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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by 팟캐김(김유성)

[경제위기란?] 튤립버블 - 17세기판 비트코인?

경제 교과서에서는 생산에 대해 '부가가치 창출 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공장에서 제품을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택시 운전, 배달 서비스 등도 생산 활동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2000년대 이전까지 생산은 유무형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행위였습니다. 그 무형의 생산 활동을 서비스라고 했습니다. 1990년대 초중반부터 시작된 인터넷과 고도화된 연결망은 이 서비스의 무대를 확장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습니다. 미지의 새로운 시장이 발견된 것입니다. 산업적으로 봤을 때 유럽 탐험가들이 신대륙을 발견했던 것과 비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새 시장의 발견은 무한한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로 이어집니다. 초기 인터넷 기업들이 성장해 비싼 가치를 낼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이 기대로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중반 닷컴 회사로는 업청난 돈이 투자가 됩니다. 미국의 나스닥이 그랬고, 한국의 코스닥도 비슷했습니다. 

이런 거품은 시대의 변화를 가속화시킵니다. 이 거품은 또 인간들의 욕망과도 관련돼 있습니다. 적은 돈으로 큰 돈을 벌고 싶은 욕망입니다. 주식회사는 이런 욕망을 효율적으로 발현시킬 수 있게 했습니다. 주식회사가 성공하면 큰 돈을 벌게 됩니다. 

욕망에 기댄 돈은 자본금 부족한 초기 기업으로 흘러갑니다. 미래 성공 가능성만 보고 돈을 대는 것입니다. 덕분에 초기 기업들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게 됩니다. 이 기업들이 성장하고 시장 지배적인 기업이 되면서 새 시대가 열립니다.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의 인터넷 기업이 세계 온라인 비즈니스를 연 사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초기 기업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하나의 도박일 수 있습니다. 적은 확률이지만 성공한다면 큰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은 망합니다. 거품이 붕괴되면서 시장 주도적인 기업에게 자리를 내줍니다. 

 

 

그런데 이와 좀 다른 거품이 있습니다. 순전히 인간의 욕망' 갖고 싶다'와 연결된 거품입니다. 생산활동과 무관하고 어찌보면 실생활의 부가가치 창출과도 거리가 있는 거품입니다. 전통적으로 '보석'이 한 예가 됩니다. 

보석은 자연에서 발견되는 돌덩이와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인간의 유희와 관련이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관심과 허영이 가격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물론 이런 투자 자산을 찾아내 투자하는 것도 '대단한 투자'일 수 있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그 스타트업이 '인기와 관심'을 얻는다면, 큰 규모의 평가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지요. 

 

 

21세기에서는 비트코인이 좋은 예가 됩니다. 비트코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이후 기존 금융 시스템에 대한 도전적인 측면에서 고안됐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비트코인의 길을 열어줬습니다. 

이 비트코인은 실생활에서 거의 쓸 일이 없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너무 예전 블록체인 인프라가 된데다, 가격 변동성이 너무 높습니다. 화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교환 수단'으로서 가치가 낮습니다. 일상에서는 거의 쓸 일이 없지만, 사람들이 사고 싶어하는 욕망과 투자 자산으로서 활용 가능한 잘 짜여진 인프라 덕분에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습니다. 

21세기에 비트코인이 있었다면 17세기에는 튤립이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처럼 전세계 동시다발적인 신드롬까지는 아니었어도 거품이 형성되고 붕괴되는 일련의 과정을 겪었습니다. 최근에 와서 '실체가 없는 현상'이었다는 의심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거품 붕괴' 이야기에서 이미 고전이 됐습니다. 

 

| 17세기 비트코인, 튤립?

1636년 12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선술집. 이 곳에 튤립 알뿌리를 갖고 온 한 사나이가 있었습니다. 이 초라한 몰골의 사나이에게는 튤립 알뿌리가 하나 있었습니다. 꽤 특이하게 생긴 이 알뿌리는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받습니다. 

경매가 시작되고 경쟁이 붙습니다. 때마침 튤립 알뿌리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터라, 그 알뿌리는 당일 최고가에 낙착됐습니다. 아무 것도 없는 사나이는 순간 부자가 됐습니다. 

가난한 사람이 튤립 알뿌리 하나로 인생 역전을 했다는 소식은 온 암스테르담에 퍼집니다. 시골 출신 노동자부터 과부, 굴뚝 청소부까지 달려듭니다. 자신도 부자가 될 것이라는 꿈을 꾼 것이지요. 

 

 

오늘날로 치면 주식 투자에 아무것도 몰랐던 가정주부까지 빚을 내 증권거래소로 달려가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요새는 모바일 앱만 깔면 되니 더 쉬워졌네요. 

절정은 1636년 12월부터 1637년 2월까지 약 2~3개월 정도였습니다. 단지 튤립 뿌리라는 이유만으로 팔렸습니다. 튤립 뿌리 가격이 번듯한 목장을 살 수 있을 정도의 가격으로 올라갔던 것도 바로 이 때입니다. 

 

 

이 절정의 끝은 너무나도 허무하게 옵니다. 1637년 2월 초입에 들어오면서 사겠다는 사람이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다보니 더 이상 그 돈으로 살 사람이 없었던 것이지요.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두려움은 기존 투자자들을 덮칩니다. 역사상 첫 투매라고 할까요. 가격은 폭락합니다. 3~4달이 지나자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 튤립 거품은 왜? 

여기서 우리는 튤립 거품이 왜 일어났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전세계 수많은 나라가 있었음에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라는 도시에서 일어났는지를요. 

우선 첫번째. 새 시장이 열린 것과 관련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거품의 형성은 새 시장의 발견과 특히 관련이 있습니다. 새로운 시장이 발견되고 그전에 없던 부가 창출되면, '더 부자가 되고픈' 인간의 욕망에 거품이 형성됩니다. 투자금이 몰리고 시장에 돈이 많아집니다. 

당시 네덜란드는 초기 자본주의 국가로서 최첨단을 달렸습니다. 동인도회사라고 해서 주식회사형 무역회사가 생기고 초기 주식 거래도 성행하게 됩니다. 대항해 시대를 맞이해 위험을 분산하고,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구체화됐습니다. 

이런 아이디어가 발현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는 네덜란드가 대서양 무역의 중심지로 부상한 데 있습니다. 지중해 무역이 아니라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아시아 등의 대서양 무역의 관문 역할을 네덜란드가 하게된 것입니다. 대서양을 중심으로 한 새 시장이 열렸고 네덜란드가 그 중심이 됐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무역이 활발해지면 거점에는 돈이 모입니다. 유럽 북부의 가난한 나라에 자본이 넘치기 시작합니다. 신흥 부자들이 자연히 형성됩니다. 지금으로 치면 부르주아가 되는 이들입니다. 

왕과 평민 사이에서 돋보이고 싶은 이들을 자극한 게 바로 '허영심'입니다. 신분으로는 왕과 귀족을 따라잡을 수 없어도 그들이 갖고 있는 재산으로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진귀하고, 다른 이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물품으로 '튤립'이 선택됩니다. 때마침 오스만투르크에서 건너온 튤립은 유럽 귀족들의 관심을 끌게 됩니다. 

이를 알아본 신흥부자들이 튤립에 기꺼이 지갑을 열면서 튤립은 투자 자산이 됩니다. 나이키 운동화 한정판이 투자 자산으로 가치를 갖는 것과 비슷합니다. 

 

 

가격이 올라가게 되면 초반에 이를 갖고 있던 사람들은 고수익을 올립니다. 입소문은 또다른 투자를 불러 일으킵니다. '사려는 사람'의 수요가 몰립니다. 공급이 한정돼 있는데 수요가 몰린다면 필히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인생 역전의 사례가 알려지면 가격은 더 커집니다. 비트코인이 관심을 끌게 된 것도 그것이 갖고 있는 화폐나 투자자산으로서의 가치보다는, 초기 투자가가 얻은 수익에 있었습니다. 500원도 안했던 게 10년도 안돼 2000만원이 된다면 어떤 누구도 눈이 뒤집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든 생물이 한없이 성장할 수 없듯이 어떤 산업도 영원히 성장하지 않습니다. 가격도 영원히 오를 수 없습니다. 언젠가는 떨어지게 되고 적정 가격에서 균형점을 찾게 됩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항상성입니다. 

튤립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더 이상 살 수 있는 사람이 없을 때,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큰 돈을 산 사람일 수록 '돈을 잃을 것'이라는 공포는 커집니다. 

잘 알려져있다시피, 돈을 딴 기쁨보다 잃게 된 슬픔이 더 큽니다. 그런데 '상투를 잡았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패닉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 와중에 많은 사람들이 비탄에 빠집니다. 

 

| 과거의 사례, 형태만 달리해서 반복된다 

현대로 다시 돌아와보겠습니다. 비트코인 열풍도 달리 보면 블록체인이라는 새 기술의 도래를 앞두고 나타나는 기대감의 전초전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탐욕과 욕망'이 개입되면서 거품은 더 커집니다. 17세기 튤립 때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습니다. 거의 모든 투자자산이 이런 형태를 띄고 있지만 오늘날의 암호화폐, 가상화폐는 더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비트코인이 앞으로 얼마만큼 가격이 오르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지 예측하기 힘듭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시대에 따라 그 사람들의 요구에 따라 튤립, 비트코인과 같은 자산은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아마 우리는 후회를 하겠죠. 그때 그것을 더 많이 사놓을 껄, 혹은 그때 그것을 팔았어야 했는데… 

과거의 전례는 미래에 반복됩니다.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의 모습도 '우리는 이미 경험한 과거'의 한 형태일 수 있습니다.  

과거는 반복됩니다. 단지 우리는 그것을 잊고, ‘나랑은 상관없을꺼야’라고 여길 뿐입니다. 

여러분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투자자 유의사항: 이 콘텐츠에 게재된 내용들은 작성자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 없이 작성되었음을 확인합니다. 해당 글은 필자가 습득한 사실에 기초하여 작성하였으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라며, 투자 시 투자자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최종 결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해당 글은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자의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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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이데일리 기자 (국제경제/IT/금융 출입) 現) 『금리는 답을 알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챗GPT』, 『금융초보자가 가장알고싶은 질문 TOP80'』 도서 저자 現) 팟캐스트·포스트 '경제유캐스트' 운영자 경제매체에서 10년 넘게 경제기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주요 출입처로는 국제경제, IT, 금융 등이 있습니다. 팟캐스트와 네이버포스트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제를 보는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https://www.facebook.com/kys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