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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by 조선일보

"배부른 위선자? 선한 영향력 끼치고 싶었다"

오는 20일 '세계 난민의 날', '내가 본…' 대만 출간하는 정우성


"스타라는 수식어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캐릭터를 찾아가면서 어떤 배우가 될 것인지 자문하고 탐구해온 세월이었어요. 누구는 방황이라 표현하겠지만, 저에겐 그러한 방황조차 두려움 없이 끝없는 도전을 통해 나 자신을 입증해 보이는 과정이었지요."

조선일보

난민 보호를 비롯한 사회적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는 배우 정우성이 11일 론진 홍보대사 자격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과거 과시욕에 솔깃했다면 이젠 제품의 철학을 먼저 살펴보게 된다"고 말했다. /론진

2015년부터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사회적 목소리를 내온 배우 정우성(47)은 쉼 없이 자신을 단련하는 사람이었다. 오랜 기간 스타라는 자리를 지키면서도 다양한 사회 활동을 해온 비결이다. 그는 2014년 해외의 난민 캠프를 방문한 일을 계기로 이듬해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공식 임명됐다. 이후 네팔, 남수단, 레바논 등지의 난민촌을 자비(自費)로 방문하는 등 난민 보호와 차별 반대를 꾸준히 외쳤다. 2018년 유엔난민기구 특사 자격으로 한국에 온 배우 앤젤리나 졸리를 만났을 때도 난민 보호를 지지하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지난해 6월 펴낸 난민 에세이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은 지금까지 2만여부가 팔렸고 오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대만에서도 출간될 예정이다. 정우성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취약한 환경의 난민들에게 큰 어려움이 찾아오고 있다"면서 "모두에게 어려운 시기지만 여력이 된다면 관심을 나눠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개념 배우'에서 '배부른 위선자'까지 찬사와 비난을 한꺼번에 받았지만 그는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꿋꿋이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과거엔 어떤 과시욕으로 나를 표현하려 했다면, 이젠 내가 나 스스로에게 바라는 모습을 어떤 철학을 통해 대중에게 선보일 수 있을까 고민한다"고 했다.


영화 '비트'(1997)를 통해 '청춘의 아이콘'으로 등극한 정우성은 영화 '태양은 없다'(1999), '무사'(2001),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등으로 대중의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영화 '똥개'(2003)에선 사투리 욕설에 무릎 나온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인간미 넘치는 열연을 했고, 자폐아에 대한 남다른 시선을 담은 영화 '증인'(2019)에선 물 흐르듯 담담한 연기로 '틀을 깨는 데 성공했다'는 호평을 받으며 지난해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2년 전부터는 스위스 시계 브랜드 론진의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스위스를 비롯한 세계 곳곳을 오가며 한국을 해외에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변신은 끝이 없다. '두려움 없는 방황'으로 스스로를 규정한 정우성은 뮤직비디오, 단편영화 등에서 쌓은 연출 경험을 토대로 장편 영화 '보호자'의 감독으로도 나섰다. 지난 2월 크랭크인한 첫 상업영화 연출작으로 그는 김남길, 박성웅과 함께 주연도 맡았다. 현재 영화 후반 작업 중이라는 그는 "스스로를 혁신해야 오랜 시간 연속적인 가치와 평판을 이어갈 수 있다는 걸 최근 몇 년 들어 깨닫게 됐다"고 했다.


지난 4월 부친상을 당하고도 코로나 사태로 조문조차 받을 수 없었던 그는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지만 자신을 돌아보고 탐구하는 기회로 활용하면 위기를 긍정적으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성이 생각하는 '진짜 멋'은 다분히 철학적이었다. "아무것도 덧대지 않고 본질에 충실하게, 세상 누구와도 비교할 필요 없이 자신을 깎고 깎아내어 가장 심플하게 나를 표현해내는 것!" 지천명을 바라보는 이 잘생긴 배우는 "궁극의 단순함을 찾아가는 과정이 인생이란 고된 항해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비법"이라며 싱긋 웃었다.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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