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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by SRT매거진

Here we Go #울주

이뤄져라 간절한 소망

올해도 다사다난했지만 감히 말하고 싶다. “모두 잘 참고, 잘 사셨어요”라고. 이겨내지 못할 것 같은 사건 속에서도 우리가 견딜 수 있는 것은 삶의 기쁨을 아주 작은 것에서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주어진 특별한 재능일 것이다. 그러니 여행하자.


글 정상미 사진 이효태


간절곶 해맞이에서 호카곶 해넘이까지

모두가 고개를 처박고 스마트폰을 바라보고 있지만 나는 안다. 그들이 얼마나 뜨거운 심장을 지녔는지. 월요일에는 주말을 기다리고, 주말에는 허송세월한 시간을 아까워하며 올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하지 않은 일은 끝내 내 것이 될 수 없고, 말하지 않은 소망은 이뤄지지 않는다. 이불을 박차고 나와, 고개를 당당히 들고서 지평선을 물들이는 저 해를 맞이하라.

이미 경험하지 않았는가. 그대의 자리, 그대의 옆 사람, 그대의 물건. 모두 스스로 선택해서 취한 것임을. 저절로 이뤄지는 일은 하나도 없으니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간절곶, 대륙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이곳의 의미는 참으로 크다. ‘곶’이란 삼면은 바다, 육지에서 뾰족하게 튀어나온 곳을 가리킨다. 뾰족하게 튀어나왔다고 하지만 막상 이곳에 서면 드넓은 바다 앞에 작은 존재로서의 나만 있을 뿐이다.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아침이 온다’는 장엄한 문구가 새겨진 돌탑을 뒤에 두고 푸르고 광활한 바다 앞에 선다. 수평선 가까이 부지런한 어민들이 띄운 배가 수면 위에서 찰랑인다. 핑크빛으로 차곡차곡 물들어가는 하늘에 구름이 서서히 비켜나자 시뻘건 태양이 푸른 바다와 대비되며 똑똑한 제 모양을 드러냈다.

새해를 앞두고 간절곶을 찾는 인파는 늘어날 것이 틀림없다. 올 한 해도 다사다난했으니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간절한 소망을 저 해에 걸 것인가. 나는 그들의 간절한 소망이 이뤄질 것이라 확신한다. 그것이 1월 1일의 해가 아니더라도! 스마트폰에 고개를 묻는 것은 얼마나 쉬운가. 그러니 역동하는 생명력을 쫓아 무거운 이불을 박차고 나온 그 한 걸음이 귀하다. 간절곶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을 넘어 유라시아(유럽+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다. 그러니 ‘간절곶에 해가 떠야 유라시아에 아침이 온다’는 말도 틀리지 않는다. 간절곶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해가 마지막까지 머무르는 곳은 포르투갈 신트라시 호카곶이다. 지난 2017년 울주군과 신트라시는 이를 기념하며 ‘협력 및 우호교류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호카곶의 상징물을 본뜬 ‘카보 다 호카(Cabo da Roca_여기,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된다)’를 간절곶에서 만날 수 있는 이유다.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호카곶은 세계적인 해넘이 장소로 유명하다. 푸른 바다와 대조되는 형형한 붉은 해를 바라보며, 세계의 많은 사람이 간절곶에서 호카곶에 닿는 루트를 소원하길, 반질반질 윤이 나도록 걸음하길 꿈꿔본다.


모두에게 좋은 울주 여행 오일장, 낚시, 서핑, 카페투어

간절곶이 위치한 울주군 서생면은 명선도, 서생 이길봉수대, 강양항, 진하해수욕장 등 관광지, 유적지, 문화재, 해안가에 세워진 그림 같은 카페까지 다채로운 맛과 멋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기자는 SRT울산역에서 간절곶까지 가는 동선에 남창옹기종기시장(온양읍)에도 들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날짜 끝자리 3, 8일마다 오일장이 서는데 오늘이 그날 아닌가. 간절곶에서는 차로 약 20분이 소요되는데 시간이 딱 떨어지면 남창오일장을 꼭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살면서 본 중에 가장 큰 장이 열렸는데 서울촌년이 딱 나로구나. 온전한 여행객도 아니고, 현지인도 아닌지라 호기롭게 물건도 못 사지만 구경만 해도 저절로 신이 난다. 간절곶의 일출을 바라볼 때는 마음이 벅차더니, 상인과 행인으로 넘치는 시장에서는 마음이 훈훈하다. 

서생면 나사리에는 마을 이름을 그대로 가져간 식당, 카페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그 이름처럼 감각적이고 힙한 감성을 느낄 수 있어 젊은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하기는 이 풍경 앞에 무엇이 싫을 수 있을까. 푸른 바다 한 번 보고 커피 마시고, 노을빛 물드는 하늘 한 번 보고 음식 맛보고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웃고, 추억을 만든다. 간절곶부터 나사해수욕장에 이르는 해안길에는 취향을 저격하는 대형 카페들도 곳곳에 자리한다. 카페투어가 하나의 여행 장르가 된 만큼 울주를 찾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이뿐인가, 강태공들에게 울주 서생면은 낚시 성지다. 진지한 표정으로 바다낚시에 골몰하는 이가 한둘이 아니다. 낚시를 즐기지 않는다면 어민들이 직접 건져올린 해산물 맛을 보면 된다. 기자는 난생처음 무늬오징어물회를 맛봤다. 세상에 오징어는 갑오징어가 전부고 최고인 줄 알았는데, 이마를 탁 칩니다. 별미다 별미!

일교차가 큰 계절이다. 목까지 꽁꽁 동여매고 간절곶 일출을 보고 난 뒤 인근의 명선도로 향했다. 작은 무인도인 명선도는 어둠 속에서 검은 실루엣을 드러내고 창백한 하늘의 고고한 붉은 해는 또 다른 해돋이 맛집이 여기 있음을 보여준다. 명선도는 면적 6744m, 둘레 330m의 무인도로 일 년에 몇 번 썰물 때에야 바닷길이 열려 섬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운이 맞지 않으면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 했지만, 지난여름 진하해안과 명선도 사이에 모랫길이 조성되어 이제는 매일 썰물 때마다 섬에 들어가볼 수 있게 되었다. 바다를 가로질러 섬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참 신비롭다. 명선도 전망대에 서자 진하마을과 강양마을을 연결하는 해상인도교인 명선교와 진하해수욕장에서 서핑을 즐기는 이들도 눈에 띈다. 

한 가족이 울주에 여행을 왔다고 가정해보자. 낚시가 취미인 아빠는 간절곶에서 낚시를 한다. 서핑을 좋아하는 아들은 진하해수욕장에서 파도를 탄다. 딸은 콕 찍어둔 카페에 들러 시그니처 음료와 케이크를 맛본다. 고즈넉한 시간을 좋아하는 엄마는 갤러리 카페에서 작품도 감상하고, 개인 정원처럼 아늑한 인성암에서 자신만의 추억을 만든다. 그리고 저녁에는 다 같이 모여 무늬오징어물회를 맛보는 것이다. 아, 이 행과 행 사이에도 못다 한 이야기가 많으니 보물찾기하듯 다 찾아보시길!


OTHERS – 우리가 사랑하는 맛, 울주 핫 플레이스

풍경 맛집이죠


웃지 않는 사람이 없다. 음식 맛을 떠나서 이 풍경을 찾아온 서로의 마음이 기특해서 웃음이 나는 것이다. 서생면 나사리, 이름 그대로 간판을 내건 나사리식당은 평일 낮에도 손님으로 꽉 차 있다. 인기 메뉴인 육회비빔칼국수는 매콤함에서 ‘매’가 좀 더 센데 같이 주문한 충무김밥과 먹으니 궁합이 딱!

울산 울주군 서생면 나사해안길 15, 나사리식당 052-238-7001

맛있고 푸짐한 횟집


간절곶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데 떡바우횟집이 있다. 음식을 주문하면 물메기탕이 따라 나오는데 국물 한 번에 진국임을 알았다. 지금은 무늬오징어가 나오는 시기로 물회로 맛봤는데 꼬들꼬들한 식감과 칼콤한 양념 맛에 밥 한 공기 더!를 외쳤다.

울산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해안길 4 3, 떡바우횟집 052-238-3136

제 취향의 카페는요


누군가에게 울주 서생면은 카페가 멋있는 곳으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울주의 바다를 배경으로 저마다의 개성과 감성을 자랑하는 대형 카페들이 자리하니 시간 내어 들러보자. 최근 문을 연 그릿비는 그 자체로 작품 같다. 등 뒤로는 건축미를 뽐내는 카페, 눈앞에는 바다. 잠시 시간이 멈춰도 좋겠다.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암해안1길 4, 그릿비 0507-1475-7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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