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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by M투데이

[시승기] "고민이 왜 필요할까?" 모범 답안 같은 전기 SUV 기아 EV3

기아 EV3 GT line

기아 EV3 GT line

기아는 지난 5월 23일 "EV3"를 세계 최초 공개하면서 '본격적인 EV 시대 열어줄 모두를 위한 전기차'라는 말을 했다. 전기차 캐즘을 정면 돌파하고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어 가겠다는 기아의 전용 콤팩트 SUV 전기차가 등장했음을 당당히 알렸다.


7월 24일 진행된 기아 EV3 시승행사를 통해 서울에서 속초까지 약 201km 구간을 도심, 고속도로, 일반도로 그리고 와인딩 코스를 다양하게 체험하며 기아가 EV3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직접 확인했다.

기아 EV3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으로 기아의 EV6, EV9에 이은 세 번째 전기차 모델이다. 하지만 원하는 고객은 확연하게 다르다. 그것이 EV3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 할 수 있다.

디자인

기아 EV3의 디자인은 처음 보지만 익숙하다. 기아가 처음 공개했던 콘셉트카의 디자인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오퍼짓 유나이티드' 디자인 철학과 미래지향적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 디지털 시대에 맞춰 진화한 '타이커 페이스'가 EV3에도 그대로 녹아 있기 때문이다.

EV3 전면부는 EV9의 디자인과 매우 닮아있다. 작은 차체임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한계까지 다 쓴 듯한 모습이다. 큐브 형태의 헤드램프가 수직으로 내려오면서 차체를 더 크로 넓게 보이게 만들고 EV9에서 본 주간주행등 역시 잘 어울린다.

측면에서 보면 EV3는 넓은 공간감을 보여준다. 사각형의 직선을 사용한 덕분에 차체를 더 크게 보이게 하고 루프에서 뒤로 흐르는 라인은 살짝 내려가며 스포티한 분위기도 만든다. 특히 2열 도어 핸들은 C필러에 통합된 것으로 보일 정도로 절묘하게 디자인했다. 휠 디자인도 콘셉트와 잘 어울리는데, 어스 트림에는 17인치가 기본이며, 19인치를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고, GT-line에는 19인치 휠이 기본 제공된다. EV9의 휠은 블랙 컬러와 가장 잘 어울린다.

후면 디자인 역시 EV9의 것을 사이즈를 줄여 넣은 듯 하다. 리어 글라스에서 시작하는 테일램프를 테일게이트 바깥쪽으로 밀어 최대한 넓게 보이게 만들고 테일게이트 디자인을 심플하게 만들었다. 사각형에 가까운 테일게이트 디자인 덕분에 짐을 싣고 내릴 때 더 편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GT-line은 프런트 및 리어 범퍼 디자인이 어스 트림과다르다. 라인을 더해 스포티한 느낌을 만들어 준다.

공간, 편안함

슬라이딩 콘솔 테이블

슬라이딩 콘솔 테이블

공간,  EV3를 가장 쉽게 이해하고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이 '공간'이다. 특히 자동차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지만 운전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공간인 운전석에 간단한 장치를 더해 운전석의 자유도를 높였다.

EV3의 슬라이딩 콘솔 테이블은 15인치 노트북을 올려놓고 간단한 작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생각외로 크고 쓸모가 있다. 매끄러운 표면처리 덕분에 운전 중에는 편하게 팔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지만, 제대로 활용 하기 위해서는 정차 후 사용해야 한다. 미끄러운 표면인 만큼 운전 중 물건을 올려 둘 경우 시트 사이 또는 가속 페달이나 브레이크 페달로 물건이 떨어질 수 있고, 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슬라이딩 콘솔 테이블은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데, 아래 공간에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 2개의 컵홀더와 작은 수납 공간이 있다. 위치가 낮아 커피나 물을 컵홀더에 둘 경우 마시는 과정에서 허리를 살짝 숙여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운전에 방해되지 않는 위치는 괜찮다. 

사진:기아 카탈로그

사진:기아 카탈로그

기아는 1열 운전석 릴렉션 컴포트 시트, 대용량 트렁크, 폴딩 시트, 2열 V2L 기능까지 차 안의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사람이 앉아 있는 공간은 여유롭다. 4.3m에 불과한 작은 차체지만 휠베이스를 2.6m까지 만드는 플랫폼 덕이다. 1열 시트는 운전자에게 충분히 맞출 수 있고  시트는 적당히 푹신한 느낌으로 몸을 받아 준다. 측면 지지력도 일상적인 주행을 할 경우라면 100%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다.

동반자석에는 워크인 스위치가 있어 뒷좌석 탑승자 공간을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고, 뒷자리 역시 불편함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무릎 공간도 여유롭고 헤드룸 공간도 충분하다. 시트 등받이 기울기도 적당해 불만이 나올 수준은 아니다.

EV3의 공간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요소는 바로 헤드레스트다. 마치 고급 세단에 타고 있는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편안해 주행 중에도 계속 머리를 헤드레스트에서 떼고 싶지 않을 정도다.  

일반형도 있지만, 메쉬 타입은 정말 간단한 구조로 되어 있지만 편안함 측면에서는 벤츠 S-클래스와 같은 고급 세단의 헤드레스트에서 느낄 정도의 부드러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왜 전기차 대중화를 선언했는지 알게 해주는 주행 능력

EV3의 운전석은 미래지향적 느낌이 충분하다. 12.3인치 디스플레이 두 개를 연결한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가장 먼저 사로잡고, GT-line에는 3 스포크 D컷 스티어링 휠이 장착된다. 가운데에는 드라이브 모드 버튼이 위치한다. 참고로 어스 트림에는 2 스포크 디자인이 적용되며, 드라이브 모드 버튼도 왼쪽으로 이동한다.

전기차 모델이 많아지면서 흔히 말하는 시동 버튼의 형태와 이름도 달라지고 있다.  "STOP/START"에서 "READY", 그리고 기아는 전원 버튼의 아이콘에 "EV"라는 이름을 넣었다. 그리고 위치도 일반적인 위치에서 기어레버에 통합시켜 공간의 효율성을 극대화 했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해 본다.


시승한 기아 EV3 GT-line 롱레인지 모델은 전륜에 싱글 모터를 탑재했으며 150kW의 출력과 283Nm의 토크를 낸다. 배터리 용량이 81.4kWh로 EV6의 84kWh와 큰 차이가 없고, 주행가능거리는 EV3 롱레인지17인치 모델(빌트인캠 미적용)이 최대 501km지만 시승차는 478km, 복합 효율은 5.1km/kWh다. 

EV3는 현재 주행가능한 거리를 보여주며 동시에 Max, Min 두 개의 숫자를 더 보여준다. Max는 시내 위주로 최적의 주행을 했을 때 예상 거리, Min은 고속으로 가혹한 주행을 했을 때의 예상 수치다. 현재 97% 충전된 상태로 426km를 달릴 수 있지만 도심에서 최적의 조건 달성 시 최대 669km까지 주행할 수 있고, 급가속, 급제동, 고속 주행 등 가혹한 주행을 한다면 286km를 달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 정보, 운전자 보조 장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운전에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게 보여주며 운전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스티어링 휠의 감촉은 부드럽고 누가 운전을 해도 원하는 만큼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분명히 "대중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 때문에 과격한 움직임에는 다소 아쉬운 움직임이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스티어링 휠에서는 어떤 불편도 찾기 어렵다. 또한 주행 중 노면 소음이나 진동 역시 차급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극도로 억제되어 있다. 전기차 전용 타이어 역시 큰 역할을 한다. 

후방 시야는 SUV답게 시원하다. 2열 헤드레스트가 있지만 후방 시야를 확인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도심 곳곳에서 주행 중 불편한 느낌을 줄 수밖에 없는 방지턱은 EV3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규정을 어기고 제작된 것이 아니라면 통상적인 도로 방지턱은 부드럽게 넘어 간다. 초보운전자도 방지턱 넘을 때 걱정하지 않아도 될만큼 조용하게 넘는다.

도심 구간에서 가장 완벽하게 EV3를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i-Pedal 3.0' 기능이다. 스티어링 휠 좌우의 패들 시프트를 활용해 사용하면 된다. 3단계로 조절 가능하며 왼쪽 패들시프트를 3초 정도 당기고 있으면 기능이 활성화된다. 


다른 말로 하면 '원-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한 것인데, 단계에 따라 차량의 가속과 감속 느낌도 다르고 정차하는 길이도 다르다. 3.0 버전이 탑재되면서 이전의 원-페달 드라이빙에서 느끼던 거친 느낌(뒤에서 잡아당기거나 앞에서 끌어당기는듯한)은 거의 사라졌다. 이렇게 부드러워도 될까 할 정도로 매끄럽게 작동한다.  원-페달 드라이빙 자체가 전기차의 기능 중 가장 즐거운 기능 중 하나지만 호불호가 있는 기능이기도 하다. EV3의  'i-Pedal 3.0'을 사용해 보면 '불호'는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기아 EV3가 "대중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모두에게 친절하고 나긋나긋한 전기차인지는 그저 앞에 있는 도로를 달리면 바로 알게된다. 도심 구간을 달리고 일반 교외의 도로를 주행하는 동안에는 그저 '조용함'과 '평온함'으로 가득했다. 좌회전, 우회전, 직진, 후진 어떤 상황에서도 부드러운 움직임 뿐이다. 주변에 가득 들어오는 산이 펼쳐진 경관을 살펴보며 부드럽게 미끄러져 나가는 모습은 EV3가 가진 모든 주행 능력을 체험하는 순간들이었다.

EV3의 와인딩 능력은 의외로 괜찮다. 다만, 전혀 스포티하지 않다. 스포츠 모드는 EV3를 긴장시키는 수준이고 여유로운 스티어링 휠의 조작과 반응은 거친 와인딩 로드에서는 운전자를 조금은 긴장하게 만든다.

와인딩 코스는 EV3의 움직임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좌우로 거칠게 굽이치는 연속되는 도로를 달리는 동안 최대한 운전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따라오려 노력한다. 스포티한 주행은 분명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이런 와인딩 코스를 거칠게 가속하며 오르고 내리는 운전자는 없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EV3의 와인딩은 말 그대로 '나긋나긋'한 움직임으로 흔들림과 쏠림을 적절히 조절해 가면서 나간다. 부드럽게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굽이치는 커브는 사라져 있다.  절대 고성능 모델의 스포츠모드를 떠올리면 안된다. 소소한 재미를 느끼는 스포츠모드를 EV3는 확실하게 갖고 있으니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고속도로에서 EV3는 최상의 편안함, 누구나 쉽게 운전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고속도로 주행 보조2, 스마트 회생제동 기능 덕분에 시원하게 통행하는 구간은 물론 정체 구간에서도 불편함 없이 주행할 수 있다. 특히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기능을 사용하면 앞차와의 거리는 물론 직선 구간, 곡선 구간에서도 차로 중앙에서 주행할 수 있게 해주고, 스티어링 휠을 잡고 방향 지시등을 켜면 차선변경 지원도 가능해 초보 운전자도 두려움 없이 고속에서 차선 변경이 가능하다.


 EV3의 출력은 150kW로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스트레스 없이 주행하기 충분하다. 전기차 특성상 가속페달을 밟는 즉시 반응이 오지만 EV3는 여유롭다. 부드럽게 가속을 시작한다. 고속도로 주행 시 규정 최고 속도100 - 110km/h 범위 안에서는 가볍게 가속페달을 밟으면 대부분 가속, 추월 모두 쉽게 가능하다. 참고로 EV3의 최고속도는 173km/h에서 제한된다. 대중적인 전기차이기에 속도에 욕심이 없다고 봐도 좋겠다.

캠핑, 차박을 한다면 이 기능 필수

기아 EV3의 V2L 기능을 활용해 아이스크림 냉장고를 사용하는 모습

기아 EV3의 V2L 기능을 활용해 아이스크림 냉장고를 사용하는 모습

캠핑, 아웃도어, 낚시 등의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EV3는 이에 대한 충분한 답안을 갖고 있다. 바로 V2L 기능이다. 220V를 연결해 노트북으로 업무, 공부를 하는 것도 당연하며, 캠핑시 필요한 전기 장치들을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밤새 전기를 사용해도 충분히 집까지 돌아갈 만큼은 남아 있을 것이다. 

EV3의 V2L 기능을 이용해 충전을 하는 모습

EV3의 V2L 기능을 이용해 충전을 하는 모습

당연히 전기를 사용하는 소형 가전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V2L 기능을 이용해 반대로 전기 제품을 충전할 수도 있다. 

기아 EV3에 탑재된 생성형 AI

기아 EV3에 탑재된 생성형 AI

캠핑, 아웃도어에서 간혹 무료한 시간에도 즐길 수 있는 기능 중 게임도 있지만 생성형 AI와 대화도 재미 있을 것이다. 다양한 차량의 기능 제어나 차량 설명서의 설명과 같은 기본적인 능력 외에도 챗GPT처럼 대화를 할 수 있다. 


일상적인 대화 수준이라면, 주거니 받거니하며 묻고 대답할 수 있고, 쉽게, 길게 또는 짧게 답변을 해줄 정도로 능수능란한 AI의 실력에 살짝 감동했다. 다만 부정적인 답변을 유도하는 질문을 하면 원하는 답변을 듣는 것은 불가능하다. 운전자에게 즐거움과 편안한을 주기 위한 EV3의 생성형 AI는 긍정적이고 즐겁고 행복한 관점에서 답변을 한다. 운전 하면서 즐거운 이야기를 더 많이 하게 하려는 기아의 고도의 전략일 수도 있지 않을까?

EV3, 이 옵션은 비교해 볼만 해

기아 EV3는 매력적인 전기 SUV다. 경쟁자가 없는 시장에 과감하게 뛰어 들었고, '대중화'를 선포했다. 그만큼 소비자에게 호불호 없는 매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서 EV3는 '에어', '어스', 'GT-line' 세 가지 트림으로 구분하고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많은 패키지를 준비했다. 그 중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해야 할 것들이 있다. 일부 옵션이나 패키지의 경우 트림이 바뀌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가장 먼저 헤드램프다. 일반 LED 헤드램프 또는 스몰 큐브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로 구분된다. 둘 다 LED 헤드램프지만 디자인이 우선이라면 큐브 LED를 선택하는 것도 좋겠다.

헤드램프와 마찬가지로 리어 램프도 다르다. 센터까지 이어지는 것과 이어지지 않는 것은 주간 보다는 야간 시인성이나 존재감 측면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EV3의 핵심은 '슬라이딩 콘솔 테이블'이다. 이 기능이 있고 없고 차이가 상당해 보인다. EV3를 구매해야 한다면 이 옵션은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직접 EV3에 앉아 경험해 보면 좋을 옵션이다.

EV3, 가격은?

EV3 에어 스탠다드 트림은 4,208만원(세제 혜택 후 3,995만원), 롱레인지 트림은 4,650만원(세제 혜택 후 4,415만원)이다. 어스 스탠다드 트림은 4,571만원(세제 혜택 후 4,340만원), 롱레인지 트림은 5,013만원(세제 혜택 후 4,760만원)이다. GT-line 스탠다드 트림은 4,666만원(세제 혜택 후 4,430만원), 롱레인지 트림이 5,108만원(세제 혜택 후 4,850만원)이다. 실제 구매시에는 거주 지역의 보조금 정책에 따라 가격은 달라지며, 에어 스탠다드 모델의 경우 3천만원대 중반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이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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