이들이 외갓집에 놀러간 ‘틈’을 타 이뤄졌다.


-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아빠 이종섭씨(이하 아빠) : 저는 보안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24시간을 (꼬박) 일하고 48~72시간을 쉬어요. 한 달에 열흘 정도 출근하니까 나머지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어요. 살림도 하고요.(웃음) 첫째랑 둘째는 초등학생이고 셋째랑 넷째는 어린이집에 다녀요. 제가 전날 근무하고 오전 9시쯤 퇴근하기 때문에 그런 날은 아내가 등교·등원을 시키고요. 저는 아이들 가고나면 집안 정리하고 오후 2시까지 자요. 아이들이 보통 오후 4~6시 사이에 집에 오면 그때부터 같이 시간을 보내요.


엄마 배혜연씨(이하 엄마) : 저는 학습지 방문교사로 일하고 있어요. 점심 이후에 출근했다가 밤 10시 30분 이후에 퇴근하니까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진 못하고 있어요. 장보는 일도 거의 아빠(남편)가 아이들과 하고, 저는 부족한 것을 채워넣곤 해요.


결혼 전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일한 배씨는 결혼 후 일을 그만두고 10년동안 출산과 육아에 전념했다. 친정어머니의 도움을 받았지만, 육아와 살림 대부분은 오롯이 배씨의 몫이었다. 그러다 남편이 육아를 맡겠다고 결심하면서 재취업에 나섰다.


- 지금처럼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 건 언제부턴가요.


아빠 : 2017년 10월부터에요. 그 전까진 저도 다른 아빠들과 비슷했어요. 오전 6시에 출근해서 종일 일하고 어떻게 해야 연봉이 올라갈까, 승진할까에만 신경쓰고 그랬어요. 가장으로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경제적인 부분들…쉽게 말해 ‘돈 잘 벌어주면 다다’라고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많은 아빠들 중의 한 명이었죠. 그러다 마음을 먹고 회사에 얘기해서 지금과 같은 근무(3교대)를 자원했어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고 싶어서요.


-생각이 바뀌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아빠 : 이 사회가 계기라면 계기죠. 저도 성공만을 보고 달렸는데 어느 순간 주위 분들을 보니까 다들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계시더라구요. 아무리 부를 많이 이뤄도 때를 놓치면 나중에 아이들과 관계가 절대 좁혀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사춘기가 되면 자연스럽게 아빠·엄마를 떠나고 더 크면 아이들도 아빠·엄마를 찾아오지 않잖아요. 내가 이대로 승진에만 목매며 산다면 과연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마음처럼 실행에 옮기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아빠 : 회사 입장에서는 ‘승진은 포기했구나’ 이런 시선들은 여전히 있죠. 지금 제가 하는 업무가 중요하지만 승진에 도움되진 않거든요. 육아는 엄마가 알아서 하는 거지 굳이 관여할 필요가 있냐고 하시는 분도 있었고, 골프를 배워야 할 타이밍에 왜 육아를 하냐고 하시는분도 있었고요.(웃음)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다들 자식과의 관계를 후회하면서도 그러시더라구요. 저는 위험한 생각이라고 봐요.


엄마 : 전에 남편의 직장 상사 부부를 만난 적이 있어요. 상사의 아내분이 ‘자기네 아빠(남편)는 너무 가정적이야’라고 말하는데 굉장히 기분이 상했어요. ‘더 위로 올라가려면 뭐 하나를 포기해야하는데 승진엔 욕심이 없나봐’라는 뉘앙스였거든요. 그때 넷째가 막 태어났을 때라 남편이 회식에 안 간 적이 있었는데 그것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남편에게 ‘애는 내가 다 책임질테니 당신은 욕 안먹게 최선을 다 해. 집에 안들어와도 돼’라고 했어요. 저도 힘들면서…….


통계청의 ‘2018 일·가정양립지표’에 따르면 2017년 남성육아휴직자는 1만2043명이다. 전년보다 58.1% 증가했으나 여성 휴직자(7만8080명)와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수다. 여전히 많은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하겠다고 알리면 ‘이직 준비하냐’ ‘승진엔 관심없나’는 힐난에 시달린다. 육아휴직을 신청했다는 이유로 정규직 직원을 비정규직으로 만든 사례도 있었다. 고용노동부가 2019년부터 육아휴직 첫 3개월 급여를 최대 250만원까지 인상한다고 발표하자, 고용노동부의 아빠육아 블로그 ‘아빠넷’에는 “육아휴직보너스(수당)가 퇴직금이 될 수 있다”는 조소어린 댓글이 달렸다.

네 아이 아빠 ‘82년생 부부’ 이종

이종섭씨가 서울 장지동 자택에서 네 자녀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다. 아이들의 장난으로 아빠의 한쪽 양말이 벗겨져 있다. 이씨는 “아이들과 놀아준다기보다 함께 논다”며 “육아의 시작은 아이들과 잘 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 육아와 살림을 해보니 어떠셨어요.


아빠 : 일단 계속 한숨이 나왔구요. 휴~(웃음). 처음엔 머릿속으로 문제를 분석하고 이걸 어떻게 대응할까 생각했어요. 방법 1, 2, 3, 4를 생각하면서 나는 꼭 사랑으로 애들을 대해야지 했는데 아…현실은 이게 아닌 거에요. 어느 순간 애들한테 화를 내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빨래를 한번만 돌리면 되는 줄 알았거든요. 애가 넷인데…(다함께 폭소). 빨래를 한 번 돌렸는데…어? 또 돌렸는데…어? 세번까지 돌렸어요. 빨래는 세탁기가 하지만 그걸 빼서 널고 개고 하면 또 새 빨래가 되어있고, 시간이 정말 금방 가버리는 거에요. 집안일이라는 게 해도해도 끝이 없구나. 내가 이걸 안하면 아내가 다 해야하는데 왜 이걸 여태 몰랐지. 그런 식으로 몇 대 맞은 느낌이었어요.


엄마 : 섬유유연제 대신 락스를 부어서 빨래를 다 버린 적도 있어요.(웃음)

네 아이 아빠 ‘82년생 부부’ 이종

이종섭씨가 네 아이와 함께 온몸으로 놀고 있다. 이씨는 “육아의 시작은 ‘아이들과 잘 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윤중 기자

- 아이들 밥도 챙겨주셔야할텐데 요리는 잘 하시는 편인가요.


아빠 : 초반에 토마토 스파게티를 만들었는데 아이들은 정말 솔직하더라구요. 네 아이가 다 한입만 먹고 포크를 내려놓는 거에요. 소스도 사다가 만든 건데…….(웃음) 처음엔 제가 요리를 하면 아내가 나중에 와서 뒷정리하는 게 더 많았어요. 근데 아내가 그때 저에게 뭐라고 하지 않았어요. 다른 아빠들하고 얘기해보니까 보통 그럴 때 ‘주방에서 나가!’라고 한대요. 그럼 아빠도 ‘요리는 엄마가 하는 거지 뭐’ 하고 꺽여 버리는 거죠,


- 지금은 아이들도 아빠 요리를 좋아하나요.


아빠 : 언젠가 세 아이는 다 제 요리를 안먹는데 둘째 혼자 먹고 있더라구요. ‘넌 왜 그렇게 잘 먹어?’ 물었더니 아무말도 안해요. 제가 잠깐 자리를 비웠는데 둘째가 누나랑 동생들에게 하는 말이 들렸어요. ‘아빠가 해준 거니까 맛없어도 그냥 먹어!!’ (다함께 또 폭소) 둘째가 제일 편식이 심한 편인데도 아빠를 위해서 먹어준거죠. 얼마나 기특한지. 아내와 아이들 덕분에 하나씩 배워가면서 많이 늘었어요. 지금은 30분이면 스파게티도 만들어주고 스테이크도 구워줘요. 아이들이 친구들한테 “우리 아빠가 스파게티 만들어줄건데 가자” 하고 데려오기도 해요.


- 네 아이를 돌보는 일이 마음만큼 쉽진 않을 것 같습니다. ‘남자가 육아를?’ 이라는 편견이 괴롭다고 호소하는 분들도 많죠.


아빠 : 한번은 악동뮤지션 부모님의 강연이 있어서 갔는데‘아이들과 아빠는 안돼요’라며 입장을 안시키는 거에요. 분명히 자녀키우는 법이 주제였는데 왜 아빠는 들으면 안되는 건지 너무 억울해서 주최측에 전화해서 따졌어요. 계속 전화하니까 나중에 겨우 뒤로 조용히 들어가서 들으라고 하더라구요. 왜 육아모임이라는 건 꼭 엄마들 모임인지 이상하잖아요. 빨리 바뀌어야 할 것 중에 하나에요.


- 그래도 불쑥불쑥 화도 나고 힘드시죠.


아빠 : (육아는) 저와의 싸움이죠.(웃음) 저는 힘들면 힘들다고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얘기해요. 무조건 참지 않아요. ‘속상하다, 서운하다, 아빠도 삐치는 시간이 필요해’라고 얘기해요. 잠들기 전에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서로 칭찬해주고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데, 하루는 제가 ‘오늘은 아빠가 속상해서 책을 못읽어줄 것 같으니 너희들끼리 자’라고 했어요. 조금 있다가 방에서 첫째가 동생들에게 책 읽어주는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 동네에서 ‘아빠 모임’을 만드셨다면서요.


아빠 : 육아하는 아빠들을 위한 자리가 너무 없어서 ‘위례좋은아빠모임’이라고 만들었어요. 송파구에서 하는 주민자치사업에 신청했는데요. 이게 예산을 지원받는 거라 쉽지가 않더라구요. 계획서도 만들고 브리핑도 했어요. 그래도 처음엔 저 혼자였는데 지금은 13명이고, 단톡방도 있어요. 지난해 11월 17일에 저희 아파트 노인정을 빌려서 첫 모임을 가졌어요. 각자 애들 챙기느라 정신없긴 했지만 반응은 너무 좋았어요. 그때 한 아이에게 ‘아빠 어디가 좋아?’라고 물었는데 아이가 ‘잘 모르겠다’라고 답해서 그 아빠가 충격을 받은 일이 있었어요. 그 이후에 아빠들끼리 모임을 가졌는데 나와서 이런저런 고민을 말씀하시더라구요. 아이들과 놀아주는 노하우를 알려드렸는데, 그분이 단톡방에 아이랑 함께 노는 사진을 올려주셨어요. 너무 기분이 좋더라구요.

네 아이 아빠 ‘82년생 부부’ 이종

- 다른 분들에게 육아노하우를 전수할만큼 능숙해지셨군요.


아빠 : 저는 모든 걸 ‘놀이’로 만들어요. ‘재활용쓰레기 분리수거 놀이’ ‘빨래 널기 놀이’ 등등. 한번은 저 혼자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막내한테 혼났어요. 왜 아빠 혼자 놀러가냐고요.(웃음) 집안일을 놀이화시키니까 아이들도 뭔가 기여한다고 생각하나봐요. 제가 육아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찾다보니까 이런 걸 알게 됐는데요. (이씨는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가 그려져 있는 ‘아빠놀이카드(100장)’를 보여줬다.) 아이들한테 카드 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해요. 네 명이니까 하나씩만 골라도 네 가지 놀이를 하게 되는 거죠. 놀아준다고 생각하지 않고 저도 아이들하고 몸으로 부딪히면서 놀아요.

네 아이 아빠 ‘82년생 부부’ 이종

-아빠·엄마와 아이들과의 관계도 많이 달라졌겠네요.


엄마 : 예전엔 아빠는 집에 오면 쉬어야 하는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반대에요. 제가 퇴근하면 아이들이 ‘엄마 수고하셨어요. 쉬세요’라고 해요.


아빠 : 저도 아이들의 성향도 많이 달라졌어요. 예전에 저는 아이들을 강하게 키우겠다는 생각만 많았고 혼내고 가르치려고 했어요. 그때는 애들이 저를 무서워했어요. 지금은 ‘같이 노는 사람’이죠. 애들의 타고난 성향이나 감정을 존중하려고 노력해요.


-10년 육아생활에서 벗어나 다시 일을 시작하니 어떠세요.


엄마 : 사실 저는 육아보다 ‘애를 넷이나?’ 하는 시선이 너무 힘들었어요. 넷째 임신했을 때 아이 셋을 데리고 마트에 갔는데 어떤 분이 달려와서 제 배를 확인하고 가는거에요. ‘본인 아이들 맞아요?’하고 물어보는 분도 있었고요. ‘어머 저기 좀 봐’ 하며 동물원 구경하듯 보는 사람들, ‘어쩌려고 이렇게 낳았냐’ 하는 사람들…제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늘 움츠려들고 눈치보게 되는게 힘들더라구요. 남편은 애가 넷이라고 하면 ‘우와 대단하다’는 얘길 듣는데 저의 경험은 그렇지 못했어요. 저는 (산후·육아)우울증이 없다고 얘기하곤 했었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어느날 미간을 찌뿌리고 히스테릭하게 변한 모습을 보니까 ‘아이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엄마가 아이들에게 굉장히 불안의 요소가 되는 게 아닐까’ 싶더라구요. 경제적인 면도 고민이 되고 해서 일을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남편이 저를 이해해주고 근무까지 바꿔가면서 육아를 시작해줘서 일을 다시 할 수 있게 됐어요. 힘들고 지칠때도 있지만, 일단 수유티 벗고 구두신고 핸드백 들고 혼자 나가는 것만으로도 좋더라구요.(웃음)


- 가족의 삶 자체가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엄마 : 남편이 육아를 하면서 저와의 관계도 달라졌어요. 가사, 육아뿐 아니라 저의 감정까지 읽어주기 시작했거든요. 제꿈도 찾을 수 있게 응원해주고요. 그런 부분에서 남편에게 굉장히 고마워요.


아빠 : 전에 아내가 늦잠자면 제가 늘 뭐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육아하면서 어떤 책을 보니까 출산을 하면 엄마는 1~2년동안 평균 3시간 30분밖에 못잔다는 거에요. 제 아내는 8년동안 그런거죠. 제가 앞으로 10년은 늦잠자라고 했어요. 아빠에 대한 이미지가 잘 형성되어야할 시기에 아이들과 제가 유대관계가 형성되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 육아는 물론 힘들죠.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하고요. 그래도 아이들과 대화하면서 성장하는 것을 보면 제가 함께 하는 만큼 아이들이 달라진다는 것을 느껴요. 정말 고마워요. 저는 요즘 아빠육아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요. 2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일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가장 힘들 때 육아를 시작했는데…제 인생에서 지난해가 가장 행복한 해였거든요. 저, 아내, 그리고 아이들의 모습을 새로 발견하면서 2019년에도 더 행복한 꿈을 찾아서 공유하고 싶습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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