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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by 팟캐김(김유성)

카카오뱅크, 그 추락에 관하여

Summary

한때 금융주 1위였던 카카오뱅크의 속절없는 추락

- 기존 은행권에서 볼 수 없던 전략으로 금융 판도를 바꾼 카카오뱅크

- 상장 때부터 '과도한 기업평가'라는 시선이 있었지만 간과

- 보고 싶지 않은 현실과 경기 변화에 유의해 투자해야 할 필요성

 

 

굴욕이라고까지 표현해야 할까, 카카오뱅크의 주가 추락이 깊고도 깊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한때 10만 원 선을 넘보며 국내 최대 금융그룹 KB금융의 시총마저 뛰어넘었다. 하지만 이젠 주가가 1만 원 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국제적인 공급 불안과 금리 상승에 따른 주식 시장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지만, 카카오뱅크 주가가 이렇게까지 떨어질 줄이야.

상장 직후부터 아니 상장 전부터 카카오뱅크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있었지만 이렇게 속절없이 떨어질 줄은 예상 못 했다. '보고 싶지 않았던 미래'가 현실이 된 경우다. 이번 편은 카카오와 카카오뱅크를 담당했고 이들의 기사를 썼던 기자의 시각에서 꾸며봤다.

 

최근 1년 기준 카카오뱅크 주가 추이 © 네이버금융 화면 캡처

 

메기로서 소비자 혁신을 이뤘던 카카오 2014년부터 2018년 말까지 IT업계를 출입하던 기자의 입장에서, 카카오에 대한 시선은 '호의적'이었다. SK텔레콤이나 KT 같은 대형 통신사들의 문자 메시지 매출 시장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던 '다윗'과 같은 이미지였던 데다 아기자기한 '캐릭터'가 눈에 쏙 들어왔다. 

사실 카카오는 태생부터 기존 기업들과의 마찰 혹은 경쟁을 피할 수가 없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열면서 '건당 20원' SMS 매출로 쏠쏠하게 돈을 벌고 있었던 통신사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개인적으로 만났던 한 대형 통신사 직원은 "걔네(카카오) 때문에 1년에 수천억 원 하던 문자 시장이 박살 났다"라고 개탄하기도 했다. 

카카오와 통신사들의 갈등은 '보이스톡'에서 하이라이트를 이뤘다. 보이스톡은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한 '공짜 통화'다. 문자 시장이 카카오톡으로 붕괴되는 상황을 목도했던 통신사들은 보이스톡을 결사적으로 막으려고 했다. 

왜냐, 보이스톡 문제로 카카오와 통신사들이 대립하던 2012년 당시 '통화 100분에 3만 원' 식의 요금제가 대부분이었다. 월 통화량을 약정하고 요금을 받았던 것. 기본료 2만 원 정도를 꼬박꼬박 받던 2000년대 초중반과 비교하면 그나마 싸진 요금이었다. 통신사들은 보이스톡 허용에 따라 통화요금제 이탈자가 생길 것을 우려했다.

LG유플러스가 '보이스톡 서비스 허용'을 외치며 전선에서 이탈했고 우여곡절 끝에 카카오는 이 서비스를 출시하게 됐다. 그러나 통화 내내 유난히 크게 들리는 잡음 탓에 제대로 된 통화를 할 수가 없었다. 통신사들이 벌인 일종의 사보타주라고나 할까. 실제로 통신사들의 손길이 뻗치지 못하는 해외에서는 보이스톡 통화를 원활히 할 수 있었다. 잡음도 없었다. 

2015년 이후 '데이터 10GB에 4만 원' 식의 데이터 요금제로 바뀌면서 사용자들은 국내에서도 잡음 없이 보이스톡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통신사들이 분당 통화요금제를 포기하게 되면서 굳이 '잡음을 뿌릴 필요가 없게 된 까닭'이 컸을 터다. 통신소비자들의 통신 생활이 ‘음성 통화’가 아니라 ‘데이터 통신’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는 데 따른 뒤늦은 대응이기도 했다.

 

데이터 요금제를 처음 출시했을 때 KT가 배포했던 보도자료 사진

 

통신 바닥에서 한 판 전쟁을 벌였던 카카오는 모바일을 통한 다양한 비즈니스를 하게 된다. 그중 하나가 '콜택시'와 '대리운전'이다. 지금은 우리의 생활 속 서비스가 됐지만, 출시 당시 이들 서비스도 논란이 많았다. 특히 카카오 대리운전은 기존 '전화 기반' 대리운전 회사들의 저항을 불러왔다. 카카오 대리운전이 수수료율을 기존 대리운전 회사들보다 낮은 20%로 떨어뜨리고, 보험료도 요금에 포함하는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리운전 업체들에게 높은 수수료와 불투명한 보험료를 내야 했던 대리운전 기사들은 환영했다. 비로소 대리운전 업체들도 기사들과의 상생을 도모하기 시작했다. 이때가 2016년 즈음이었다. 

지금은 대기업으로 분류된 카카오가 여러 독점 논란을 낳고 있지만, 과거 스타트업 '카카오'는 메기 역할을 하면서 소비자들의 편익을 높였다. 정부 제도로 개선하지 못했던 업계 내 불합리도 카카오의 시장 진입으로 상당 부분 완화됐다.

 

카카오 대리운전 홍보 포스터 © 카카오

 

불친절했던 금융 판도를 뒤흔든 카카오뱅크 소비자에게 불친절한 대표적인 서비스를 들라고 하면 '금융'을 들 수 있다. 2017년 카카오뱅크가 본격적으로 쓰이기 전 상황을 되돌아볼까. PC로 인터넷뱅킹을 하려면 갖가지 보안 프로그램을 깔아야 했다. 몇 단계에 걸친 본인 인증과 보안카드에 적힌 번호까지 내는 등 '복잡한 단계'도 거쳐야 했다. 이 과정 중 실수로 비밀번호를 오기입 했다거나 혹은 까먹었다면 식은땀이 나게 된다. '5회 이상 오류 시 거래 정지'라는 불친절한 메시지가 뜨기 때문이다. 

모바일이라고 달랐을까. 은행은 본인들의 고객들에게 '본인인증'을 끈덕지게 요구했다. 혹여라도 보안카드나 OTP가 없으면 간단한 송금조차 할 수 없었다. 핸드폰으로 내 계좌에 든 돈을 보내겠다고 하는데도(혹여 실수할까 봐) 벌벌 떨어야 했던 게 불과 4~5년 전이다.

 

카카오뱅크 모바일 화면 © 카카오뱅크

 

2017년 5월 케이뱅크, 2017년 7월 카카오뱅크가 출시되자 불친절했던 금융의 판도가 바뀌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소비자 친화적이었다. 모바일 화면은 단순했고 꼭 필요하거나 자주 쓰는 기능 위주로 구성됐다. 소비자와 상관없는 대출이나 보험, 펀드 등의 서비스가 덕지덕지 붙은 데다 복잡하기 짝이 없는 일반 은행의 모바일 화면과 비교됐다. 

카카오 특유의 캐릭터는 여심(女心)까지 사로잡았다.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를 받기 위해 몇 주를 기다리곤 했다. 기존 은행업자들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었다. '예쁜 카드 하나 받겠다고 쓰던 은행을 바꾸다니...' 

 

카카오뱅크의 체크카드 © 카카오뱅크

 

모회사 카카오가 그랬던 것처럼 카카오뱅크는 금융업권을 흔들었다. 말도 안 되게 단순한 모바일 화면에 은행장들은 충격을 받았고, 폭증하는 사용자 규모에 은행원들은 혀를 내둘렀다. '저렇게 쉽게 이용자들을 유치할 수 있다니...' 

카카오뱅크가 썼던 플랫폼 전략은 카카오나 쿠팡 등이 썼던 '플랫폼 전략'과 맞닿아 있다. 이용자 유치를 위해 손실을 감수하는 전략이다. '단 한 푼이라도 손해를 보면 안 된다'라는 생각이 금과옥조였던 은행들은 감히 쓰지 못했던 방식이다.

한 예로 카카오뱅크는 이용자의 ATM 수수료를 본인들이 대신 내줬다. 별도의 점포가 없다 보니 시중은행들의 ATM을 쓸 수밖에 없었고, 카카오뱅크 이용자들은 ATM을 이용할 때마다 수수료를 내야 했다. 쉽게 말해 '내가 자주 사용하는 은행의 ATM을 사용하면서 내야 하는 수수료'다. 

건당 600원에서 1000원이 넘는 수수료를 카카오뱅크가 내준다? 당시 일반 은행에서는 절대 허용할 수 없는 '소비자 혜택'이었지만 카카오뱅크는 했다. 왜? 이용자를 유치해 더 많은 사람이 자신들의 플랫폼을 이용하게 만들어야 했으니까. 

기존 은행권에서 볼 수 없던 사용자 친화적인 모바일 환경과 아기자기한 예쁜 캐릭터, 이용자 유치를 위한 플랫폼 전략까지 맞닿으면서 카카오뱅크의 가입자는 폭증했다. 서비스 시작 2년 만에 이용자 수는 1000만을 넘겼다.

 

 

화려한 이면에 간과했던 것 2021년 상장을 앞두고 카카오뱅크의 장외거래가 나왔다. 가격이 9만 원대까지 올랐다. 예상 시총 39조 원. 코스피 3000선을 넘는 등 강세장이라고 해도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한 줌' 이익을 내는 카카오뱅크가 고평가됐다는 전망이 나왔다.

 

2021년 6월 18일 '서울거래소 비상장’ 장외거래가 캡처 화면

 

혹자는 기존 금융권의 시샘이라고 했지만, 금융 1등주 KB금융지주가 25조 원 정도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카카오뱅크가 고평가 됐다는 의견이 타당해 보이기도 했다. KB금융지주는 은행은 물론 증권사와 보험사를 갖고 있고 분기당 당기순이익만 1조 원에 육박했다. 자산 규모는 카카오뱅크의 100배 정도였다. 

또 한 가지. 카카오뱅크의 '차밍'(charming) 포인트가 점점 퇴색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후발주자가 속속 들어오면서 선두주자가 갖고 있던 차별화된 경쟁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2017년 카카오뱅크 쇼크 이후 기존 은행들도 일제히 모바일 서비스를 강화하고 도통 고쳐지지 않던 인터넷뱅킹 개선에 나섰다. 몇만 원 입금과 송금은 비밀번호 하나로 간단하게 할 수 있게 했다. 자사 은행 계좌 이용자들의 ATM기 수수료도 부담해 주기 시작했다. 해가 지날수록 각 은행들의 모바일뱅킹 서비스 편의성도 높아졌다. 

카카오뱅크의 실제 공모가는 장외거래가 보다 낮은 주당 3만 9000원으로 결정됐다. 2021년 7월 카카오뱅크의 시총은 약 18조 원에 달했다. KB금융에 이어 2위로 출발해 금융주 1위 시총 자리까지 올라갔다. 당시 은행권에서는 '은행의 관점에서 카카오뱅크는 고평가됐다'라고 했다.

경기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지금'과 같은 경기 하락기에 대한 우려다. 경기 순환 곡선에 따라 경기 하강기에는 불황이 올 수밖에 없다. 2021년 초부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장기채 금리가 올라가던 중이었다. (불과 지난해 상반기 때만 해도 코스피 반등에 잔뜩 흥분해 있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코스피 하락장이 왔을 때 주가는 '반드시 떨어진다'라는 것이다. 

반론도 있었다. 기존 은행의 관점이 아닌 플랫폼 사업자의 시각으로 보자는 의견이다. 카카오뱅크를 쿠팡이나 네이버 같은 플랫폼 사업자 관점에서 본다면 시총 18조 원은 싸게 느껴졌다. 모바일 서비스의 발달로 '생활금융'이 일반화된 시대에 카카오뱅크는 더 큰 성장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너무나 빨리 다가온 ‘보고 싶지 않은 현실’ '죽은 아들 XX 만지기'라는 우리 속담이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와 비슷한 맥락의 속담이다. 지나고 나서 후회해도 소용없다고 하지만, 그때 '보고 싶지 않은 현실'을 볼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아니 우리는 보고 있었다. 이미. 

복기를 해보자. 카카오뱅크 투자자의 99%가 손실을 봤고, 전 세계 시장 자체가 부진한 상황에서 모든 사람이 손실의 내상을 입었지만 말이다. 

일단 첫 번째. 앞으로 다가올 경기에 대한 부분을 간과했다. 이 부분은 ‘보고 싶지 않은 현실’을 볼 수 있게 하는 생각 회로가 잠기면서 나온 결과인 듯하다. ‘내가 산 종목은 결코 떨어지지 않을 거야.’

그러나 카카오뱅크에 대한 IPO 열기가 뜨거웠던 2021년 하반기는 인플레이션의 초입에 들어갔던 때다. 시장에서는 장기채 금리가 뛰고 있었다.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는 '테이퍼링'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되던 때이기도 하다. 우량주도 떨어지는 마당에 PER 등의 지표에서 부진한 성장주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는 사실은 예상할 수 있었다. 

 

 

두 번째. 핀테크 서비스를 비롯한 스타트업에 해당되는 부분인데, 바로 '비즈니스의 영속성'이다. 배달의민족처럼 모바일 기반의 주문 배달 시장 초입에서 독점적인 플랫폼 비즈니스를 꾸려놓지 않으면, '비즈니스의 영속성'을 장담할 수 없다. 이용자 모으느라 돈만 쓰고 정작 돈을 벌어야 할 때 그렇지 못할 수 있다는 뜻이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돈을 쓸어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그들 외에 별다른 경쟁자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카카오나 네이버 모두 글로벌 서비스와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하겠지만. 그러나 이들 IT기업이 돈을 벌 수 있게 된 결정적 시점은, 그들의 경쟁자들이 퇴출되고 난 후 '독점적 시장'을 만들었을 때다.(2000년대 PC시대에 네이버가 검색엔진 하나로 얼마나 많은 검색광고 매출을 거뒀는지 생각해 보자.) 

카카오뱅크가 카카오톡이라는 독보적인 국내 모바일 서비스와 연계돼 있다고 하지만, 사실 별개의 서비스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페이와 달리 카카오톡 위에 올라타고 있지 않을뿐더러, 금융 사업이라는 고유한 영역을 갖고 있다.

이 금융 시장에는 이미 수많은 경쟁자들이 드글드글하며 규제 또한 심대하고 빡빡하다. 금융 사고 한 번으로 '훅' 갈 수 있는 게 이 시장이다. 

더욱이 그들의 경쟁자인 일반 은행의 은행원들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창의성이 부족하고 ‘오늘에 안주하는 경향’이 클 뿐이지 돈은 넉넉하다. 넉넉한 자금은 카카오뱅크를 참고하면서 그들의 앱을 개선할 수 있는 실탄이다. 카카오뱅크가 모회사처럼 그들만의 독점적 시장을 구축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KB국민은행의 앱 개편 화면 홍보 자료

 

어떻게 보면 지금의 카카오뱅크 주가는 본래 자신의 위치를 따라가는 수순이라고 볼 수 있다. '강세장'이라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카카오뱅크의 시장 위치와 그들이 내는 숫자(이익과 매출)를 보면서 '보이지 않았던 현실'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단지 그때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그래서 투자자는 투자 전에 자신이 실리적인 판단을 한 것인지 혹은 ‘욕망을 긍정적 착각으로 바꿔 보는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 자기 객관화만큼 중요한 투자 자산도 없다. ‘정답’은 그때도 지금도 알고 있었다. 단지 그에 따른 결정과 선택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결론적으로 카카오뱅크의 주가 향방은 경쟁 은행들과의 주가 추이를 참고해야 할 것 같다. 카카오뱅크가 은행으로서 경쟁력을 보여야 한다는 뜻이다. 과거의 환희는 어제 내린 눈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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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김(김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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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이데일리 기자 (국제경제/IT/금융 출입) 現) 『금리는 답을 알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챗GPT』, 『금융초보자가 가장알고싶은 질문 TOP80'』 도서 저자 現) 팟캐스트·포스트 '경제유캐스트' 운영자 경제매체에서 10년 넘게 경제기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주요 출입처로는 국제경제, IT, 금융 등이 있습니다. 팟캐스트와 네이버포스트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제를 보는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https://www.facebook.com/kys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