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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by 원스

채권의 이해 - 채권 금리와 채권 가격의 관계, 채권 금리와 시장 금리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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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본 가정 - 발행된 채권 증서 내용은 시간이 지나도 '절대' 변하지 않는다

채권을 발행할 때 채권 증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아래의 박스는 절대 변하지 않습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면서 아래의 박스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채권]

1. 발행기관

2. 표면액수

3. 표면금리 

4. 만기일

 

많은 분들이 경제 신문에서 채권 금리가 하락히고 채권 가격이 올라갔다는 소식을 많이 접해보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왜'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이 상승할까요?

한국 정부가 국채를 발행했다고 가정합니다. 국채 발행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아래의 박스 안 내용은 절대 변하지 않습니다.

 

[한국 국채]

1. 발행기관 : 한국 정부

2. 표면액수 : 10만원

3. 표면금리 : 연 10%

4. 만기일 : 10년

 

위의 박스를 보시면, 한국 정부는 10만원을 빌리기 위해 국채를 발행했습니다. 빌린 10만원은 언제 갚을까요? 만기일에 갚습니다. 즉, 한국 정부는 만기일인 10년 후에 10만원을 갚는 것입니다.

이 국채를 사들인 A는 한국 정부로부터 매년 10%의 이자 수익(1만원)을 받습니다. 그리고 10년 후에 10만원을 돌려 받습니다. 그리고 이 내용들은 시간이 지나도 절대 변하지 않습니다.

이 채권 증서는 만기일 '전'까지 다른 경제주체와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주식처럼 채권 증서도 자유럽게 사고 팔 수 있는 것입니다. 

| 2. '신용도'에 따라 채권 금리가 달라진다

여러분들이 삼성전자와 중소기업에 돈을 1000만원을 빌려준다고 가정해봅시다. 어디가 나중에 돈을 갚을 가능성이 높을까요? 당연히 대기업인 삼성전자일 것입니다. 적어도 중소기업보다는 삼성전자가 파산할 확률이 훨씬 적을 것입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더 안전한 삼성전자에게 더 싼 가격(금리)으로 돈을 빌려줄 수 있을 것입니다. 가령, 삼성전자의 경우, 연 3%의 이자를 받아도 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널려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10년간 1000만원의 돈을 빌려줄 사람이 많을까요? 금리가 10% 이상이라고 해도 망설여질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는 신용도가 높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당장에 파산할 확률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안심하고 돈을 빌려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충분히 믿을만하기 때문에 낮은 이자를 주어도 돈을 빌려줄 수 있습니다.

반면, 중소기업은 신용도가 낮습니다. 당장에 파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소기업은 높은 이자를 제시해야 돈을 빌릴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한 기업 및 국가의 신용도가 높으면 저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고, 신용도가 낮으면 고금리로 돈을 빌릴 수밖게 없습니다.

| 3. 채권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

 

[한국 국채]

1. 발행기관 : 한국 정부

2. 표면액수 : 10만원

3. 표면금리 : 연 10%

4. 만기일 : 10년

 

사람 A가 위와 같은 한국 국채를 2010년에 매입했다고 가정해봅시다(누차 말씀드렸다시피, 위의 채권 증서 내용은 시간이 지나도 절대 변하지 않습니다).

2015년이 되면서, 한국 국채를 매입할 당시보다 한국 경제가  더 좋아졌습니다. 한국은 외환보유액이 늘어났고, 수출도 잘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가정).

이때,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까요? 한국 경제가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신용도'가 높아질 것입니다. 즉, 한국에 기꺼이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다음과 같은 상황이 발생합니다.

한국 국채를 매입하려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한국 국채의 수요가 커집니다. 그렇다면 한국 국채의 가격이 상승할 것입니다. 

위에서 채권은 주식처럼 거래가 가능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따라서, 표면 액수(액면가) 10만원 짜리였던 한국 국채가 15만원에 거래될 수 있습니다.

위의 상황을 주식과 비교해봅시다. 보통 주식의 액면가는 5000원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주식의 액면가가 5000원 이라고 해서 실제로 5000원에 거래되지는 않습니다. 부실한 회사는 2000원에 거래되기도 하고, 튼실한 회사는 10만원에 거래되기도 합니다.

채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의 경제가 좋아졌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국채를 너도나도 사려고 할 것이므로 국채 수요가 높아져 액면가보다 더 높게 거래될 수 있습니다.

| 4. 채권 가격과 금리의 관계 - 표면 이자는 변하지 않는다

여기서, 최초에 발행했을 때 연 10% 표면 금리는 변하지 않습니다. 즉, 이 한국 국채는 매년 1만원 이자를 지급합니다. 

이 국채를 B라는 사람이 A로부터 15만원에 매입했다고 가정해봅시다. B는 15만원에 국채를 매입했다고 해도, 매년 1만원의 이자를 받습니다(표면 이자는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B가 15만원에 국채를 매입했다고 해도, 표면 금리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1만원의 이자만 받을 수 있습니다.  1만원을 15만원으로 나누면 10%가 되지 않습니다. 약 6.77%가 됩니다.

위의 논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010년에 한국은 연 10% 금리가 적용되는 10년물 국채를 발행했습니다. 이 발행된 국채를 A가 10만원에 매입했습니다. 이 국채는 매년 1만원의 이자가 발생합니다. 

2015년이 되자, 한국 경제가 좋아져 한국 국채 수요가 높아졌습니다. 국채 가격이 15만원으로 상승했고, A는 B에게 국채를 15만원에 팔았습니다(채권은 만기전까지는 주식처럼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A가 국채를 보유할 때는 10%의 이자가 발생했습니다(1만원 / 10만원). 그러나 B는 15만원에 국채를 매입했기 때문에 6.67%의 이자가 발생합니다(1만원 / 15만원). 

위의 글을 다 이해하셨다면, 채권 가격이 상승할 때 채권 금리가 하락하는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이해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채권 가격이 상승하면 채권 금리가 하락하고,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채권 금리가 상승한다는 것을 암기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정확하게 이해를 하셔야 도움이 되실 수 있습니다.

| 5. 채권 금리와 시장 금리의 관계

처음 발행된 채권 증서 내용은 변하지 않고, 발행된 증서는 만기전까지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2010년 한국 국채]

1. 발행기관 : 한국 정부

2. 표면액수 : 10만원

3. 표면금리 : 연 10%

4. 만기일 : 10년

 

위에서 논의된 내용을 이어가겠습니다. 2015년에 B는 A로부터 한국 국채를 15만원에 매입했습니다. 이 국채의 매년 1만원 이자 수익(10%)은 그대로 적용되므로 수익률은 6.67%입니다. 즉, 채권가격이 상승하면서 채권 수익률이 떨어집니다.

이때, 한국 정부가 국채 발행을 더 늘리고자 합니다. 채권 시장에서는 10만원 짜리 한국 국채를 15만원에 거래하고 있습니다.

시장 상황이 이렇게 바뀌었는데, 한국 정부가 10만원짜리 국채를 발행할 때  2010년 때처럼 연 10% 이자를 제시할까요? 이렇게 하면 손해일 것입니다.

시장에서 이미 10만원짜리 한국 국채의 수익률을 6.67%로 인정해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즉, 한국 국채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2015년에 한국 정부가 10만원짜리 국채를 발행하고자 한다면 시장에서 인정해준 연 6.67%의 금리를 적용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정부는 돈을 빌릴 때 이자 부담이 줄어들게 됩니다. 바뀐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2015년 한국 국채]

1. 발행기관 : 한국 정부

2. 표면액수 : 10만원

3. 표면금리 : 연 6.67%

4. 만기일 : 10년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봅시다. 2020년 3월에 코로나19 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국채를 대거 매도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10만원짜리 한국 국채를 5만원에 매도했다고 가정해봅시다. 위의 논의대로라면, 채권 가격은 하락했지만, 금리는 상승하게 됩니다. 

최초에 약정된 연 10%의 금리는 그대로입니다. 만약 C라는 사람이 한국 국채를 5만원에 매입했다면, 매년 1만원의 이자를 받게 됩니다. 

따라서, C의 경우 채권에 대한 수익률은 1만원 / 5만원이므로 20%가 됩니다. 즉, 채권 가격은 하락했지만, 수익률은 상승한 것입니다.

결국, 채권의 가격이 하락하고, 금리가 상승하다면 해당 채권의 부실 위험이 커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 6. 추가 : 채권시장을 교란하는 연준?

위에서 채권의 금리는 해당 국가와 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예외는 있습니다.

지난 3월 코로나19 위기가 본격화 된 이후, 금융시장에서 '신용경색'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시장참여자들이 모든 자산을 팔고 현금(달러)만 찾는 일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위기 직전부터 이미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있던 미국 기업들은 파산 위기까지 몰렸습니다. 이때, 연준은 사라진 신용을 메우고자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를 시행했습니다. 또한, 회사채 시장 대출 프로그램(SMCCF, PMCCF 등)에 7500억 달러를 할당했습니다.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주겠다는 의지였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 회사채 시장은 점점 안정을 찾았습니다. 투자 적격 회사채 금리뿐만 아니라 하이일드 회사채 금리가 꾸준히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습니다.

 

투자적격 채권 스프레드

 

하이일드 채권 스프레드

 

그러나 문제는 모든 시장참여자들이 연준의 힘을 믿고, 회사채를 방만하게 발행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부실 위험이 높은 회사들도 회사채를 대규모 발행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커졌습니다. 

지난 9월 기준, 미국 회사채 발행 규모는 약 2조 달러(약 2200조)로 연간 사상 최대 발행규모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회사채 발행 규모가 올들어 1조9190억달러(약 2277조원)에 이르면서 이미 이전까지의 연간 사상최대 발행 규모를 앞질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심각한 경기침체 속에 자금 수요가 높아진데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초저금리가 더해진 것이 배경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이하 현지시간) 데이터 제공업체 리피니티브를 인용해 올들어 미 회사채 발행 규모가 2017년 1년간 통틀어 발행된 사상최대치 1조9160억달러를 웃도는 1조919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 타임즈, 20.09.03)

 

그럼에도 회사채 수요는 더 높아져 회사채 금리는 계속 하락했습니다. 코로나 위기로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더 약해졌음에도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을까요? 연준의 힘입니다. 연준이 회사채 시장을 강력하게 뒷받침한다는 시장참여자들의 믿음이 회사채 시장의 과열을 만든 것입니다.

즉, 기업의 펀더멘털이 아닌 연준의 신용 지원 역량으로 회사채의 가격과 금리가 결정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로 인해, 연준이 회사채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찰스슈왑의 캐시 존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연준의 발표만으로 (국채 대비 크레디트 수익률)스프레드가 많이 축소됐기 때문에 아무것도 살 필요가 없었다"며 "연준은 천천히 움직일 수도 있지만, 해당 프로그램 이용의 필요성은 계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회사채 매수자는 연준의 활동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그들은 현재 가격이나 보다 높은 가격에서 연준에 물량을 팔고자 한다"고 분석했다. (연합인포맥스, 20.05.06)

 

다만, 지금까지 연준이 회사채 시장에 직접 지원하는 현금 규모는 매우 적었습니다. 회사채 지원 프로그램에 7500억 달러가 할당되었지만,  실제로는 약 200억 달러밖에 집행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시장참여자들에게 별로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연준의 '의지'이며, 연준이 시장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여전히 확고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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