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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by 중앙일보

[단독] "방위비 13% 인상이 최선" 문 대통령은 강경했다

소식통, "상식 벗어난 인상 어렵다는 뜻"

트럼프는 '13% 인상안' 거부 사실 공개

방위비분담금 공백 상태 장기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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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가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는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못지않게 문재인 대통령도 강하게 ‘원칙론’을 고수하는 입장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이 23일 밝혔다.


이는 한국도 최종안으로 제시했던 전년 대비 ‘13% 인상안’에서 움직일 여지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공백 상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정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다수의 정부 소식통은 이날 중앙일보에 “문 대통령은 방위비에 관해서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이는 ‘상식을 벗어나는 인상 폭은 수용할 수 없다’는 뜻으로, 문 대통령은 이 같은 소신을 참모진과의 회의 석상에서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리는 8500마일이나 떨어진 나라를 방어하는데 더 공평한 대접을 받아야 한다"며 "최근 한국의 방위비 금액 제안을 거부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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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황을 종합하면 공식 브리핑에서 한국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증액 요구와 문 대통령의 원칙론 고수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소식통들의 전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원칙론 고수 입장은 지난 4월 18일 한ㆍ미 정상 간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방위비 문제를 꺼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사전에 준비한 '예상 답변'에서도 드러난다.


한 소식통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대폭 증액을 요구할 경우 우리 측 답변은 ‘양국 협상팀의 잠정 합의안이 한국으로서는 최선’이라는 취지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협상팀 잠정 합의안'은 5년 유효한 협정을 맺되 첫해 인상분은 10차 SMA 총액(1조 389억원)보다 13% 인상하는 방안(약 1조 1739억원)이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사실상 최대 인상률이다. “13%가 최선”이라는 말은 13% 이상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에둘러 거절한다는 의미다. 이 잠정 합의안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간에도 의견 일치를 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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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예상 답변은 “상식선을 벗어나지 말라”는 문 대통령의 입장이 작용한 결과라고 한다. 관련 사정에 밝은 또 다른 소식통은 “문 대통령의 의지는 여러 경로를 통해 미국 협상팀에도 전달됐다”며 “협상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미 많이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최근 한·미 정상 통화에서 방위비의 ‘방’자도 나오지 않은 배경(청와대 강민석 대변인 설명)에는 이런 문 대통령의 의지가 미 협상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된 결과일 수도 있다.


또 이달 1일부터 4000여명의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이 이뤄지고 있는데도 정부가 당장 미측과 협상을 재개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점도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2일 외통위 비공개 간담회에서 협상팀 보고를 받은 뒤 "최선의 안을 이미 제시한 우리가 당장 협상에 나설 이유는 없다는 (협상팀의) 보고와 질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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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한·미 협상팀 내에선 '방위비 협상 이슈를 정상 차원으로 가져가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현재로썬 두 정상 간의 소신이 워낙 뚜렷해 자칫 충돌할 소지도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원칙 고수’ 입장은 지난해 타결된 10차 협상 때도 있었다고 한다. 문 정부와 트럼프 정부 들어 진행된 첫 SMA 협상에서 미 협상팀은 협상 막판인 2018년 12월 트럼프 대통령 지시로 돌연 ‘12억 달러 이상(한화로 약 1조 4000억원)’이라는 기존 안 회귀를 요구했지만, 한국이 강하게 버티면서 충돌했다. 결국 양국은 2019년 2월 '1년 유효, 1조 389억원'으로 합의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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