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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by 중앙일보

"1억4000만원이나 썼는데 탈락"…달라진 VVIP 계급도 비밀

코로나에 지갑 더 많이 연 VVIP

롯데·신세계·현대 작년 매출 -10%

연 1억이상 쓴 고객 10~24% 늘어

해외여행 막히자 명품 보상소비

“VIP가 백화점 살린다” 모시기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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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서 지난 한해 동안 1억4000만원 정도를 쓴 30대 여성 A씨. 그는 지난달 백화점 우수고객(VIP) 등급 중 ‘다이아몬드’에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고 깜짝 놀랐다. A씨는 “재작년에 1년간 1억2000만원 정도를 쓰고 최상위 등급인 ‘트리니티’에 선정됐는데, 2000만원을 더 썼는데도 올해는 트리니티에서 탈락했다”며 아쉬워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연간 구매금액 순으로 999명만 트리니티 고객으로 선정한다. 신세계는 “지난해 고액 구매 고객이 많았다. 1억6000만원 정도 쓴 우수고객도 트리니티에 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4일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1억원 이상을 지출한 최상위 VIP 고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백화점은 2019년 대비 지난해 1억원 이상 구매 고객이 24% 증가했고, 현대백화점도 10%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연간 2000만원 이상 쓴 고객이 한 해 전보다 14.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을 요청한 한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막히자 VIP 고객의 명품 소비가 커졌다”며 “특히 VVIP(최우수) 고객일수록 씀씀이가 더 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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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의 최상위 VIP 고객인 50대 여성 B씨는 지난해 코로나19로 해외여행도 못 가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가전과 가구를 싹 바꿨다고 한다. VIP 고객의 쇼핑을 돕는 롯데 직원은 “작년에 인테리어를 바꾸는 고객이 유난히 많았다”며 “명품 의류나 가방 외에 대형가전, 고급 가구까지 구입하면서 지출액이 커진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집콕 스트레스에 따른 보상심리때문인지 수 천만원의 고가 보석류도 예년보다 잘 팔렸다”며 “해외여행이나 국내서 문화·레저 생활이 여의치 않다보니 VIP 고객들이 백화점서 지갑을 더 연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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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VIP 고객들의 씀씀이가 컸다지만 실은 지난해 백화점 매출은 크게 감소했다. 산업자원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3사의 57개 점포의 합산 총 매출은 2019년 대비 9.8% 줄었다. 여성·남성 의류, 식품, 잡화 등 대부분 상품군 매출이 역신장했다. 매출이 신장한 건 명품관(15.1%)과 가정용품(10.6%) 뿐이다. 이같은 점을 고려하면 ‘큰 손’인 VIP 고객이 지난해 백화점 매상을 올려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백화점 매출서 VIP가 차지하는 비중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서울 강남 등 주요 점포는 VIP 고객 매출이 전체 매출의 40% 가까이 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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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들로서는 ‘VIP 모시기’에 공을 들일수 밖에 없다. 백화점 3사는 연간 구매금액 2000만 원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 백화점 우수고객(VIP)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들에겐 주차대행, 전용 라운지 서비스, 5~10% 할인 혜택 등을 준다.


최근엔 최상위 등급을 신설하는 등 구간을 더 세분화하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은 기존 최상위 VIP 등급인 ‘레니스’(연간 구매금액 1억원 이상) 위에 ‘에비뉴엘’ 등급을 신설했다. 에비뉴엘은 레니스보다 더 큰 폭의 할인 혜택을 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VIP 고객을 계속 단골로 잡아두기 위해 올해 우수고객 제도를 개편했다”며 “기존 총 9개였던 VIP 등급을 7개로 줄이고 최상위 등급 혜택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롯데 본점은 지난해부터 1~5층을 해외 명품과 해외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채우는 대대적인 리뉴얼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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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은 최근 명품 소비의 한 축으로 떠오른 20·30세대를 겨냥한 전용 VIP 제도를 만들었다. 1983년생(39세) 이하 고객 중 직전 년도에 현대백화점카드로 2000만원 이상을 구매한 이들이 대상이다. 지난해 이 백화점에서 20, 30대 명품 매출은 전년보다 각각 37.7%, 28.1% 늘었다. VIP 고객 등급을 더 만드는 롯데·현대와 달리 신세계백화점은 특별한 변화는 없다. 신세계 관계자는 “최상위 VIP를 999명에서 더 늘릴 경우 본연의 VIP제도 취지가 희석될 수 있다”며 “플래티늄 이상 고객에 다른 혜택을 부여하는 쪽으로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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