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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by The DUDE

"글로벌 ETF 트렌드 : 최근 2주간(9.13-9.27) 설정된 ETF로 보는 트렌드 분석"

Summary

- 신규 ETF 리스트 꼼꼼하게 살펴보는 법

- 새롭게 설정된 ETF를 살펴봄으로써 글로벌 금융시장 관심사 확인 가능

- 최근 상장되는 ETF는 생존 전략 및 산업 재편 영향으로 니체 마켓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음

 

© pixabay

 

서점과 트렌드 나는 점심시간에 종종 서점에 간다. 서점에 가는 이유는 물론 책을 사기 위함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출판된 책들을 보며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을 가지는지 파악하기 위함이다. 책을 하나의 콘텐츠로 비유한다면 콘텐츠를 생산하는 저자들, 그리고 해당 콘텐츠를 유통하는 서점은 결국 시장의 트렌드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최근 출판된 책들과 유명해져 베스트셀러 코너에 안치된 책들은 그 시점의 사회상을 반영한다. 그러므로 서점에 가서 30분 ~ 1시간가량 짧게 코너를 순회하는 것만으로 대략적으로 사회의 트렌드를 알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작성한 이 글의 목적은 ETF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최근 2주 이내(9.13-9.27) 미국에서 설정된 ETF 리스트를 통해 투자 상품의 트렌드를 분석하고자 한다.

ETF라는 금융 상품을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서점에 비치된 하나의 콘텐츠라고 접근해 보자. ETF를 만들어낸 자산운용사는 작가다. 그리고 ETF가 상장되어 거래되는 시장은 서점이다. 작가가 성공하기 위해선 쓰고 싶은 글이 아닌 잘 팔리는 글을 써야 한다. ETF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 내야 성공한다. 그러므로 신규 설정되는 ETF에는 투자 생태계의 트렌드가 반영돼 있다.

2주에 한 번씩 이러한 리스트를 주기적으로 보는 것만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의 관심사가 어디서 어디로 흐르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 테이블을 읽어 보자

 

출처: Bloomberg

 

9.13-9.27 미국에서 신규 설정된 ETF의 개수는 총 28개다. 28개의 데이터로 트렌드를 논하기엔 조금 부족한 표본 수지만 그래도 앞으로 계속 누적될 것이므로 실망하지 않아도 된다. 위의 테이블은 9개의 열을 지니고 있다. 지금부터 각 열이 무엇인지 파악해 보자(1과 7열은 제외).

 

2열 티커 티커란 ETF 상품명의 코드라고 보면 된다. 가령 1행의 Alt Share Event-Driven ETF가 풀네임이면 해당 이름의 축약형으로 EVNT가 되는 것이다. MTS에서 해당 ETF를 거래하고 싶다면 복잡하게 풀네임을 타이핑할 필요가 없고 티커만 치면 된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풀 네임보다는 티커의 검색 정확도가 더 높다.)

 

3열 ETF 이름 ETF의 풀네임이다. ETF를 포함한 대부분의 상품명은 일견 길고 복잡해 보이지만 전과 후로 양분된다. “전”이란 맨 앞에 오는 글자인데 이 글자는 생소할 수 있으나 주로 ETF를 발행한 자산운용사를 뜻한다. 가령 2행에 있는 ETF의 첫 글자는 abrdn인데 이는 Aberdeen이라는 영국계 자산운용사를 뜻한다. 이 ETF는 먼가 복잡해 보이지만 앞 글자만 봐도 Abrdn 이란 회사가 만들어낸 상품임을 알 수 있다.

“후”는 그 뒤에 따라오는 단어들로 주로 펀드의 특성을 상징한다. 3행의 Avantis US Large Cap Value ETF – “전”은 Avantis고 “후”는 US Large Cap Value ETF다. Avantis는 높은 확률로 이 ETF를 만든 운용사일 것이다(실제로 그러하다). Large Cap Value란 말 그대로 대형+가치주를 의미한다. 즉 Avantis가 만든 미국의 대형 가치주에 투자하는 ETF 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펀드명만 읽을 줄 알아도(유추해도 된다) ETF 투자에 있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펀드명을 제대로 읽는 게 금융 상품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 세부적인 자산 및 전략의 이해에 앞서 펀드명을 제대로 읽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4열 자산 종류 ETF가 투자하는 자산군을 뜻한다. 주로 Equity(주식)과 채권(Fixed Income)이 주를 이루며 원자재(Commodity)와 대체자산(Alternative) 같은 비전통 자산들이 있다. Mixed Allocation은 자산배분을 의미하는데 이는 주식, 채권 및 원자재와 같은 여러 자산군들을 혼합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5열 전략 이는 자산이란 큰 카테고리 안에서 세부적으로 어떤 전략을 활용하는지 명시된 내역들이다. Value는 가치주, Growth는 성장주 그리고 Blend는 이 둘을 혼합한 전략을 의미한다. 채권에서 Government는 정부 채권, Corporate는 회사채 그리고 Aggregate은 이 둘을 합친 전략이다. 물론 모든 전략을 한 단어로 요약할 수는 없다. 가령 10-12행에 나오는 비트코인, ESG 그리고 기후변화에 투자하는 ETF들의 경우 전략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어렵다.

 

 

6열 지역 펀드를 발행한 운용사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를 의미하지 않는다. 해당 ETF가 투자하는 지역(Geography Exposure)을 뜻한다. 물론 대부분의 투자처는 미국이다. Global과 International은 동일해 보이는 단어인데 전자의 경우 전 세계를 의미하는 반면 후자의 경우 2개 이상의 여러 국가를 의미한다. Global이 보다 넓은 의미에서의 해외 투자를 뜻한다.

 

 

8열 보수 ETF의 운용 보수를 의미한다. 가장 흥미로운 상품은 1행에 있는 1.25%이다. ETF는 기본적으로 낮은 운용 보수를 무기로 삼는데 1.25%는 정말 무지막지하게 높은 수치다. 일반적으로 블랙록 그리고 뱅가드가 운용하는 대표 ETF들의 보수는 0.10% 내외다. 그러니 1.25%는 ETF 기준에선 엄청나게 높은 보수다.

다만 해당 ETF만 보수가 1.0%를 넘어가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Event-Driven이라는 전략이다. 일반적으로 Event-Driven 전략은 헤지펀드들이 많이 활용한다. 일반적인 투자가 아닌 기업의 특정 이벤트(인수 합병, 유상 증자 등등)에 베팅하는 전략을 취한다. 즉 손이 많이 가는 전략이기에 그만큼 보수가 높을 수밖에 없다. 물론 손이 많이 간다고 수익률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헤지 펀드와의 내기에서 이긴 워런 버핏의 S&P 500 ETF 무지성 투자를 기억하자!

 

 

9열 시가총액 시가 총액이 ETF 선택에 있어 중요한 이유는 시가 총액과 거래량이 일반적으로 비례하기 때문이다. 즉 사이즈가 작은 ETF는 그만큼 시장에서 수월하게 거래가 되지 않고 이는 매수와 매도의 과정에서 원하는 가격으로 체결이 쉽게 되지 않을 수 있음을 뜻한다. 최악의 경우 ETF를 매도하고 싶은데 거래가 너무 안돼서 체결이 안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코스피의 대장주 삼성전자와 코스닥의 이름 모를 기업의 거래량을 생각해 보면 시가 총액이 왜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즉 동일한 전략을 활용하며 보수가 같다면 사이즈가 큰 ETF를 택해야 한다.

 

| 트렌드는 Thematic Investing을 향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ETF는 콘텐츠다. 책과 영화가 그러하듯 모든 콘텐츠는 이름을 어떻게 짓냐가 관건이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이름이 매력적이지 않으면 유명해지기 힘들다. 그런 맥락에서 ETF도 이름이 중요하다. 이름에 대부분의 정보가 반영돼 있음을 뜻한다.

28개의 ETF 명을 읽어 보면 상당히 트렌디한 단어들이 많이 있음을 알 수 있다. Digital, Decarbonization(탈탄소), Climate, ESG, Deflation 및 Online Trading 등 요즘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단어들이 죄다 동원돼 있다. 되려 사람들이 익숙한 S&P 500, 나스닥 및 Dow 같은 단어들은 없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점은 최근 상장되고 있는 ETF들이 대부분 전체 시장(S&P 500, 코스피 및 니케이가 예시)이 아닌 협소한 니체 마켓에 투자하는 테마형 상품이 많다는 것이다. 이를 Thematic Investing이라 부르는데 이러한 니체 마켓에 투자하는 ETF들을 Thematic ETF라고 한다.

코로나 이후 ETF들이 점차 Thematic Investing으로 흐르는 데는 크게 2가지 이유가 있다.

 

① 생존을 위한 전략적 선택 같은 전략으로는 선발주자들을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 여기서 말하는 선발주자란 블랙록, 뱅가드 그리고 스테이트 스트리트와 같은 글로벌 ETF를 지배하는 제왕들이다. 가령 스테이트 스트리트가 운용하는 최초의 ETF S&P 500 지수 기반의 SPDR은 그 규모가 400 Billion USD(~460조 원)다. 이들은 S&P 500, 나스닥 그리고 다우지수와 같은 대표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을 꽉 잡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ETF 생태계로 유입하려는 후발 주자들은 이러한 대표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로는 절대 경쟁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없다. 그러니 보다 전략적이고 니체 마켓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 위주로 갈 수밖에 없다.

 

② 코로나가 불러온 산업의 재편 코로나 바이러스는 기존 산업 구조를 뒤바꿨다. 물론 코로나 전에도 IT는 핵심적인 산업이었고 에너지 산업은 하향세였다. 하지만 코로나는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시켰다. IT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더욱 증가했으며 반면 에너지 기업들은 탈석유 및 탈탄소 어젠다로 무장한 ESG의 등장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산업 간의 괴리가 크게 벌어지고 있으며 그 괴리를 기회로 삼고 나타나는 신생 분야들이 있다. 클라우드, 디지털, 비트코인, 기후 변화, 바이오와 AI 등을 뜻한다. 즉 투자자들은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S&P 500 ETF보다는 협소하지만 훨씬 상승 폭이 큰 테마들에 투자하고 싶어 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점차 테마형 ETF가 늘어나는 추세다.

 

ETF 그 자체가 트렌드 ETF가 시대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이유는 ETF라는 포장지는 대부분의 내용물을 포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ETF는 전통적인 주식과 채권부터 위에서 언급된 Event-Drvien 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 전략도 포괄한다. 동시에 S&P 500 지수와 같은 대형 시장부터 AI와 같은 테마형 지수도 추종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ETF는 모든 것을 쌀 수 있는 포장지(Wrapper)라고 봐도 무방하다.

 

투자자 유의사항: 이 콘텐츠에 게재된 내용들은 작성자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 없이 작성되었음을 확인합니다. 해당 글은 필자가 습득한 사실에 기초하여 작성하였으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라며, 투자 시 투자자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최종 결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해당 글은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자의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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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자산운용사 상품팀 금융인. ETF와 지수에 대해 모든 걸 설명하겠습니다. “It started out as a product, and it became an industry” (일개 상품으로 시작한 ETF는 이내 그 자체로 산업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