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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by 중앙일보

박준영 변호사 "화성8차 현장 조작된듯…이춘재 자백에 비밀있다"

"수사 때 현장 조작된 듯…


8차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옥고를 치른 윤모(52)씨 측이 당시 범행 현장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윤씨 측은 이르면 다음 주쯤 재심을 청구할 예정이다.


윤씨의 재심을 준비하고 있는 박준영 변호사는 "당시 범행 현장의 모습과 이춘재의 자백이 들어맞는다"며 "빠르면 다음 주, 늦어도 다음다음 주엔 재심 청구를 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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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인 조사를 위해 이날 오후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를 찾은 윤씨와 동행한 박 변호사는 "피해자의 마지막 모습은 사진이나 기사를 통해 밖으로 나가기 어려운데, 그 모습이나 주변 현장이 말해주는 있는 사실과 이춘재의 자백이 들어맞는다"며 윤씨의 무죄를 확신했다.


8차 화성 살인 사건 피해자의 마지막 모습을 이춘재가 구체적으로 설명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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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자백, 범인만 알고 있는 비밀 담겨"


문제의 8차 화성 살인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현 화성시 진안동)의 한 가정집에서 여중생 A양(당시 13세)이 숨진 채 발견된 일이다.


당시 경찰은 이듬해 7월 윤씨를 범인으로 특정, 강간살인 혐의로 검거했다. 재판에 넘겨진 윤씨는같은 해 10월 수원지법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에서도 형이 확정돼 20년을 복역한 뒤 2009년 가석방됐다. 윤씨는 수감된 이후 "경찰의 고문 등 가혹 행위로 허위 자백을 했다"고 주장해왔다.


여기에 이춘재가 8차 화성 살인 사건도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백한 상태다.


박 변호사는 "이춘재의 자백은 범인만 알 수 있는 비밀을 담고 있다"며 "윤씨의 자백은 당시엔 그럴듯하다고 봤지만, 다시 검증을 해보니 황당하다. 법의학자 등도 객관적 상황에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고 했다.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한 윤씨가 흔들리는 얇은 콘크리트 담을 넘었다는 내용 등이다.


실제로 윤씨는 앞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수사기록엔 담을 넘었다고 돼 있는데 넘지 않았다. 그 시절 시골 담은 비가 오면 흔들거렸다. 내가 담을 잡았을 때도 흔들거려서 현장검증 때 넘는 시늉만 했다. 뛰어넘었으면 담과 같이 쓰러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당시 윤씨의 자백 외 의미 있는 증거는 체모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뿐이다. 비과학적인 체모 감정 결과를 단정 지으면서 경찰도 강압수사를 하고 윤씨의 무고함을 입증할 증거를 숨기고 사실과 증거를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범행 현장과 윤씨의 신체적 상황이 맞지 않는데도 그걸 교묘하게 사실관계를 조작한 정황이 있다. 현장의 모습을 사후에 변형하거나 어떤 것이 발견됐는데 윤씨의 상황과 맞지 않는 그런 것"이라며 "구체적인 부분은 수사 등이 끝나면 경찰이 설명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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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차 사건 피해자 집, 이춘재 친구가 살던 곳


윤씨는 이날 경찰에서 4차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지난달 이춘재가 8차 사건을 포함한 10건의 화성사건과 다른 4건 등 모두 14건의 살인과 30여건의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한 이후 윤 씨와 1차례 면접한 뒤 참고인 신분으로 1차례 조사했다. 또 26~27일 2~3차 조서를 작성한 상태다.


윤씨는 이날 참고인 조사에 앞서 기자들에게 "착잡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경찰 조사가 이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30년 세월이 흐르니 기억을 더듬기 힘들다"며 "당시 국과수가 잘 못 했다면 당연히 사과를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도 했다.


8차 화성 살인 사건 현장이 피해자의 집이 이춘재의 친구가 살았던 곳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춘재의 친구가 이사한 뒤 A양 가족이 이사를 왔다고 한다. 이춘재는 고교 시절 친구 집을 자주 오가 집 구조 등을 잘 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도 인근 주민 등을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반면 윤씨는 "A양의 집에 간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경찰에 붙잡힌 뒤 현장 검증을 하면서 처음으로 피해자의 집에 가 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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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 "대질 조사, 최면 수사도 받겠다"


그러나 과거 경찰관들은 "가혹 행위 등을 한 적이 없다"고 여전히 주장하고 있다. 이에 윤씨 측은 경찰에 과거 경찰관 등과 대질조사는 물론 최면 수사를 받겠다는 의사도 전달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도 "필요하다면 과거 경찰관과의 대질조사는 물론 최면 수사도 하겠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현재 화성 사건과 관련이 있는 과거 경찰관에게 피해를 본 사람도 재심 청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찰이 이춘재에게 당시 사진이나 서류 등을 보여주지 않고 조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수록 윤씨가 무고하다는 사실도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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