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비즈]by 매일경제

“눈 내리면 몰매. 후륜구동車 욕하지 마라”…설설에 쩔쩔, 운전자 탓?

무관심·무대책 대신 죄 뒤집어써

겨울타이어, 스노체인 장착해야

매일경제

서울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산사거리 인근 도로에서 차량들이 멈춰 서있다. 이날 서울시에는 적설량 3.8cm의 눈이 내린 가운데 눈이 얼어붙어 차량들이 언덕을 오르지 못하면서 수 시간 동안 정체가 지속됐다. 7일에는 서울 아침 최저기온 영하 14도의 한파까지 닥쳐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얼어 극심한 출근길 교통 정체가 예상된다.2021.1.6.김재훈기자

6일 출근길에 눈이 내렸다. 적설량이 적어 교통대란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올 겨울에도 운전자들이 본격적으로 ‘눈과의 전쟁’을 벌어야 한다는 신호를 보냈다.


눈은 운전자의 적이다. 특히 후륜구동 차량 운전자에게 눈은 ‘악몽’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폭설에 미끄러진 차량들로 교통대란이 일어났을 때마다 후륜구동 차량은 놀림 대상이 됐다. 평소 폼 나게 도로를 달리던 후륜구동 프리미엄 세단과 스포츠카들이 설설(雪雪) 눈길에서는 전륜구동 국산차보다 쩔쩔매서다. 반대로 4륜구동 차량들은 부러움 대상이 됐다. 후륜구동 차량 구매자에게는 제설용 삽을 옵션(사양)처럼 줘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매일경제

폭설에 미끄러지거나 방치된 차량들 자료사진 [사진출처=독자제공]

후륜구동 차량의 힘겨운 겨울나기는 눈 내릴 때마다 자동차 커뮤니티를 넘어 언론매체에서도 좋은 기삿거리가 됐다. 지난해 1월에도 후륜구동 차량은 놀림거리이자 민폐 차량으로 비난을 받았다. 지난해 1월6일 서울과 경기 일대에 기습적으로 폭설이 쏟아지면서 교통대란이 발생했다.


시내 곳곳에서 눈길에 미끄러진 차량들이 접촉사고를 일으켰다. 눈 쌓인 언덕을 오르지 못하거나 제어를 못한 차량들로 교통정체가 벌어졌다. 비탈길이 많은 서울 강남지역 도로는 마비됐다.


당시 폭설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인 차량 상당수는 후륜구동을 채택했다. 강남지역 도로가 폭설에 약한 까닭은 후륜구동 고급 세단이나 스포츠카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평소에는 흠집이라도 날까 애지중지하던 억대 스포츠카가 도로에 버려졌다는 목격담도 쏟아졌다.

매일경제

스키장 슬로프를 오르는 전기차 BMW iX [사진출처=BMW]

후륜구동 방식은 메르세데스-벤츠, BMW, 렉서스, 포르쉐,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나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가 선호한다. 고속주행 안정성, 승차감, 코너링 성능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장점이 있으면 약점도 있는 법. 눈길에는 취약하다. 조금만 가파른 언덕을 만나도 눈길에 미끄러진다. 코너를 돌 때는 더 위험하다.


앞바퀴는 움직이지만 뒷바퀴는 앞으로 진행해 차체를 운전자 의지대로 다루기 어렵다. 미끄러운 곳에서는 손수레를 앞에서 끌 때보다는 뒤에서 밀 때 제어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하다. 태생부터 미끄러운 눈에 약할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 일반 타이어보다 주행성능이 우수하고 매끄럽지만 눈길에는 약한 초고성능(UHP) 타이어를 장착한 후륜구동 고급 차량이 많다.

매일경제

스키 슬로프를 올라가는 전기차 아우디 e트론 [사진출처=아우디]

BMW, 벤츠와 함께 프리미엄 빅3 브랜드였지만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아우디가 2010년대 초반 판매 돌풍을 일으킨 이유는 눈길에서 눈길을 끈 게 한몫했다. 아우디 차량은 후륜은 물론 전륜을 채택한 경쟁차종들보다 눈길에 강했다.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 눈길에서 덜 미끄러지는 4륜구동 시스템 ‘콰트로’ 덕분이다. 이후 후륜구동을 주력으로 내세웠던 수입차 브랜드들도 4륜구동을 잇달아 선보였다.

매일경제

겨울용 타이어 [사진출처=브리지스톤]

후륜구동 차량이 눈길에 약한 것은 사실이다. 단, 약한 게 단점은 될지언정 죄는 아니다. 4륜구동에 버금가게 눈길에 강해질 수도 있다. 폭설이 자주 내리고 한파도 잦으며 벤츠와 BMW 차량이 많이 판매되는 유럽에서 후륜구동 때문에 교통지옥으로 변했다는 소식은 그다지 들리지 않는다. 제설 작업이 비교적 원활히 이뤄지기 때문이다. 운전자들도 겨울이 오면 겨울용 타이어(스노타이어)나 스노체인을 장착하는 데 익숙하다. 구동방식에 맞게 운전하는 방법도 안다.

매일경제

유니목 제설차량 [사진출처=다임러트럭]

국내에서 후륜구동이 몰매를 맞는 이유는 타이밍을 놓치고 땜질 처방식으로 이뤄진 제설 작업의 죄를 뒤집어썼기 때문이다. 차를 운전하지만 차 특성은 모르는 운전자의 방심까지 결합돼 후륜구동 차량은 ‘대역죄인’ 누명을 쓰게 됐다. 차는 후륜이든 전륜이든 4륜이든 구동방식에 상관없이 관리를 소홀히 하는 운전자에게 고장이나 사고로 보복한다. 후륜구동 운전자는 차량 특성상 겨울에 보복당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뿐이다.

매일경제

겨울용 타이어 장착 자료 사진 [사진출처=한국타이어]

후륜구동 차량도 겨울용 타이어나 스노체인만 있으면 눈길에서 눈길을 끌 수 있다. 겨울용 타이어는 사계절용 타이어보다 천연고무와 실리카 사용 비율이 높다. 타이어가 더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다. 고무가 부드러울수록 타이어가 노면을 움켜잡는 효과가 커진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 따르면 눈길에서 시속 40㎞로 달리다 제동할 때 겨울용 타이어는 제동거리가 18.49m에 불과했다. 사계절용 타이어는 37.84m에 달했다. 빙판길 테스트(시속 20㎞에서 제동)에서도 겨울용 타이어는 사계절 타이어보다 제동거리가 14% 짧았다.


브리지스톤코리아 실험에서도 빙판길 제동거리는 겨울용 타이어가 사계절 타이어보다 30~40% 짧았다.


겨울용 타이어는 두 바퀴가 아니라 네 바퀴 모두 교체해야 한다. 앞바퀴 두 개만 교체하면 앞바퀴 접지력은 증가하지만 뒷바퀴 접지력은 낮은 상태에 머무른다. 급격한 코너링 때 차선을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겨울용 타이어는 눈 올 때만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눈이 있건 없건 영하의 날씨로 접지력이 떨어질 때도 사계절용 타이어보다 안전하다.

매일경제

스노체인 [사진출처=현대모비스]

스노체인도 비상용으로 구비해두는 게 낫다. 스노체인은 평소엔 트렁크만 차지하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지만 갑작스럽게 눈이 내릴 땐 보물단지 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보물단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주 쓰는 용품이 아니기에 막상 사놓고도 사용법을 몰라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될 수도 있다. 제품별로 장착법도 다르다. 미리 사용법을 익혀둬야 제때 제대로 쓸 수 있다.


눈이 온다고 무조건 체인을 장착할 필요는 없다. 적설량이 15㎝ 이하일 때는 일반 타이어로도 주행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반 타이어로 달리다가 타이어가 미끄러지기 시작할 즈음이 스노체인을 사용해야 하는 시점이다.


스노체인은 눈길에서만 사용해야 한다. 과속도 금물이다. 30~40㎞/h 이상 주행하면 체인이 손상된다. 바퀴집(휠하우스)이나 차체를 망가뜨린다. 도로가 얼었다면 스노체인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빙판길에서는 스노체인이 오히려 스케이트 날과 같은 역할을 해 더 미끄러질 수 있다. 스노체인 역할을 하는 스프레이 체인도 있다. 눈길에서 타이어가 공회전할 때 임시방편으로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1만원 안팎이면 살 수 있다.

매일경제

눈길 운전 자료 사진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겨울에는 부드럽게 운전해야 한다. 차량이 눈길이나 빙판길에 미끄러져 발생하는 사고를 피하려면 급가속이나 급제동은 피해야 한다. 출발 및 운행 중 가속이나 감속도 천천히 해야 한다.


교통안전공단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이 빙판길 운전실험을 실시한 결과, 차량이 시속 40km 이상으로 달릴 경우 곡선 구간에서 뒷바퀴가 미끄러지고 차량을 제어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왔다. 빙판길이나 눈길에서는 시속 40km 이하로 서행해야 한다.


바퀴자국이 있는 눈길에서는 핸들을 놓치지 않도록 꽉 쥐어야 한다. 언덕길에서는 미리 저속으로 기어를 변속해야 한다. 내리막길에서는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해야 한다.


제동을 할 경우 거리를 충분히 유지해 여유 있게 멈춰야 하며 브레이크를 갑자기 세게 밟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오늘의 실시간
BEST

maekyung
채널명
매일경제
소개글
세계 수준의 고급 경제정보를 원하는 독자들에게 생생한 뉴스를 전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