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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by 자본주늬

주가 없는 주식학 #24 공기업&지주사

|공기업: 차라리 독점이지 말 걸 그랬어.
#한국전력 #한전기술 #한전KPS #한국가스공사 #강원랜드 #GKL

 

최근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을 떠나 채권 시장으로 대이동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자주 접할 수 있다. 어디가 바닥일지 모르는 주식보다 정해진 이자를 꾸준히 주는 채권이 더욱 안전해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채권 시장을 뒤흔드는 존재가 있으니 바로 한국전력채권(한전채)이다. 한국전력은 공기업이기 때문에 한전채는 대한민국 정부가 보증하는 최고 신용등급의 채권이다. 그런데 한국전력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한전채 이자를 6% 가까이 주면서 현금이 필요한 다른 회사채로 자금이 흐르지 않는 유동성 경색이 발생하고 있다. 오늘은 이렇게 시장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코스피에 상장되어 있는 공기업을 알아볼 것이다.

 

코스피에 상장되어 있는 대표적인 공기업으로는 한국전력공사(KEPCO)가 있다. 한국전력 산하에는 발전 자회사도 있지만 한국전력의 본업은 전기 유통이며 매출액 중 약 60%가 전기판매에서 발생한다. 한국전력의 상장 자회사로는 발전소를 설계하고 발전설비를 유지보수(O&M)하는 한전기술, 그리고 발전설비를 정비하는 한전KPS가 있다. 최근 원자력에 대한 국제적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정부에서 원자력수출국 도약을 선언하면서 한국형 차세대 원전이 부상하고 있다. 2009년 한국전력이 수주했던 UAE 원전이 올해 상업 운전을 시작하고 이집트와 폴란드까지 원전 수출을 확대하면서 한국전력과 자회사들이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대한민국의 전기를 책임진다면 한국가스공사(KOGAS)는 대한민국의 가스를 책임지는 공기업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카타르, 호주, 미국으로부터 LNG를 매입해서 도시가스사와 발전사에 유통하는 도매사업자이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 한국가스공사의 실적은 천연가스 가격과 연동되어 움직이고, 천연가스를 수입할 때 원유가 사용되고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유가와 환율의 영향도 크게 받는다. 따라서 올해 지정학적 갈등으로 급등한 천연가스 가격의 방향성이 향후 한국가스공사 실적에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한편 2021년 '수소 플랫폼'이라는 비전과 함께 그린수소, 수소충전소 등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수소 테마와도 엮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공기업은 강원랜드와 GKL(그랜드코리아레저)이다. 한국전력공사나 한국가스공사가 국민들의 안정된 삶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것과 달리 카지노는 지역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면서도 사회적 해악을 방지하기 위해 공기업으로 지정되었다. 강원랜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도 출입 가능한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으며 강원도 정선의 하이원 리조트도 보유하고 있다. GKL은 서울과 부산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인과 일본인을 주요 고객으로 한다. 2016년 중국의 한한령, 2019년 한일 무역 분쟁,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암울하기만 했던 카지노 산업은 엔데믹과 함께 부활할 수 있을까?

 

한국전력의 실적은 전기 가격, 전기 판매량, 원재료 바용에 따라 결정된다. 전기 가격은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가 협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이 한국전력이 자체적으로 정할 수 없다. 또한 전기는 저장이 어렵고 수요는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전기 판매량은 장기적으로 국가의 GDP성장율과 동행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석탄, 천연가스, 원유 등 원재료 비용은 수시로 변한다. 즉, 한국전력의 실적은 가격(P)과 판매량(Q)은 사실상 고정되어 있고 비용(C)만 움직이면서 결정되는 구조이다. 이런 구조로 인해 한국전력의 실적이 좋을 때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모든 에너지 발전사의 적자를 혼자서 떠안으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가 발생했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중 담배 가격과 전기 요금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공표했다. 기존에는 전기 생산 및 공급에 필요한 적정원가에 적정투자보수를 더한 총괄원가를 보상하는 수준에서 전기 요금을 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지만, 지나친 실적 악화에 2021년부터 원가연계형 요금체계를 적용했다. 이는 원재료비의 변동을 3개월마다 반영하여 전기 요금을 결정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사회적거리두기라는 비상사태 때문에 예외를 적용하여 원재료 인상분을 전기 요금에 반영하지 못했다. 게다가 탈원전 정책을 고수했던 문재인 정부에서는 발전 단가가 높은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컸기 때문에 한국전력은 비용 상승으로 적자의 늪에 빠지게 되었다.

 

윤석열 정부는 앞선 정부의 정책들을 하나씩 역행하고 있다. 한국전력의 비용을 낮추기 위해 정부는 내달부터 SMP(계통한계가격) 상한제 조건부 도입을 발표했다. 쉽게 말해 전력도매가격을 하향 평준화해서 한국전력의 원재료 매입 비용을 낮추는 것이다. 다음으로 현재 23.9%에 불과한 원전가동률을 32.8%까지 상승시켜 저비용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하지만 한국전력의 실적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전기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올해 4월, 7월, 10월 세 차례에 걸쳐 전기 요금을 인상한 한국전력은 내년에도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기준연료비와 연료비 조정단가를 상향하는 방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를 비롯하여 대부분 공기업의 최대 리스크는 5년마다 바뀌는 정부이다. 이론적으로 독점기업은 가격이나 공급량을 조절하여 독점이익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허가에 의해 만들어진 독점은 독점이익은 커녕 독박을 쓰기도 한다. 이번 한국전력의 대규모 적자와 한전채 블랙홀 사태는 공기업이 정부에 의해 얼마나 망가질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하지만 망가진 공기업을 다시 살려내는 것 또한 정부의 의지에 달려있다. 전기 요금이 인상되면 분명 민심이 흔들리고 정당 지지율이 낮아질 것이다. 하지만 국가 경제의 장기적인 미래를 생각하는 지도자라면 대의적인 결단을 내려야만 하는 때가 올 것이다.

 

|지주사: 바보야, 문제는 주주가치야!
#SK #한화 #두산 #효성 #SK이노베이션 #SKC #SK디스커버리 #SK스퀘어

#LG #GS #CJ #현대중공업지주 #롯데지주 #LS #DL #한진칼 #오리온홀딩스 #삼양홀딩스

#아모레G #메리츠금융지주#한국앤컴퍼니 #한미사이언스 #대웅 #녹십자홀딩스 #휠라홀딩스 #쿠쿠홀딩스

 

학창시절에는 수능한파가 다가오면 연말이 오는 줄 알았지만 직장인이 되어보니 수능보다 차가운 칼바람이 회사에 분다는 것을 느꼈다. 연말 인사이동 시즌에는 성과를 내지 못한 조직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싸늘하다. 뉴스에는 새로 승진한 사람들의 이름만 보도되지만 그만큼 반대로 많은 사람들이 짐을 싸서 몸담았던 회사를 떠난다. 아무리 잘나가는 상사, 감히 대하기도 힘든 사장님도 이맘때쯤이면 꼼짝 못하게 만드는 존재가 있으니 바로 지주사이다. 장기적인 그룹의 비전을 제시하는 대기업 총수들도 보통 지주사를 통해 계열사를 관리한다. 이번에는 대기업 계열사의 주식을 소유하고 지배하는 기업 세계 권력 서열 1위 지주사에 대해 알아보자.

 

지주사 중에는 별도의 사업을 영위하지 않고 배당, 상표권, 임대료 수익만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순수 지주사와 별도의 사업을 영위하면서 연결 자회사를 관리하는 사업 지주사가 있다. 대표적인 사업 지주사 SK는 에너지 및 화학(SK이노베이션, SKC, SK디스커버리), 통신 및 ICT(SK스퀘어) 분야의 중간지주사를 두고 있고, IT서비스(SK C&C) 사업을 별도로 하고 있다. 또한 한화는 화학(한화솔루션), 금융(한화생명) 외에 화약과 레저서비스 사업도 하고 있으며, 두산은 발전(두산에너빌리티), 기계(두산밥캣) 외에 전자와 IT서비스 사업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섬유, 화학, 전력, 건설 외에 무역과 정보통신 사업을 하는 효성도 사업 지주사이다.

 

다음으로 대표적인 순수 지주사 LG는 전자(LG전자), 화학(LG화학), 통신(LG유플러스)으로 계열사를 분류하며 가장 모범적인 지주사 체제를 구축했다. 또한 GS는 에너지(GS에너지)와 유통(GS리테일)을 주축으로, CJ는 식품(CJ제일제당)과 미디어(CJ ENM)을 주축으로 계열사를 관리하고 있다. 그밖의 순수 지주사로는 정유와 기계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현대중공업지주, 유통과 화학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롯데지주, 전선과 기계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LS, 건설과 화학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DL, 항공과 물류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한진칼, 제과와 영상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오리온홀딩스, 식품과 화학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삼양홀딩스가 있다.

 

한편 하나의 산업군에 집중하는 순수 지주사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K-뷰티를 주도하는 아모레G(아모레퍼시픽), 은행이 아닌 보험을 기반으로 성장한 메리츠금융지주(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타이어로 떠서 차량용 배터리까지 넘보는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의약품을 전문으로 개발하고 판매하는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대웅(대웅제약, 한올바이오파마), 녹십자홀딩스(녹십자), 해외 브랜드의 판권을 유통하다가 아예 인수해버린 휠라홀딩스(FILA, Acushnet), 밥솥 시장에서 절대적인 1인자로 군림하는 쿠쿠홀딩스(쿠쿠전자)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동일 산업군 내 여러 브랜드를 거느리며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국내 재계 서열 2위 SK그룹은 BBC라고 불리는 배터리, 바이오, 반도체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채택했다. SK의 SK바이오팜과 SK디스커버리의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바이오를, SK이노베이션의 SK온과 SKC의 SK넥실리스가 배터리를, SK스퀘어의 SK하이닉스가 반도체를 이끌면서 첨단산업을 최전방에서 이끌고 있다. 한편 한화그룹은 김동관 부회장 체제에서 그룹승계 작업을 마무리하고, 한화솔루션의 태양광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우주 사업을 핵심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두산그룹은 박정원 회장 체제에서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마무리하고,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자력과 두산퓨얼셀의 수소 사업을 중심으로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 재계 서열 4위 LG그룹은 스마트 모빌리티의 핵심인 2차전지와 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LG화학의 2차전지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2021년 흑자전환하며 구본무 회장의 뚝심이 결실을 맺었고, LG전자의 전장 사업부문인 VS본부도 2022년 흑자전환을 넘보며 구광모 회장의 승부수가 통하고 있다. 한편 GS그룹은 좌초자산으로 여겨졌던 GS에너지의 주유소와 GS리테일의 편의점이 다시금 주목받으면서 인프라 기반의 하드웨어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또한 CJ그룹은 장기 비전 속에서 CJ제일제당의 식품이 끌고 바이오가 밀고 CJ ENM의 미디어가 끌고 커머스가 밀면서 콘텐츠 기반의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지주사 중에서는 휠라홀딩스와 쿠쿠홀딩스가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 차례 망할 뻔한 순간 레트로와 어글리슈즈가 유행하면서 극적으로 살아난 휠라홀딩스는 다시 운명의 갈림길에 섰다. 올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글로벌 리딩 스포츠 브랜드로 재탄생하겠다고 선언한 휠라홀딩스는 골프와 테니스의 유행 속에서 반등을 시도할 수 있을까? 한편 팬데믹으로 인한 집밥 수요 증가 수혜를 입은 쿠쿠홀딩스는 반대로 엔데믹으로 인한 집밥 수요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과연 중국, 베트남 등 해외수출을 늘리고 펫 에어샤워&드라이룸, 펫 급수기&급식기 등 신사업을 넓히고 있는 쿠쿠홀딩스는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까?

 

최근 메리츠금융지주는 핵심 계열사인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100%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발표하며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한편 롯데지주는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이 롯데건설을 지원하고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재무건전성 우려를 촉발하며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두 지주사의 운명을 가른 건 바로 주주가치였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만 상장되어 있는 것과 달리 코스피에는 지주사와 계열사가 모두 상장되어 있어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한다. 앞으로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기업은 죽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기업만 살아남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대기업 계열사는 지주사를 중심으로 뭉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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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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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반도체사 인사팀 다양한 산업과 기업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 투자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길라잡이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