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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by 뉴히어로

개인 투자자가 주식투자에 실패하는 네 가지 이유는?

| 외로운 개인 투자자

얼마 전 우연히 전 직장의 후배를 만났습니다. 반가움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주식 관련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후배는 지금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데, 나름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하더군요.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다행이라며 비결을 물어보니, 리딩방 네 곳에 100만 원씩 주고 가입하여 종목 선정의 도움을 받고 그 종목 위주로 단타를 한다고 했습니다.

​리딩방을 이용한다고 해서 걱정은 되었지만, 모처럼 만나 간섭할 수도 없어 리딩방의 문제점에 대해 짧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생각하니, 일밖에 모르던 후배를 시대와 환경이 바꾼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참으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비록 큰 효과는 없어도 중소기업은 대기업과의 거래에서 보호 제도가 있고, 입시나 취업 분야에도 지역 선발 제도나 장애인 전형 등 소수자나 약자를 위한 제도가 있으며, 직장인도 노동법 등으로 보호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아무도 개인 투자자를 보호해 주지 않습니다.

​무슨 직업이든 돈을 버는 것이 힘들긴 하지만, 적어도 자신이 노력한 만큼의 결과는 얻을 수 있습니다. 또 대개의 직업에는 잘 할 수 있는 방법 등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주식투자는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기 어렵고, 잘하는 방법도 특별히 없습니다.

​물론 서점에는 주식 관련 책이 홍수처럼 넘쳐나고, 인터넷에도 자칭 전문가가 널렸습니다. 심지어 친절하게 무료로 돈을 벌게 해준다며 매일 문자를 보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두 믿을 수 없는 내용입니다. 사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버는 방법을 남이 알려주기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생각인지도 모릅니다.

​상승장에서는 초보자들도 돈을 벌지요. 하지만 이런 경험을 몇 번 했다고 해서 '아 나는 주식에 소질이 있구나'라는 착각으로 전업 투자자가 되거나 돈을 더 구해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은 기름을 들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것과 같습니다. 상승장을 즐기는 순간은 잠시, 하락장이 오면 대부분 시장에서 퇴출됩니다.

​아마도 투자로 돈을 버는 것보다 투자자를 상대로 정보를 팔아 돈을 버는 것이 더 쉬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순진한 투자자들을 유혹하는 리딩방이 성행하고 있겠지요.

 

 

| 개인 투자자의 실패 요인

작년 이만 때쯤, 자본시장연구원(KCMI)에서 개인투자자의 행태적 편의라는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개인 투자자는 주식을 어떻게 사고 어떻게 파는가. 전체 투자대상에 대한 가용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위험 대비 수익을 최대화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금융기관, 미디어, 주변 사람에게서 얻은 정보를 나름대로 해석하고 판단하여 몇 종목을 고르고, 투자금을 적당히 쪼개 틈틈이 사고파는 것이 현실적인 상황이다.

​더 오르기 전에 사야 한다는 불안감, 이 주식은 잘 안다는 자신감, 그때 팔았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감, 언젠가는 다시 오를 거라는 기대감이 교차한다.

​개인 투자자를 합리성에서 분리시키는 이러한 현실적 요소들은 행태적 편의(behavioral bias)로서, 개인 투자자의 직접투자 성과에 영향을 준다. 물론 그 영향은 대개 부정적이다.

 

 

주식시장에서 관찰되는 개인 투자자의 편향, 즉 잘못된 투자 행태는 매우 다양하지만, 보고서는 대표적인 편향으로 네 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첫째는 과잉 확신입니다. 자신의 예측이나 평가가 정확하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의 투자능력이 평균 이상이라고 믿는 경향으로, 개인 투자자의 과도한 거래와 투기적 거래를 유발하는 핵심 원인으로 평가됩니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거래를 많이 하는 반면 투자 성과는 저조하다는 결과, 그리고 오프라인에서 투자 성과가 좋았던 투자자가 온라인 거래를 시작한 이후 거래가 늘고 투자 성과가 악화된다는 결과 등이 과잉 확신의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두 번째는 처분 효과로, 손실이 난 주식은 오래 보유하고 이익이 난 주식은 서둘러 매도하는 경향입니다. 손실의 실현을 미룸으로써 자신의 투자 의사결정 실수를 인정하는 데 따르는 심리적 불편함을 회피하고, 이익은 빨리 실현하여 만족감과 안도감을 얻고자 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세 번째는 제한된 주의입니다. 다양한 선택지와 많은 정보에 노출되어 있을 때, 주의를 끄는 대상이나 활용하기 쉬운 정보를 선택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이는 사람이 갖는 정보처리 능력의 한계와 정보처리에 따르는 인지적 비용의 존재 때문입니다.

정보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두드러지지 않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형식인 경우 간과하기 쉬우며, 미디어에 자주 노출된 주식이나 주가나 거래량이 급등한 주식에 우선순위를 두기 쉽습니다.

네 번째는 대표성 편향입니다. 대표성 편향은 어떤 사안을 유사성에 근거해 판단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즉 최근의 주가 변동이나 재무적 성과를 근거로 당분간 유사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것, 기업의 실질과 무관하게 사명에 '닷컴'이 포함되면 IT 섹터 기업으로 '바이오'가 포함되면 의료 섹터 기업으로 인식하는 것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한편, 보고서는 이러한 편향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실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매도 의사결정의 특징을 살펴보았습니다. 2020년 3월부터 10월까지 개인투자자 약 20만 명의 주식 거래내역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먼저, 분석 기간 동안 개인 투자자가 매수한 주식은 주가가 급등한 주식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매수일 이후의 성과를 보면, 매수일 이후 40일간 누적수익률은 11.6%였지만, 같은 기간 누적초과수익률은 -3.1%로 저조한 성과가 나타납니다. 개인 투자자의 매수 의사결정이 비효율적이었다는 뜻입니다.

​또 매수 40일 전 거래회전율은 6.7%인데, 이후 꾸준히 상승하여 매수 전일에는 15.4%, 매수 당일에는 22.7%에 이릅니다. 이는 개인 투자자가 매수한 주식은 거래량이 급증한 주식이라는 뜻입니다. 반면 매수일 이후 거래회전율은 급격히 감소합니다.

​이러한 결과는 개인 투자자의 매수 의사결정이 과잉 확신, 제한된 주의, 대표성 편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주가가 급등한 주식, 거래량이 급증한 주식에 주목하여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와 믿음을 갖지 않았다면 이러한 매수 행태가 나타나기 어렵기 때문이죠.

 

 

이어서 매도의사결정의 특징에 대해 살펴보면, 보유기간과 무관하게 이익 포지션 매도 비율이 손실 포지션 매도 비율에 비해 약 두 배 정도 높았습니다. 즉 주식을 매수한 다음 날 이익 포지션의 41%를 매도하는 반면 손실 포지션은 22%만을 매도했습니다.

​이는 손실 포지션의 78%는 좀 더 지켜보기로 결정한다는 것이지요. 매수 후 10일간 보유한 경우에도, 이익 포지션은 11%를 매도하고 89%는 보유하는 반면, 손실 포지션은 5%를 매도하고 95%는 보유합니다. 이익의 실현은 서두르고 손실의 실현은 미루는 개인 투자자의 이러한 매도 행태는 앞서 설명한 처분 효과에 정확히 부합합니다.

​분석 기간 종료 시점에 개인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개별 주식 포지션의 보유기간 수익률 분포를 보면, 전체 포지션의 71.4%가 손실이었습니다. 이익이 난 포지션은 이미 매도했으므로 남아 있는 것은 주로 손실 포지션일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다만, 보유기간 수익률 0% 부근에서 포지션 비중이 급격히 하락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이익 포지션의 매도가 수익률이 작은 구간에서 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다시 말하면, 조금만 올라도 매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죠.

​개인 투자자가 주가에 대한 사적 정보에 근거하여 매도의사결정을 내렸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면, 상승장에서 수익 기회를 제한하고 하락장에서 손실을 누적하는 개인 투자자의 이러한 매도 행태는 비효율적인 투자행태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실제 거래 내용을 분석한 결과, 개인 투자자는 주가가 급등한 주식과 거래량이 급증한 주식을 주로 매수하고, 주가가 오르면 서둘러 매도하고 주가가 떨어질 경우 매도를 미루고 계속 보유하는 행태를 보입니다.

​더욱이 거래를 많이 할수록 또 공격적으로 투자할수록 성과는 더욱 저조합니다. 합리적 투자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여러 행태적 편향이 개입하기 때문이지요.

​인간의 인지적 한계와 편향된 믿음에서 유래하는 행태적 편향은 불가피한 측면이 크지만, 직접투자 성과에 있어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자신의 주식투자에 대한 이해도와 투자 능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평가 후 위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부정적인 요소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판단되면, 간접적인 투자수단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굳이 직접 투자를 고집한다면, 먼저 실패의 요인들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투자자 유의사항: 이 콘텐츠에 게재된 내용들은 작성자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 없이 작성되었음을 확인합니다. 해당 글은 필자가 습득한 사실에 기초하여 작성하였으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라며, 투자 시 투자자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최종 결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해당 글은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자의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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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D대학 경영정보학과 겸임교수 일상에서 만나는 여러 현상들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풀어가는 뉴히어로입니다. 특히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