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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by 중앙일보

비싼 거위 털 재킷 입으면 그만일까? 겨울 산행 오해와 진실


최승표의 여행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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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산행 사고가 가장 자주 일어나는 계절이다. 길을 잃거나 부상·저체온증 같은 사고의 절반 이상이 겨울에 집중된다. 해마다 비슷한 사망 사고도 반복된다. 왜 그럴까. 겨울 산을 만만하게 봐서다. 높이와 지형에 따라 겨울 산의 기상은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겨울 등산에 나서는 이들이 간과하거나 오해하는 내용을 하나씩 짚어봤다.



속옷은 아무거나 입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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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등산학교는 최근 유튜브에 ‘안전산행’ 영상을 올렸다. 여기서 가장 강조한 게 ‘레이어링 시스템(Layering system)’이다. 옷을 겹겹이 입고 필요에 따라 벗었다 입었다 하는 걸 말한다. 등산객이 의외로 간과하는 게 속옷(베이스 레이어)이다. 평소 입던 순면 내의를 그냥 입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면이 땀은 잘 흡수하지만, 배출엔 취약하다. 축축한 속옷을 입은 채 등산하면 체온과 컨디션이 떨어진다. 겨울 산행 속옷으로는 폴리에스터 소재가 적절하다. 그 위에 보온성 티셔츠, 거위 털 같은 충전재를 넣은 재킷, 방수·방풍 재킷을 차례로 입는 게 일반적이다.


해발 1000m가 넘는 설악산, 소백산 같은 산을 오른다면 이걸로 부족하다. 안중국 국립등산학교 교장은 “백두대간 주 능선의 산들은 겨울에 북서풍을 정면으로 맞기에 방풍 채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며 “사고 시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체온을 지켜줄 정도의 방한복을 추가로 준비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등산 스틱은 ‘아재’들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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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인 산을 오를 때는 등산화도 중요하다. 방수 성능은 필수다. 등산화에 덧씌우는 아이젠은 스파이크가 바닥 전면에 고루 박힌 게 좋다. 눈이 많이 쌓인 산을 간다면 스패츠도 착용하자. 바지와 신발 사이로 눈이 스며 양말이 젖는 걸 막아준다. 등산 스틱은 무릎 관절이 신통치 않은 장년층만 쓰는 게 아니다. 겨울 산 같은 미끄러운 길을 걸을 때 요긴하다. 스틱을 쓰면 상체로 힘이 분산돼 무릎과 발목 관절의 부담도 줄여준다.



배낭은 간소하게 꾸리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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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떠도는 ‘겨울 산행 요령’을 보면 “가방을 단출하게 꾸리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큰 배낭을 이고 산을 오르면 금세 체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국립등산학교는 “큰 배낭을 챙기라”고 가르친다. 소백산, 한라산을 간다면 40ℓ 이상이 적절하단다. 20~30ℓ짜리 소형 배낭은 두툼한 방한 재킷을 넣을 수 없을뿐더러 필수품도 덜 챙기게 되기 때문이다.


2013년 선자령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70대 부부가 반면교사다. 이들은 방한 재킷을 챙겨왔는데도 거추장스럽다며 자가용에 남겨두고 산을 올랐다가 변을 당했다. 이기호 ㈔강릉바우길 사무국장은 “겨울 산행 시 배낭에는 방한복 말고도 비상식량, 따뜻한 물 등을 넉넉히 챙겨야 한다”며 “큰 배낭은 미끄러졌을 때 ‘에어백’ 역할도 해준다”고 설명했다.



정상 인증샷은 꼭 찍어야 한다?


코로나 시대에는 대부분 가족, 친구끼리 삼삼오오 산을 오른다. 노련한 산행 리더가 동행하지 않는 경우 준비가 더 철저해야 한다. 복장뿐 아니라 산행 코스, 날씨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지도 기능을 갖춘 등산 앱을 잘 쓰면 요긴하다. 램블러, 트랭글, 국립공원 산행정보 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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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이 안 좋은 일행이 있다면 무리하게 정상 등정을 밀어붙이지 말고 되돌아오는 편이 낫다. 안중국 교장은 “가이드나 리더가 있어도 겨울에는 조난 사고가 빈번히 일어난다”며 “높은 산은 4월과 11월에도 저체온증을 앓는 등산객이 발생하니 방심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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