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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정상에서 누리는 낭만

케이블카를 타고 설악산에 올랐다. 권금성에 올라 내려다봤고, 내려다봤던 산자락 품에도 안겼다. 그렇게 설악산 추억의 결을 하나 더 보탰다.

​글·사진 김민형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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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을 오고 가는 설악 케이블카. 뿌연 안개가 설악산을 신비롭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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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드리우면 설악산이 화려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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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의 산세,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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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옷을 갈아입고 있는 설악산

정상까지 한숨에, 설악 케이블카

속초에서 산을 찾는 여행자라면, 반드시 설악산에서 만나게 되어있다. 해발 1,708m. 한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명산의 아름다움을 두 눈에 담기 위해 설악산으로 향했다. 사실 설악산은 6.25 전쟁 전에는 북한 땅이었다. 유엔과 국군이 서울을 수복한 뒤 북진하며 되찾은 땅이다. 이후, 금강산과 설악산 사이에 휴전선이 그어지고 1970년에 대한민국 다섯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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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권금성은 단단하고 묵직한 느낌의 바위 봉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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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 케이블카는 단 5분만에 여행자를 정상에 데려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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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본 통일대불, 통일을 염원하며 만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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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명까지 태울 수 있는 설악 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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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 케이블카는 2002년 스위스 기술을 도입해 케이블카를 전면 리뉴얼했다.

설악산은 높다. 하지만 힘들지 않다. 정상 부근까지 케이블카가 운행되기 때문이다. 설악 케이블카를 이용하려면 웹사이트에서 운행 정보를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우천이나 강풍에 의해 운행이 조기 종료될 수 있기 때문이다. 티켓은 사전 예약 없이 현장 구매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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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 케이블카 탑승권, 성인 1인 기준 1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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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 케이블카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티켓은 하산할 때 한 번 더 이용해야 하니 주머니에 잘 넣어 두도록 하자. 설악 케이블카는 최대 무게 5,100kg으로 정원 50명을 태울 수 있을 만큼 크기가 크다. 대기 승객 인원에 따라 운행 시간이 다른데, 사람이 많을 때는 5분 간격, 사람이 적을 때는 15분 간격으로 설악산 정상을 향해 승객을 실어 나른다. 운행 거리는 대략 1.2km이며 운행 시간은 단 5분 정도. 중간 지점에서 하행하는 케이블카를 만나면 관광객들은 서로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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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고 가는 건너편 케이블카에 괜히 인사를 한 번 건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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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히 젖어가는 설악산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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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의 단단함은 바위로부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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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늘어선 케이블카 줄. 가을이 깊어질수록 여행자들이 점점 붐빈다.

정상에 다다를 즈음 산골짜기에 걸쳐 있는 구름을 지나칠 때면 에어컨 바람 같은 시원한 냉기가 창틀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다. 참고로 설악 케이블카는 2002년 스위스 기술을 도입해 케이블카를 전면 리뉴얼하고 전자동 시스템을 갖췄다고 한다. 해발 700m, 권금성 탑승장 전망대에 오르면 맑은 날에는 멀리 속초 시내와 동해바다까지 선명히 보인다. 무엇보다 6개의 화강암 봉우리가 우뚝 솟은 울산바위 등줄기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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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의 설악산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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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의 진가는 흐린 날 만날 수 있다. 고요하고 적막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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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금성 탑승장에서 15분 정도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봉화대가 나온다.

전체 둘레가 4km에 육박하는 울산바위는 2013년 대한민국 명승 제 100호로 등록되었다. 오랜 시간 이어진 풍화 작용으로 입체적인 윤곽은 더욱 날렵해졌다. 마치 거대한 현대 미술 작품을 보는 듯하다. 울산바위를 뒤로하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해 보자. 이제 설악산의 본모습을 만날 차례이다.

  • · 강원도 속초시 설악산로 1085
  • · (왕복) 대인 15,000원, 소인 11,000원 (37개월- 초등학생)
  • · 033 636 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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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입구, 설악산 전경

속초의 보물, 설악산의 매력

권금성 봉화대로 향했다. 권금성 탑승장으로부터 계단으로 된 등산로를 따라 15분이면 충분하다. 이제는 흔적만 남은 권금성 터는 고려 고종 시기인 1254년 몽고의 침입 때 백성들의 피난처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권씨와 김씨 두 장수가 하룻밤 만에 성을 쌓았다고 전해지는데, 현재는 비스듬한 절벽에 돌무더기만 군데군데 남아 있다. 관광객이 쌓아 놓은 돌탑은 새로운 볼거리가 되었다. 듬성듬성 바위 사이에 자라난 잡초도 설악산의 기운에 동화돼 신비롭게 느껴진다.


너른 성터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우뚝 솟은 암석 봉우리가 보인다. 해발 850m, 봉화대 정상이다. 봉화대 정상에서는 동해바다 쪽으로 펼쳐진 외설악과 산세가 우거진 내설악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녹음이 우거진 산의 모습도 일품이지만, 수풀 사이로 거침없이 모습을 뽐내는 기괴암의 풍광이 절경이다. 울산바위와 함께 봉화산 봉우리 일대의 암석들은 수염이 덥수룩한 중년 남성처럼 근엄한 깊이가 있다. 참고로 권금성 터 주변은 절벽이기 때문에 항상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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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금성의 날씨는 시시각각 변한다. 가을에는 가볍게 두를 수 있는 외투를 챙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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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암의 전경, 고고한 염불소리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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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마음이 편해지는 한국의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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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암이라는 이름다운 풍경, 안락함이 가득한 사찰 내부 모습

권금성 탑승장에서 조금만 아래로 하산하면 안락암에 갈 수 있다. 안락암을 찾는 건 어렵지 않다. 산속에 울려 퍼지는 목탁 소리가 사찰의 위치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해발 700m에 위치한 안락암은 고요한 분위기의 사찰이다. 652년 신라 진덕여왕이 횡성사(현재 신흥사)를 건축할 때 산내에 지은 사찰로 추측되고 있다. 사찰 내부에는 은은한 색감으로 빛나는 연등이 천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우렁차게 울려 퍼지는 불경은 어느새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안락암에서 10m 남짓 내려가면 수령 800년의 무학송이 있다. 학이 춤을 추는 모습이란 뜻의 이름에 걸맞게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소나무 줄기가 웅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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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암은 652년 신라 진덕여왕이 횡성사(현재 신흥사)를 건축할 때 산내에 지은 사찰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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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의 강인함과 사찰의 너그러움. 조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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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 등불이 사찰 내부를 가득 밝힌다.

설악산은 노포의 주방장 같다. 뭔가 익숙한 감각이지만 깊이가 다르다. 게다가 노련해서 신비롭기까지 하다. 설악산은 매 계절 새로운 얼굴을 여행객에게 선사한다. 울산바위, 봉화대, 대청봉 모두 설악이 품고 있는 갖가지 매력들이다. 전체적으로 빼어나게 아름답지만, 등산로에서 만난 꽃 한 송이, 새 한 마리, 나무 한 그루가 더 눈에 들어온다. 사소한 것까지 골고루 아름다운 속초의 보물이 설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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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년된 무학송, 한 폭의 수묵담채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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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꽃마을의 정겨운 풍경, 고소한 두부내음이 솔솔 풍겨온다.

금강산도 식후경, 몽글몽글 콩꽃마을 순두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두부는 등산을 끝내고 먹는 두부다. 속초에서 설악산의 기운을 받았다면 응당 노학동 학사평 콩꽃마을로 향해야 한다. 이곳 일대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두부 요리를 뽐내는 순두부 본고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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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학사평 콩꽃마을. 이곳저곳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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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벗어나 한적한 시골마을을 거닐어 본다.

미시령 46번 국도 일대에 위치한 콩꽃마을은 매년 찾아오는 설악산 관광객으로 붐빈다. 지금은 어느덧 80여 개의 순두부 식당이 늘어섰다.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원조 순두부’라고 쓰여 있는 간판이 사방에 보인다. 오래전부터 가업을 물려받아 해오는 노포가 많아 어느 식당이든 순두부 맛은 기본이다. 한참을 서성이다 ‘송정희 어머니 순두부’로 들어갔다. 이곳은 올해로 23년째 운영 중인 곳으로 순두부, 모두부, 해물두부가 주력인 가게이다. 최근 유튜버 풍자가 <또간집> 속초 편에서 ‘속초에서 꼭 먹어야 할 순두부집’으로 꼽은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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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듯한 벽돌집. 콩꽃마을에는 두부 노포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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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송이가 하나 둘 떨어져가는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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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어머니 순두부, 최근 또간집에 방영되며 인기를 끄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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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풍자’가 꼽은 속초에서 꼭 먹어야 할 순두부집

순두부를 주문하면 깍두기, 젓갈, 콩자반, 어묵, 파래초무침, 오이무침 등등 가게에서 직접 만든 밑반찬이 먼저 나온다. 젓가락이 바쁘다. 밑반찬은 평범해서 매력적이다. 메인 요리안 순두부와 된장 비지가 나왔다. ‘송정희 어머니 순두부’의 시그니처 메뉴는 된장 비지다. 황태구이나 순두부를 시켰을 때만 나온다. 된장 비지를 현미밥에 쓱쓱 비벼 한 숟가락 먹었다. 담백한 콩비지의 맛과 된장의 감칠맛이 진하게 전해진다. 몽글몽글한 순두부는 첫맛은 심심하지만 점점 고소한 풍미가 올라온다. 함께 나온 간장을 기호에 맞게 순두부에 넣어 곁들이면 더 좋다.


이곳의 순두부가 특히 맛이 좋은 이유는 연천에서 난 국내산 콩과 깨끗한 동해 바닷물이 만났기 때문이다. 응고제 역할을 하는 바닷물은 미네랄이 풍부해서 콩이 가진 고소한 맛을 더욱 극대화한다. 역시 좋은 음식은 좋은 재료와 정성에서 나온다. 이곳 주방의 가스불은 꺼지는 일이 없다고 한다. 새벽 4시부터 12시간 이상 계속해서 비지를 끓인다. 상온에서 금방 상하는 비지를 오래 보관하는 방법을 연구하던 끝에 탄생한 것이 바로 된장 비지다. 담백한 순두부와 된장 비지를 그릇까지 싹싹 비웠다. 유명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속초에서 설악산을 올랐다면, 결국 남은 길은 하나다. 순두부로 향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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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갈하게 차려진 순두부 한상. 고소한 냄새가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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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담백한 순두부. 끝맛에서 고소한 풍미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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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시그니처 메뉴, 된장비지. 하루종일 폴폴 끓여낸다.

  • 송정희 어머니 순두부
  • · 강원 속초시 원암학사평길 192 송정희 어머니 순두부
  • · 매일 05:30~20:00
  • · 순두부 1만2,000원, 얼큰순두부 1만3,000원, 모두부 1만5,000원
  • · 033 63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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