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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by 뉴스웨이

CJ家 ‘남매경영’ 바통 4세로 이어질까…승계작업 난항

이재현, ‘이선호·이경후’ 남매경영 이어지길 꿈꿨으나

장남 이선호 마약 사건 터지며 승계 작업 브레이크


유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유례없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전통적 유통업의 정체, 정부의 규제, 일본과의 무역갈등, 중국의 한한령 등으로 이미 요동치던 유통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렸다. 당장의 실적뿐만 아니라 향후 이 후폭풍이 어떤 식으로, 어디까지 갈지도 미지수다. 오랜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간 내놨던 처방들이 더 이상 답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각 유통사들은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는 한편 사업 전략을 재편하는 등 또 다시 새로운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유통업계 그룹사를 중심으로 최근 현안과 경영 상황 등 현주소를 통해 짚어본다.

뉴스웨이

그래픽=박혜수 기자

CJ올리브영의 프리IPO로 상장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경영권 승계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이경후 CJENM 상무와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의 경영승계 발판을 나란히 마련하면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남매경영의 승계를 위한 초석을 닦기에 나섰다. 이 회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경영권 승계를 준비해왔다.


10년 전 이재현 회장은 CJ파워캐스트 지분을 이선호 부장과 이경후 상무에게 각각 24%, 12%씩 매각하면서 이 회장 자녀들이 CJ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이어 이선호 부장이 2014년 CJ시스템즈 지분을 증여받고, CJ시스템즈와 CJ올리브영이 CJ올리브네트웍스로 합병하면서 이 부장은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7.97%를 확보하게 됐다.


지난해부터는 승계 장업에 속도를 올렸다. CJ올리브네트웍스를 정보기술(IT) 부문과 올리브영 부문으로 인적분할하면서 IT 부문이 CJ㈜와 포괄적 주식 교환을 거쳐 CJ㈜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 과정에서 이선호 부장은 보유 중인 CJ올리브네트웍스 주식을 일부 넘기고 지주사 지분을 받았다. 이를 통해 이선호 부장은 CJ㈜ 지분 2.8%를, 이경후 상무는 1.2%를 갖게 됐다.


이 회장은 누나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과 함께 CJ그룹의 성장을 이끌어왔던 것처럼 이선호 부장이 그룹경영을 주도하면서 이경후 상무가 조력자 역할을 해주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장남이 마약사건이 재계를 떠들석하게 했던 만큼 이 회장의 계획대로 승계 작업을 원만하게 이어가기는 힘들어 보인다. 사건 이후 그는 CJ그룹 승계작업에 브레이크를 걸고 한 발짝 물러나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마약 스캔들’ 휘말린 후계자 이선호

1990년생인 이선호 부장은 미국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했다. 바이오사업팀 부장으로 근무하다 식품전략기획 1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현장 감각을 키웠다.


재계에서는 CJ그룹의 승계가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봤다. 장남인 이 부장은 사실상 이재현 회장의 후계자로 낙점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부장은 지난해 9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그룹 전체는 물론 후계자로서의 이미지도 실추시키며 경영수업을 받기 어려워졌다. 당시 이 부장은 변종 마약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 대마 사탕, 대마 젤리 수십여 개를 밀반입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검찰이 진행한 소변검사에선 대마 양성 반응도 나왔다.


이 부장은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석방됐다. 이후 항소심에서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원심에 없었던 보호관찰 4년과 약물치료 강의 수강 40시간도 명령했다.


CJ제일제당은 이 부장의 형이 확정된 이후 인사위원회를 열고 정직에 해당하는 중징계를 결정했다. CJ 측은 구체적인 징계 수위는 비공개가 원칙이기 때문에 당사자 외에는 확인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부장은 회사에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이경후 활약에도 ‘장자 승계’ 깰지는 미지수

반면 이경후 상무는 미국지역본부 통합마케팅 팀장 자리에 있을 당시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이경후 상무는 지난 2018년 CJ ENM의 브랜드 전략을 맡으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 상무는 1985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석사를 수료했다. 이후 2011년 7월 지주사 CJ 사업팀 대리로 입사해 그룹 전반에 대해 파악해 왔다.


이 상무는 CJ오쇼핑으로 자리를 옮겨 상품기획·방송기획 관련 조직에서 경험을 쌓았다. 2016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CJ 미국지역본부에서 통합마케팅을 담당하면서 그룹 북미 사업 전반의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데 참여했다. 이 회장은 2017년 당시 통합마케팅 팀장이던 이 상무를 상무 대우로 승진시켰고, 8개월 만에 다시 상무로 승진시키면서 CJ ENM에 합류하도록 했다. 이에 재계에서는 이재현 회장이 이 상무에게 이미경 부회장의 역할을 맡게 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 상무는 현지에서 한류 콘서트 ‘케이콘’ 흥행을 성공시켰다. CJ ENM으로 자리를 옮긴 이듬해인 2019년 일본에서 치러진 케이콘 또한 역대 최대 규모인 8만8000명의 관중을 모으며 성료했다.


이 회장은 내년까지 CJ ENM의 매출액을 11조 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이경후 상무가 경영 수업이 아닌 경영 능력 시험대에 올랐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CJ ENM의 매출액은 3조7897억 원, 영업이익 2694억 원을 기록했다.


CJ그룹은 ‘장자 승계’ 원칙을 확고히 하고 있지만, 지난해 12월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CJ 신형우선주 이 부장과 이 상무에게 똑같이 나눠주면서 이 상무의 역할이 커질지도 주목된다. 이 회장은 자신의 CJ 신형우선주 184만1336주를 이경후 상무와 이선호 부장에게 92만668주씩 나눠줬다.


이 때문에 마약사범으로 집행유예를 받은 이 부장에게 CJ그룹 총수 자리를 맡길 경우, 사회적 비난과 기업 이미지 손상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승계 구도에서 이경후 상무가 대안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CJ그룹 측은 승계와 관련, 아무것도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이선호 부장과 이경후 상무의 지주사 지분도 2%대로 낮고 승계 또한 아직 진행 중인 사안일 뿐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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