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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by JUTOPIA

2023 디스인플레이션의 시작과 투자 전략에 대하여

SUMMARY

-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며 디스인플레이션 시대에 접어든 2023년

- 디스인플레이션이 디플레이션으로 심화되어 경기가 침체될 우려도 존재

- 디스인플레이션 시기에 고려할 만한 자산군별 투자 전략

- 위험자산 수익을 확보한 후 차차 경기 침체에 대비해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것이 중요

 

© istock

 

|미국 경제가 맞이한 변화 국면

2023년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됐다 2022년 8월부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고점에서 하락하면서 자산 시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먼저 움직였다. 자산 시장은 2022년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달러인덱스, 미국채 수익률은 10월에 동반 하락했다가 12월에 바닥을 다지고 올해 1월 크게 반등했다. 시장이 먼저 첫걸음을 떼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게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2023년 2월 FOMC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디스플레이션'을 이번 금리 사이클에서 처음 언급하였는데 그 횟수가 13번이나 됐다.

작년 10월 이후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줄어들고 있단 전제하에 채권 수익률은 추세적으로 하락했고, 채권 시장은 연준의 마지막 통화정책과 괴리가 점점 커졌다. 그래서 미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장단기 금리차가 1981년 이후 최악으로 벌어지고 있었는데, 이번 FOMC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의 시작'을 언급하며 연준도 시장 방향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모양이 됐다.

2월 FOMC 이후 파월 의장은 지난 2월 7일에 열린 워싱턴 D.C. 경제클럽에서 “디스인플레이션, 즉 인플레이션이 내려가는 단계가 시작됐다.”라며 이 과정은 미국 경제의 25%를 차지하는 공산품 부문에서 출발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2023년이 인플레이션의 상당한 하락이 이뤄지는 해가 되기를 기대하며 “인플레이션이 2% 부근으로 떨어지는 시기는 확실히 올해는 아니고 내년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고 부드럽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2월 14일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6.2%) 보다 높게(6.4%) 나오자 인플레이션 완화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고, 연준이 제약적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역경과 불확실성이 존재하더라도 물가가 하락하는 중이라는 방향성은 이제 이견이 없어 보인다.

 

2월 14일 미국의 1월 전년 대비 물가지수(CPI)는 6.4%로 감소하였으나 감소 폭이 줄어들며 디스인플레이션의 속도가 빠르지 않을 수 있음을 암시했다. © investing.com

 

| 물가 변화에 대한 이해

디스인플레이션이 뭔데?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화폐 발행량이 늘어나면 상대적으로 화폐 가치는 하락하고 물가는 상승하는데 이를 '인플레이션(Inflation)'이라고 한다. 인플레이션은 일반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지고 금리가 상승하며 소비자 가격 지수(CPI) 등의 지표에서 상승폭을 보이는 경제 상황이다. 경제 성장, 수요 증가, 통화 공급 증가 등도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예를 들어, 1970년대 초반 1차 오일쇼크 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물가가 급격하게 상승한 적이 있다.

​인플레이션이 찾아오면 정부와 중앙은행은 통화량과 물가의 안정을 위해 긴축 정책을 펼치게 되는데, 이때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는 것을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이라고 한다. 디스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조정이나 원자재 가격 하락, 수요 부진 등의 요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디스인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에 비해 물가 상승률이 줄어들지만 여전히 물가 상승률은 양수인 상황이다. 즉, 인플레이션 속도가 둔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겠다. 1980년대 후반부터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상과 통화량 감소 등의 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인플레이션 속도가 느려지며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으로 전환되었다. 만약 디스인플레이션이 심화되어 물가 상승률이 음수가 되고 물가지수가 하락하는 경우에는 디플레이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최근 5년간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비 그래프. 목표 물가수준을 2%라 가정했을 때 인플레이션(Inflation),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디플레이션(Deflation), 리플레이션(Reflation)을 표기해 보았다. 세로축은 전년 대비 물가 상승률(%)

 

디스인플레 vs 디플레 vs 리플레 vs 인플레 위는 최근 5년간 미국의 CPI 전년 대비 그래프에 인플레이션(Inflation),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디플레이션(Deflation), 리플레이션(Reflation) 구간을 각각 표기한 그림이다. 세로축은 전년 대비 물가 상승률이다. 즉, 양수인 경우 전년 대비 물가가 상승한 것이고 음수인 경우 물가가 하락한 것을 의미한다. ​적정 물가지수는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로 가정했다. 디스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혹은 인플레이션과 리플레이션을 구별할 때 기준이 되는 물가지수로 참고하면 된다. 물가지수가 하락하는 구간은 두 가지로 분류된다.

 

  • 디스인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 직후 물가 상승률이 하락하는 구간을 의미하며, 적정 물가보다 높은 상황에서 물가 상승률이 서서히 완화되는 구간을 뜻한다. (물가 상승률 = 양수, 물가지수 = 상승)
  • 디플레이션은 디스인플레이션 이후에 적정 물가에서 추가로 하락하여 상승률이 0 이하가 되는 경우를 말한다. (물가 상승률 = 음수, 물가지수 = 하락)

 

소비가 감소하고 경기가 침체할 때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디플레이션’은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경제 상황을 의미한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는 대규모 경기 침체와 디플레이션으로 고통을 받았었다.

‘리플레이션’은 디스인플레이션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경기 침체 후 경기 회복 단계에서 중앙은행이 대규모의 유동성 공급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조장하는 경제 정책을 말한다. 경기 부양 정책을 통해 소비를 촉진하고, 인플레이션을 통해 물가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2015년경 각국 정부들이 경제 회복을 위해 경기 부양 정책을 펼치고, 중앙은행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냈었다. 이후 5년간의 제로금리를 마치고 기준금리는 서서히 올라갔고, 리플레이션으로 전환되었다. 리플레이션 이후에 적정 물가를 넘어서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 다시 '인플레이션'이 시작될 수 있다.

 

경기 연착륙과 경착륙 시나리오 디스인플레이션 시기에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생산과 고용을 유지하면서 상승한 물가를 안정화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번 FOMC에서 연준 의장이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되었다.”라고 발표한 것은 인플레이션 위협이 현저하게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 위축을 최소화하며 기대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경제를 연착륙 시키기 위해서는 적절한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이 필요하다. 만약 경제가 연착륙 하게 된다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 그리고 나쁘지 않은 경제성장률이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되는 단계에서는 전년 대비 물가 상승률이 0 이하로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을 걱정할 시기가 아니다. 하지만 향후에 디스인플레이션이 계속 진행되다가 물가상승률이 적정 물가 2% 이하로 하락하면 디플레이션의 우려도 커지게 된다. 만약 디스인플레이션 시기에 통화정책이 실패할 경우 급격한 경제 위축으로 디플레이션으로 접어들 수 있다. 경제가 경착륙하고, 경제위기와 경기침체가 찾아올 수 있다는 말이다.

 

|디스인플레이션 시기의 투자 전략

주목할 만한 투자 포트폴리오 디스인플레이션 시기 투자 전략은 다양하다. 자산군별 투자 전략을 간단히 살펴보자.

 

1) 주식

주식 시장은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이고, 성장주보다는 가치주가 좋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직전 사이클의 디스인플레이션 시기(2019년)와 달리 이번 사이클에는 물가지수와 기준금리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실적이 잘 나오고 현금흐름이 좋은 가치주들이 좀 더 주목받을 수 있다.

 

2) 채권

채권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에 비해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고 기준금리도 고점에서 유지하거나 하락하게 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시기에 단기 채권이 좀 더 좋았다면 디스인플레이션 시기에는 중·장기 채권이 상대적으로 상승의 폭이 양호해질 것이다.

 

3) 금

금(Gold)은 인플레이션을 헤지(Hedge)할 수 있는 자산이지만 2022년처럼 기준금리가 크게 오르는 구간에서는 상승하기가 힘들다. 금은 달러 대체자산의 역할이 큰데 미국 기준금리가 크게 상승하는 기간엔 달러가 강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인플레이션과 달리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기 때문에 기준금리는 고점에서 유지하거나 조금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금의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게다가 경제가 경착륙하여 디플레이션 시기로 가게 되면 안전자산의 역할을 할 수 있어서 지금 시기에 투자하기 좋은 자산이다.

 

4) 달러

디스인플레이션 기간 동안 현금(달러)을 보유하는 것도 투자 전략 중 하나이다. 경제가 연착륙한다면 위험자산의 수익률이 좋겠지만, 경착륙할 경우 안전자산과 금, 달러(현금)이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로 인해 자산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 보유한 현금으로 저가에 자산을 매수할 수 있다. 달러 보유는 최악의 경제 상황 시나리오를 대비하는 보험의 역할을 한다.

 

위험 자산 주식과 안전자산 채권 디스인플레이션 시기에 위험자산인 주식은 안정적으로 상승한다. 안정적인 고용과 경제·물가 상승률은 '골디락스' 장세를 유도해 주가가 반등하거나 상승할 환경을 만든다.

채권, 그중에서 미국채는 디플레이션에 최적화돼 있으므로 디스인플레이션 시기에서 경제가 연착륙하게 되면 위험자산 주식보다 수익률이 떨어진다. ​하지만 경기 침체 우려가 더 커져서 경제가 경착륙하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 경우 미국채는 위험자산의 가격 하락을 방어하는 헤지 역할을 할 수 있다.

2023년은 시장의 예상과 연준의 발표대로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되었다. 앞으로 인플레이션의 우려보다는 디플레이션(경기 침체)의 우려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경기 침체의 정도에 따라 자산 별로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고, 무엇보다 최악의 경우(경제위기, 경기 침체)로 인한 디플레이션을 미리 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다.

지금은 2019년과 많이 닮아있다. 2019년은 기준금리가 고점에서 하락하며 디스인플레이션을 시작했던 시기다. 2018년에 크게 하락했던 주식시장은 2019년에 상승 출발하여 하반기에 변동성이 있었으나 성공적으로 크게 반등했다. 2019년 S&P500 지수는 연초 대비 17.9%, 나스닥 지수는 31.5%나 상승하였다. 2020년 코로나19 경제 위기가 찾아오기 전에는 미국의 3대 주가지수가 신고가를 경신하였다.

2019년 디스인플레이션 시기를 참고하면 먼저 2023년 반등장에서 보유한 위험자산 수익을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 좋다. 금리 고점을 지나면 위험자산 규모는 반등 시마다 줄이고, 금과 안전자산, 현금 비중을 늘려가면 중장기적으로 무리가 없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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