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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by 뉴히어로

경기가 나쁘면 중고거래 시장 규모가 무조건 커질까요?

|중고거래 시장 규모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08년 4조 원에서 2021년 24조 원으로 6배나 성장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2025년의 중고거래 시장 규모를 최대 43조 원 규모로 예상합니다.

​중고거래 시장 규모가 많이 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맞추어 3대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는 몸집을 더 불리고 있습니다.

​롯데쇼핑은 사모펀드와 함께 국내 최장수 중고 플랫폼인 '중고나라'의 지분 93.9%를 인수했으며, 신세계그룹은 '번개장터'의 820억 원 규모 투자에 참여했습니다.

​최근에는 명품 소비와 한정판 리셀도 중고거래가 대세일 정도입니다. 무신사는 한정판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에 대규모 투자를 했고, 네이버도 '크림'에 500억 원을 출자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중고 시장을 이용하는 이유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쉽게 구하기 어려운 희귀한 것을 거래하기 위해서이고, 다른 하나는 나에게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것의 가치를 조금이라도 회수하기 위해서지요.

중고거래는 자신에게는 가치가 낮지만 타인에게는 가치가 높은 물건을 서로 교환하여 서로의 행복을 충족시켜줄 수 있습니다. 무조건 새 제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중고로 구매하는 것이 대부분의 경우 좀 더 낮은 가격을 지불하므로 더 행복하기 때문이죠.

소비자들은 중고 시장에서 쉽게 구하기 어려운 희귀한 물품을 구매하거나, 비슷한 니즈를 가진 다른 소비자들과 물품을 거래하면서 즐거움을 느낍니다.

최근에는 구매한 제품을 더 비싼 가격에 팔며 중고거래를 재테크로 활용하거나, 가치소비의 일환으로 중고품 사용을 지향하는 이들도 많이 늘었습니다.

 

 

|중고거래 확대 배경

이처럼 여러 가지 이유로 중고거래가 늘었습니다. 중고거래 확대 배경으로는 우선 MZ세대의 대두를 꼽을 수 있습니다.

​타인의 시선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MZ세대는 소비에 있어서도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실용적 소비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격이 합리적이고 제대로 기능한다면 중고품이라도 개의치 않고 구매하지요.

​이러한 특징이 MZ세대를 중고거래 시장의 주요 참여자로 이끌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 리서치 기관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대 응답자의 약 83%가 최근 1년간 중고거래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정보통신기술의 수준이 높아진 점도 중고거래 시장의 확대에 기여한 요인입니다. 모바일 앱 등을 이용하여 중고거래의 편의성이 개선되고 거래비용이 낮아졌기 때문이죠.

이제 사고팔 수 있는 물품만 있다면 누구나 집에서 가까운 거래자를 손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또 앱 안에 내장된 거래자 평가 시스템을 활용하여 믿을만한 거래 상대방을 선택하여 거래할 수 있습니다.

한편, 중고거래가 우리 경제 지표에 미치는 영향은 작은 편입니다. 한 국가의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국내총생산, 즉 GDP 측면에서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습니다.

GDP는 한 나라 안에서 일정 기간 새롭게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를 합산한 통계인데, 중고물품은 그 해 신규로 생산된 재화가 아니어서 GDP 측정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이처럼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지만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는 활동을 어떻게 적절히 경제 통계에 반영할 것인지는 통계 기관의 오랜 고민이기도 하지요.

 

 

|경기가 나쁘면 중고거래도 줄어

그런데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맞물리자 중고품 거래액도 하락하는 추세입니다. 중고거래 앱 사용자 수 감소와 함께 물품을 올려도 예전만큼 잘 팔리질 않는다는 사용자들의 후기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대체로 1,000만 명에서 1,100만 명 사이에서 움직이던 업계 1위 당근마켓의 주간 활성 사용자 수(WAU)는 고물가 위기가 시작된 하반기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대학교 개강과 초중고교 개학이 맞물린 3월 초를 제외하면 계속 900만 명대 중후반대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1년 사이에 WAU가 100만 명 정도 줄어든 것이지요.

2위인 번개장터의 사정도 비슷합니다. 2021년 역대 최고치인 160만 명까지 웃돌던 WAU는 이후 내림세를 보이더니 최근에는 120만 명대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현상을 뜻밖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흔히 경기가 나빠지면 사람들이 돈을 아끼기 위해 중고 물품을 더 많이 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단순히 체감뿐만 아니라 중고거래를 이용하는 사람 자체가 전보다 줄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이는 2010년대부터 중고거래의 양상이 다양해졌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중고거래의 이미지는 안 쓰는 물건을 저렴하게 판매하거나 사는 것입니다. 물론 과거에는 이러한 중고거래가 다수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거래는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온라인으로 자리를 옮겨서도 그대로 이어졌지요.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이러한 중고거래의 트렌드가 변했습니다. 가치소비 흐름으로 바뀐 것이죠. 이전까진 무엇이든 새것을 선호했지만 이때부터 가치를 중시하면서 중고품의 가치를 새롭게 평가하기 시작한 것이죠.

과거에는 오래되고 낡았기 때문에 그냥 버려졌을 상품이지만 지금은 보기 드문 스타일을 갖추고 있기에 낡았어도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다 명품과 한정판에 대한 사람들의 소비 욕구가 늘어나면서 이러한 상품이 꼭 새것일 필요는 없다는 것도 인정하게 되었지요.

이러한 트렌드는 201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각종 자산 가격의 상승과 함께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의 자산버블 현상은 이 트렌드를 가속화시켜 너도나도 사람들이 상품을 소비하게 만들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젠 중고거래가 돈을 아끼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더 많은 상품을 소비하기 위한 또 다른 소비 방식의 하나라는 뜻이지요. 그리고 이것이 지난 몇 년 동안 중고거래가 급증한 핵심 요인입니다.

 

 

그런데 경기가 나빠지자 이젠 소비의 열풍이 가라앉고 돈을 아끼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돈을 아끼려면 중고로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보다 아예 구매하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하지요.

사람들의 경기에 대한 전망이 어두울수록 소비는 줄어듭니다. 그리고 이는 중고거래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현재 중고거래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체감적으로 느끼는 변화의 원인도 바로 이것입니다.

소비자들은 경기가 좋으면 소비를 늘리고 경기가 나쁘면 소비를 줄입니다. 중고거래 또한 소비입니다. 경기가 나쁘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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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D대학 경영정보학과 겸임교수 일상에서 만나는 여러 현상들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풀어가는 뉴히어로입니다. 특히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