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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by 뉴히어로

MZ세대 영끌투자자를 위한 변명

| 영끌 투자자의 실패 이유

30대 직장인 K씨는 지난 주말 집 근처 공인중개사무소를 찾아가 상담했습니다. 작년 2월에 구매한 아파트가 골칫덩어리가 되고 있어서입니다. K씨는 평생 집을 살 수 없다는 조바심에 직장과 멀리 떨어진 곳에 아파트를 샀습니다.

​당시 K씨는 7억 원 상당의 아파트값을 마련하기 위해 주택 담보대출부터 저축은행 신용대출, 회사 대출 등을 끌어왔습니다. 이른바 영끌 대출로도 부족해 부모에게 차용증을 쓰고 1억 원을 빌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대출 금리가 빠르게 뛰면서 이자 부담이 커졌습니다. K씨는 매달 190만 원가량을 빚 갚는 데 쓰고 있어 고민이 많습니다. 이처럼 K씨처럼 불어나는 대출 이자에 영끌로 집을 산 사람들의 잠 못 드는 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주간 경제지 매경 ECONOMY 2168호에는 [무너진 영끌 신화…고점에서 물린 MZ세대]라는 제목으로 MZ세대들의 영끌 투자에 관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영끌 신화 붕괴와 MZ세대의 투자 실패에 관한 내용입니다. 특히 기사는 투자 실패의 원인으로 네 가지를 꼽았는데, 내용은 꽤 길지만 압축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실패 이유 1 : 초심자의 행운이 부른 자기 과신

행동경제학자들은 영끌 투자자들이 실패하는 첫 번째 원인으로 초심자의 행운과 그에 따른 자기 과신을 제시한다. 처음 우연히 얻은 행운을 자신의 실력이라 믿다가 낭패에 빠진다는 것이다. (초심자의 행운이란?)

실패 이유 2 :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확증 편향

다음으로 투자에 실패를 끼치는 문제는 확증 편향이다. 확증 편향은 지나친 믿음으로 치우친 경향이라는 뜻이다. 인간이 자신의 가능성 혹은 능력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평가하는 성향을 가리킨다. 즉 투자하면 대박이 나고, 적어도 실패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다. (확증 편향이란?)

 

 

실패 이유 3 : 투자 부추기는 하우스 머니 효과

하우스 머니 효과는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를 더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 하우스 머니 현상이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행동경제학자인 리처드 탈러가 주창한 개념이다.

​카지노에서 돈을 많이 딴 사람일수록 더 공격적으로 도박에 몰입하는 현상에서 유래했다. 리처드 탈러에 따르면, 사람들은 도박으로 얻은 돈을 자신의 돈이라기보다는 남의 돈 또는 카지노의 돈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손실이 나도 내 돈을 잃지 않았으니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뿐이라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실패 이유 4 : 뒤처지면 어쩌지…FOMO 심리에 무리한 투자

FOMO 심리에 따른 무차별적인 투자 역시 실패 원인으로 꼽힌다. FOMO 투자는 부동산뿐만 아니라 주식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2020년 코스피 상승장에서 대거 수익을 올린 투자자들이 급증하자 이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연이어 주식 시장에 뛰어드는 효과가 일어났다. 이에 힘입어 개인 투자자 수는 2020년과 2021년 급증했다.

 

 

기사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도 있습니다.

젊은 세대가 투기성 상품에 돈을 끌어모아 투자한 뒤, 전 재산을 잃어버리는 현상은 비단 최근만의 일은 아니다. 인류 역사 속에서 비슷한 사건은 늘 반복됐다. 버블의 원조로 불리는 네덜란드 튤립 투기 열풍부터, 2000년대 닷컴 버블까지 불나방처럼 뛰어들었다 낭패를 본 사례가 적잖다.

 

또 기사의 마지막 부분에는 제도적 원인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영끌의 대중화가 정말 개인 투자자만의 탓일까. 제도나 환경 측면의 배경도 함께 살펴봤다. 우선 과도하게 투자 활성화에만 방점이 찍혀 있는 정책 기조가 영끌 투자를 부추기는 데 한몫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개인 투자 활성화에는 정치권이 여야 구분 없이 한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이다.

​동학개미운동 열풍이 불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커졌고, 투자의 진입장벽을 낮추겠다는 약속이 잇따라 등장했다. 윤석열 정부는 내년부터 부과하기로 했던 금융투자소득세 도입과 가상자산 과세를 2년 유예하기로 했다. 증권거래세도 내년부터 0.23%에서 0.2%로 인하된다. 현 정부만의 기조는 아니다. 대선 기간 이재명 후보는 아예 증권거래세 전면 폐지를 공약한 바 있다.

 

과연 MZ세대들의 영끌 투자는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 빚투족과 영끌족을 위한 변명

한편, 비슷한 시기에 주간 조선 2718호에서는 [빚투족·영끌족을 위한 변명]이란 제목으로 매경 ECONOMY와는 다른 관점으로 다룬 기사가 있습니다. 주간조선에서는 영끌 투자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첫째, 계층 이동 가능성이 적어졌다는 착각

영끌 투자자들은 모두 영끌 투자가 계층 이동의 기회가 될 것으로 믿었다. 많은 청년세대는 자신은 물론 다음 세대의 사회적 이동 가능성을 낮게 본다. 사회적 이동 가능성이란 현재보다 사회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을 말하는 것으로, 계층 이동 가능성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예전보다 계층 이동 가능성이 적어졌다는 증거는 부족하다. 지금의 청년세대에서도 부모 세대가 흙수저에서 개천용으로 뛰어 올라갈 수 있었던 가능성만큼 기회가 열려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왜 청년들은 계층 이동 가능성이 적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계층 이동 가능성이 적어졌다는 생각은 영끌 투자에 뛰어든 중요한 이유로 이들이 왜 영끌 투자를 했을까 살펴볼 수 있는 실마리이기도 하다.

​직접적 원인으로 과다 대표된 경험을 들 수 있다. 특정 경험들이 언론 등을 타고 확산하면서 비관적 인식이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부모 세대보다 더 못살게 된 경험만큼 더 잘 살게 된 경험도 많은데, 성공담은 주목할 만한 이야깃거리가 되지 못한다. 대신 중산층 정도의 계층에게 계층 이동이 더 이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불안감은 크게 다가온다.

​다시 말하면, 영끌 투자는 계층 상승 이동 욕구를 반영할 뿐 아니라 지금 지위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일종의 방어 전략이다. 영끌 투자자들이 기회라고 말하는 것은 더 잘 살기 위한 기회라는 말도 되지만, 이 기회를 놓치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둘째, 젊은이들에게 익숙해진 금융의 일상화

문제는 이 방어 전략이 대출을 끌어 쓰는 방식으로 표출되었다는 점이다.

​차를 살 때도,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도 금융은 현대인의 삶에 깊이 뿌리박혀 있다. 청년세대에게는 금융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다는 얘기다. 빚도 자산이라는 말이 이를 반영한다.

​그러니까 영끌족 청년 입장에서는 부동산·주식·가상화폐로 돈을 벌 수 있는, 즉 계층을 상승시킬 수 있는, 다시 말해 지금보다 잘 살 가능성이 엿보이는 기회가 왔을 때 금융의 손을 빌리는 일은 매우 합리적으로 여겨진다. 경험적으로 금융의 힘을 빌린 선배들이 확실히 계층이 상승하는 것도 보아 왔다.

​자산가격 상승기가 끝나고 고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영끌 투자에 사실상 실패한 청년들의 문제를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이들이 가졌던 불안감, 상승 욕구 같은 것들이 어디로 흘러갈지를 파악해 보면 앞으로의 사회문제가 짐작이 된다.

 

 

주간 조선은 확실히 매경 ECONOMY와는 관점이 다른 것 같습니다. 그럼 두 주간지의 내용을 정리해 볼까요?

​먼저, 매경 ECONOMY에서는 MZ세대의 영끌 투자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실패의 이유로 네 가지를 꼽고 있습니다. 초심자의 행운이 부른 자기 과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확증 편향, 하우스 머니 효과, FOMO 심리에 의한 무리한 투자 등입니다.

​한편, 이와는 대조적으로 주간 조선에서는 이들의 투자 행위를 계층 이동 가능성이 적어졌다는 착각으로 인한 방어 전략,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익숙해진 금융의 일상화 등이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어떤 시각으로 보는가에 상관없이 모든 투자 결과는 전적으로 본인의 책임입니다. 하지만 최근 일부 MZ세대의 영끌 투자 실패가 반드시 그들만의 잘못일까요?

​코로나 사태 초기인 2020년 3월, 코스피가 1440포인트까지 폭락하자 개인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증시에 뛰어들었습니다. 정말 적절한 타이밍이었습니다. 이들은 단숨에 시장의 방향을 되돌렸고, 1년도 안 되어 코스피는 3000포인트를 돌파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외국인 매도세에 맞선 이들을 동학개미라 부르며 마치 애국자인 것처럼 부추겼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성공에 자극받은 많은 개인 투자자가 증시로 몰려들었습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입니다. 풍부한 유동성과 이전 정부의 정책 실패가 맞물려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뛰었습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집값이 2배 이상 폭등했습니다. 코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박을 외친 투자자가 속출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과 코인 그리고 부동산을 사지 않으면 평생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든 것은 너무나 당연했습니다. 따라서 누구도 영끌 투자자를 비난할 자격은 없습니다. 물론 성공한 투자자를 칭찬할 이유도 없습니다. 각자 자신의 결정으로 한 투자일 뿐이니까요.

​개인 투자자를 동학개미나 서학개미라 부르지 말아야 합니다. 영끌을 한다고 비난할 이유도 없고, 애국자로 부를 이유는 더욱 없습니다. 투자자는 그냥 투자자일 뿐입니다. 투자의 세계에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는 것은 좋지만, 투자자를 굳이 세대로 구분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투자에 실패했다면, 실패의 원인을 잘 분석해서 다음 투자 때 성공의 발판으로 삼으면 될 것입니다.

 

투자자 유의사항: 이 콘텐츠에 게재된 내용들은 작성자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 없이 작성되었음을 확인합니다. 해당 글은 필자가 습득한 사실에 기초하여 작성하였으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라며, 투자 시 투자자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최종 결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해당 글은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자의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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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D대학 경영정보학과 겸임교수 일상에서 만나는 여러 현상들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풀어가는 뉴히어로입니다. 특히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