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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by 매일경제

[렌즈타고 한국여행] 햇볕이 가져다준 또 다른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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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황으로 물든 하늘과 한강. [사진 = Sayan Uranan / Shutterstock]

셔터스톡에 올린 사진 반응이 꽤 좋았다. 사진으로 돈이 벌린다는 것도 그렇고, 사람들이 내가 보고 담은 세상에 공감해준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할 따름이다. 덕분에 요리사의 손은 쉬는 날이면 사진가의 손이 될 수 있었다. 나름에 성공적인 스톡 사진작가 데뷔다. 첫 출사 날 북촌 기왓장에 내린 금색 볕이 참으로 인상 깊었나 보다. 정신 차리고 보니 렌즈 끝이 햇볕의 움직임을 바삐 쫓고 있었다. 두 손에 쥔 카메라 렌즈를 뚫고 들어오는 하얀, 노란, 빨간 볕에 셔터를 누르는 손이 쉴 새 없이 움직인다.


햇볕의 힘은 대단하다. 같은 장소를 찍어도 볕에 따라 주는 느낌이 매우 달라진다. 사계절 속에 또 다른, 볕의 계절이 존재한다. 좀 셰프스러운 표현을 덧대자면, 햇볕은 프라이팬 위 버터와 같달까. 버터가 녹아내려 음식에 풍미를 더하듯, 햇볕도 경치에 풍미를 더해준다. 맛있는 사진 한 접시를 내놓기 위해 없어선 안 될 존재다. 사진마저 음식에 빗대고 있다니, 결국은 요리사인가 싶다.


아침부터 구름이 피어나더니 파란 하늘을 메우기 시작했다. 꽤 멋진 그림이 그려질 것 같아 잠실철교를 건너 높은 곳에 올라 잠실 쪽을 바라보았다. 솜사탕같이 작고 귀엽던 구름들이 어느새 한데 뭉쳐 거대한 구름 궁전을 만들고 있다. 어느덧 구름 궁전 성벽에 햇볕이 드리운다. 티 하나 없이 맑은, 새하얀 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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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한 주를 뒤로한 퇴근길, 넌지시 저번 주말에 찍은 한강이 떠올랐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햇볕이 주황색으로 물들이고 있었고, 이 저녁이 반쯤 찾아온 주황 하늘 아래 한강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궁금해졌다.


밥 위에 소스라도 뿌린 듯 파란 하늘이 빠르게 주황색으로 덮이고 있다. 혹여 늦을까, 자전거를 빌려 한강을 따라 미친 듯이 달렸다.


전과 같은 장소에 올라 주섬주섬 가방 속 카메라를 꺼내 든다. 같은 장소가 볕의 계절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많은 이가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셔터를 지그시 눌렀다.


※ 취재 협조 = 셔터스톡


[사얀 우라난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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