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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by JUTOPIA

지금 나스닥 주식 시장은 버블일까? | 하이먼 민스키 모델과 IT 버블과의 비교 분석

SUMMARY

투자자라면 한 번쯤은 '하이먼-민스키' 모델에 대해 들어보셨을 겁니다. 대중심리에 따라 자산 가격이 어떻게 상승하고 붕괴되는지를 잘 다루고 있죠. 비트코인이 고점을 찍을 때, 코로나19 시절 주식 시장이 끝없이 오를 때 등 뉴스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현재 나스닥 시장은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를 필두로 전고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요. 하이먼 민스키 이론에 따르면 지금 나스닥은 '환상' 단계일까요? 아니면 하락을 앞둔 '현실 부정' 단계일까요? 과거 IT 버블 시기와 비교하며 현 위치를 짚어봤습니다.

 

© istock

 

지금의 나스닥 시장은 버블일까 올해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나스닥 지수 반등 배경엔 역대급으로 풀려 있던 유동성의 힘이 크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0%에서 4.5%까지 급격히 올렸던 2022년은 전례 없이 고통스러운 금리인상과 긴축 정책을 시행한 해였다. 또한 일부 원자재와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주식과 채권, 부동산, 금 등 모든 자산이 크게 하락하며 자산시장에는 큰 충격이 일었다.

실제로 시중에 풀려있는 유동성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인 미국의 전년 대비 M2 증가율은 작년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2023년에도 그 폭이 더 심해지고 있다. (2023년 4월 17일 기준 전년 대비 -5.03%) 하지만, 미국 달러의 M2 통화량을 누적으로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2022년의 긴축을 합산하여 감안해도 코로나 이후 현재까지 M2 유동성의 평균 증가 속도는 과거 나스닥 IT 버블이나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이후 보다 2배 이상 빨랐다.

특히 긴축의 부작용으로 터진 미국 은행 위기를 바이든과 재무부, 연준까지 나서 신속하게 봉합하면서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이후 시장을 지배했던 ‘Fed Put*’가 부활되는 거 아닌가 하는 인상을 주기 충분했다.

 

*Fed Put, 연준이 무상으로 제공하는 풋 옵션이라는 비유적 표현. 연준이 시장이 위태로우면 금융완화 정책 발언이나 금리인하를 통해 주가 급락을 방어하면서 시장은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결국 다시 반등할 거라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기준금리 사이클과 매크로 변수도 주식시장에 우호적이다. 과거 미국의 기준금리 사이클 상으로 동일했던 시기의 나스닥 지수의 흐름과(예를 들어, 2018년 12월 기준금리를 마지막으로 올리고 2019년 9월까지 금리를 유지했는데, 2019년 내내 나스닥은 상승했다. 그리고 현재 2023년 7월 금리인상이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미국의 대선 일정에 따른 대통령 4년 임기 주기로 봐도 역대 대통령 재임 기간 중에서 3년차에 가장 가파르게 상승했던 기록이 있다. 2023년은 바이든 대통령의 집권 3년차가 되는 해이다.

특히 2022년 말 경기침체 우려가 극에 달하면서 시장의 지배적인 심리가 주가의 추가 하락에 쏠려있을 시기에 역으로 주가는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했기 때문에, 추세적 상승 흐름도 아직 건재하다. 오늘은 '지금의 나스닥 시장이 버블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하이먼 민스키 모델과 과거 나스닥 버블 차트를 바탕으로 단기적 관점과 장기적 관점으로 나누어 분석해 보려고 한다.

 

아직 한발 남았다vs이미 고점이다 지난 4월, 과거의 나스닥 차트를 분석하면서 직전 기준금리 사이클 중 현재와 유사한 시기인 2019년과 미국 대선 일정을 비교하여 앞으로 나스닥의 반등이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시장을 괴롭혀 왔던 인플레이션 압력도 진정되고 있다. 지난 12일에 발표된 미국의 6월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CPI) 지수는 3.0%로 2021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예측치였던 3.1%보다 낮게 나오며 시장은 환호했다.

아직 기본적 분석 내용이 변한 것은 없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지난 4월 반등을 점치던 시기에 주가는 바닥에서 크게 오르지 않았고, 대중의 심리도 하락에 몰려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시보다 주가가 단기간에 가파르게 상승해서 나스닥 100 지수 기준으로 현재 15,000 포인트를 회복한 상황이다.  2021년 나스닥 100 지수 전고점을 불과 1,000 포인트 안팎으로 남겨두게 됐다.

아직 나스닥 100 지수가 전고점을 돌파한 것은 아니지만 하락폭을 80% 이상 만회한 상태고 추세적으로 아직 반등이 이어질 여지는 충분해 보인다. 지난 4월에 나스닥 100 지수는 13,000 포인트 이하였고 하반기 나스닥 지수 반등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소개해 드렸지만, 지금은 나스닥이 빠르게 상승해서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상승 여력이 얼마 남지 않게 되었다.

 

나스닥 100 지수의 그래프 2021년 고점 이후 2022년 1년여 하락장이 이어졌지만, 2023년 한영사전을 돌파하며 전고점을 향해 반등하고 있다. © tradingview

 

나스닥 100 지수가 앞으로 전고점을 돌파하고 상승할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그래도 이제부터는 상승을 준비한 투자자들의 영역이라 생각하고, 신규로 진입하는 투자자가 비중을 크게 늘리는 매수를 하는 것은 신중히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만약, 단기적 상승 가능성을 근거로 매수를 진행하더라도 손절 원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투자해야 무리가 없을 것이다. 최근에 반등하고 있는 추세의 기울기가 가팔라서 추세선을 이탈할 경우 익절이나 손절 타이밍을 놓치기 쉽기 때문이다.

기존에 위험자산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조금씩 물량을 줄여 가면서 익절로 대응하면 되고, 장기 적립식 투자를 하고 있다면 지금 단계에서 나스닥과 위험자산의 비중을 크게 늘리지 않는 것이 장기적으로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현실 부정' 단계 진입 나스닥 시장을 장기 부채 사이클에 기반하여 하이먼 민스키 버블 모양에 근거해 분석하면 단기적 관점과는 사뭇 다르다.

 

하이먼 민스키 모델. 미국인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가 제시한 이론으로 부채 사이클에서 대중심리에 따른 자산 가격의 버블 형성 및 붕괴를 다룬 모델이다. © bloomberg

 

하이먼 민스키 모델에 따르면, 현명한 투자자는 자산 가격이 장기 평균 가격에서 수렴한 채 저점에서 횡보하는 시기에 물량을 매집한다. 이후 기관투자자가 현명한 투자자가 매집한 종목의 가격을 상승시키며 주가가 상승하게 되면 호재 뉴스로 인해 언론 보도가 증가하면서 대중이 참여하기 시작하며 기관에서 개인으로 손바뀜(1차 하락)이 일어난다.

발 빠른 개인투자자들의 열정적인 참여로 인해 주가는 신고가를 경신하며 상승하고, 중간에 조정이 있다고 해도 이내 반등하며 점점 상승의 기울기가 가팔라진다. 버블의 마지막 시기에는 대중들의 환상과 탐욕 속에 새로운 논리(내러티브)가 탄생한다. 과거 닷컴 버블 시절에는 ‘인터넷이 세상을 바꿀 것이다.’라는 새로운 논리가 탄생했다.

FOMO로 뒤늦게 뛰어든 개인투자자의 탐욕 속에 주가는 고점에서 횡보하고 결국 하락하게 되는데, 상승 추세가 꺾이고 하락으로 방향을 틀면 버블의 고점을 확인하게 되며 공포와 투매 속에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결국 장기 평균 가격까지 하락하며 버블이 붕괴되게 된다.

하이먼 민스키 모델과 과거 IT버블 때 나스닥 차트를 비교해 봐도 현재 구간은 거대한 버블의 고점이 형성된 이후 2차 하락에 이어 반등한 '현실 부정' 단계와 유사성이 많다고 보인다.

최근 AI 산업의 버블 가능성이 회자되고 있지만, 버블의 마지막 고점과 반등에 등장하는 새로운 논리 탄생에 가까우며, 대중들이 고점에서 매도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나스닥 100 (NDX) 지수의 월봉 그래프. 과거 나스닥 버블(IT버블, 닷컴 버블) 차트와 현재 버블 차트 그림을 하이먼 민스키 모델과 비교해보면, 현재 버블의 고점 달성과 2차 하락 이후 반등 시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TradingView

 

닷컴 버블이 꺼진 후 저점을 확인하고 횡보했던 2012년부터 2021년 고점까지 하나의 버블 사이클로 본다면 이번 나스닥 상승장의 주된 메타는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그리고 ‘Fed Put’이 말하고 있는 유동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유동성의 논리로 버블의 고점을 2021년에 만든 나스닥 지수는 2022년 금리인상과 긴축 정책으로 인해 ‘2차 하락’ 구간을 만들고,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되어 가자 저점에서 반등하고 있다.

 

이번에는 다를까? AI 버블이 새롭게 등장하여 주가를 한층 높이 끌어올릴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겠지만, 이번 단계의 반등도 결국 과거 IT버블처럼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힘이 부쳐 어느 순간에 버블이 붕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버블은 유동성으로 발생했고 유동성의 힘은 아직 끝난 게 아니며, 하이먼 민스키 모델을 참고하면 나스닥 차트의 장기 버블이 꺼지는 하락 과정이 다 나타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에 ‘AI가 세상을 바꿀 것이다’라는 말이 많이 회자되는데, 이 내러티브가 왜 굳이 지금 고점인시장 상황에서 주목을 받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투자하는 것이 합당하다. 대중들은 버블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고 뒤늦게 진입한 개인들은 결국에는 장기적 고점에서 물리게 된다. 군중심리와 가까운 다수는 이익을 보기 힘들 것이다.

 

무엇보다 비중 조절이 중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은 연준(Fed)의 기준금리 위치와 방향을 참고하는데 도움이 되는 모델로서 필자는 개인적으로 습득한 노하우를 코스톨라니 달걀에 접목시켜서 주기적 자산 배분 투자에 이용하고 있다.

 

© 연준의 기준금리의 위치와 방향을 나타내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 현재 금리고점(A)부근을 지나 버블의 최고점(B)으로 가는 구간이다. 기준금리를 고점에서 유지하다가 예방적으로 내리는 이 구간에는 위험자산의 마지막 반등이 일어난다.

 

금리 고점 구간에서 버블이 최고점까지 좀 반등하는 기간에 성장주와 가상자산이 상승하면 적절하게 익절하고 성장주와 가상자산의 비중을 낮추고 미국채와 금과 달러 비중을 높이는 게 좋다. 특히 금리고점(A) 부근에서는 금과 미국채의 가격이 바닥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안전자산과 대체자산을 저가에 매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자산 배분 투자에서는 현재 구간에서 위험자산이 상승하면 정해진 비중에 맞춰 매도하고 많이 하락해 있는 안전자산과 대체자산을 매입하게 된다. 향후 경제위기© 에서 위험자산이 하락하고 안전자산과 대체자산이 상승하면 마찬가지로 리밸런싱하여 위험자산을 매입하고 안전자산과 대체자산을 매도하게 된다. 주기적 리밸런싱을 계속하면 저가매수 & 고가매도 (BLASH)를 반복하면서 자산 배분 투자의 실현 수익이 누적되게 된다.

특히 향후 연준의 예방적 금리인하가 이어지다가 금융위기가 오게 되면 이번 나스닥 버블이 붕괴되는 것을 촉발하면서 성장주가 크게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 시 유의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 버블 구간으로 보이는 지금은 욕심을 버리고 적절히 익절하며 위험자산을 낮추고 안전자산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게 장기적으로 올바른 자산 배분 비중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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