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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by 정에스텔

신흥국 투자한다면? 구제금융을 주의해야 하는 이유!

SUMMARY

채권 투자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신흥국(개발도상국) 채권에 눈을 돌리는 분들이 꽤 많으실 겁니다. 채권 발행량이 늘며 시장이 활발해졌죠. 하지만 신흥국 투자가 마냥 장밋빛인 것은 아닙니다. 미국 달러 대비 신흥국들의 통화 가치가 크게 떨어졌고, 이에 구제금융의 손까지 빌린 곳들도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신흥국 채권 투자를 생각하고 계시나요? 그렇다면 오늘 이야기를 주의 깊게 살펴 주세요!

 

© iStock

 

활발한 신흥국 국채 시장 2023년 신흥국가들의 채권 시장 분위기는 꽤나 활발한 편입니다. 1월 18일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의하면, 14개 신흥국가들이 2023년 1월 1일부터 12일까지 약 51조 원(41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고 합니다. 지난 1월 발행액이 25조 원(240억 달러)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두 배나 늘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21년 1월 한 달간 발행량과 (487억 달러) 맞먹습니다. 심지어 90%에 가까운 인플레이션을 기록한 터키조차도 국채 발행에 성공했습니다. 단, 터키 국채신용등급은 B로 투기등급에 해당하죠. 현재 터키의 경우, 1월 12일 기준 금리 9.75%에 약 27억 5천만 달러의 유로화 채권을 뿌렸습니다.

이렇게 채권 시장이 활발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국과 유럽의 인플레이션 현상이 정점을 찍었다고 보며, 중국의 제로코로나 완화 정책이 성장률을 반등시켜 세계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국의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6.5%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물가 상승 속도가 더뎌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올리는 속도 역시 완만해질 것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그래서 시장은 다음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약 0.25%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죠.

 

역대 최대인 2021년 1월 신흥국 국채 발행량(단위: 억 달러) © 딜로직(2023년은 1월 1일~1월 12일까지 기준)

 

선진국보다 취약한 신흥국의 사정 그렇지만 낙관적 전망만 있는 건 아닙니다. 세계 경기 침체가 더 심해질 경우, 선진국보다 신흥국들이 더 취약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동안 달러 상승으로 신흥국가들은 자국 통화 가치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급등한 환율은 신흥국의 자본 유출을 부추겼죠. 외국인 투자자들이 개도국에 돈을 투자하는 이유는 고수익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현재처럼 금리가 높아지면 위험자산보다 안전자산으로 돈을 옮기게 되고, 결국 투자액은 선진국으로 대거 이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지난 3월부터 5개월간 신흥국들의 채권시장은 순자본유출을 연속적으로 보여 왔는데요. 이는 관측 이래 최대 기간으로, 결국 신흥국의 통화 가치가 더욱 하락하여 갚아야 할 채무 부담도 크게 늘었습니다. 아르헨티나, 파키스탄, 스리랑카, 이집트 등 몇몇 신흥국들은 작년에 구제금융까지 받은 상황입니다.

현재 세계은행(WB)는 2024년까지 신흥국의 총 투자가 평균 3.5%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는 지난 20년간 투자 증가율의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2024년 신흥국들의 GDP 수준은 코로나19 전보다 약 6% 정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막대한 부채 상환 때문에 그렇습니다. 미국 글로벌 개발정책센터에 의하면, 세계 최빈국 55개국은 2002~2028년 사이 약 4,360만 달러의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고 합니다. 2023년 610억 달러, 2024년 700만 달러의 어음이 만기 된다고 하네요.

 

신흥국에 불어오는 구제금융의 바람 그렇다면 구제금융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봅시다! IMF라고도 불리는 구제금융은 말 그대로 구제가 필요한 기업, 혹은 국가가 파산 위기에 처했을 때 국민과 국가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여 자금을 제공해 주는 곳입니다.

기업을 구제금융 하는 경우 신규로 자금을 대출해 주거나, 대출해 준 자금의 상환기간을 연장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코로나19로 인한 기업의 자금 상환기간 유예 제도, 소상공인 대출 제도 등을 꼽을 수 있겠네요. 미국에서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2008)*로 인해 기업의 구제금융이 다수 이뤄졌었죠.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2007년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 사건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사건이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중 서브프라임 모기지(신용점수 620점 이하의 비우량 등급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부동산 담보대출)가 부실화되면서 발생했다.

© 매일경제

 

또한 한 나라가 구제금융 대상이 되는 경우, 선진국에서 원조를 받거나 돈을 빌리는 방법, 국제통화기금 IMF에서 구제금융 지원을 받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2020년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자 IMF는 100여 국가에서 긴급 구제금융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현재 IMF가 각 나라들에 빌려준 자금 규모는 역대 최대인데요. 파이낸셜 타임즈 분석에 따르면, 각국에 제공한 차관액은 약 199조 원(1,400억 달러)으로, 합의 후 제공되지 않은 차관까지 합하면 약 381조 원(2,680억 달러)가 넘습니다. 현재 신흥국가들의 구제금융 현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2023 신흥국 경제 전망

 

  • 경제 고위험군 국가(건전성 위험)
    • 튀르키예, 이집트, 아르헨티나, 헝가리,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엘살바도르, 케냐, 튀니지
  • 경제 중위험군 국가
    •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콜롬비아, 폴란드
  • 스리랑카
    • 현재 3조 6천억 원(약 29억 달러) 구제금융 협상 중
  • 가나
    • 현재 30억 달러 구제금융 협상 중

© 국제금융센터

 

미국 달러 대비 신흥국들의 통화 가치 하락률 © UNCTAD. (2022년 1~7월 기준)

 

IMF는 현재 신흥국들의 총부채가 2023년까지 약 68.5%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구제금융은 돈 없는 대상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이니 마냥 좋은 제도일까요? 그렇지만은 않은데요. 한국 IMF 사태를 떠올려보시면 됩니다.

 

구제금융을 받으면 벌어지는 일 1998년 IMF의 도움으로 한국은 국가 파산을 면했지만, 동시에 실업률이 엄청 올랐습니다. 이상하지 않으신가요? 분명 도움을 받았는데, 왜 실업률이 높아졌까요? 바로 IMF에서 강도 높은 구조 개혁, 유동성 완화 등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한국이 IMF에 빌린 돈을 얼른 갚게 하기 위해 경제 간섭을 한 것이지요. 그래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되고, 경기가 침체되고, 금리가 오르는 일들이 나타났던 것입니다. 즉, 구제금융으로 인해 국가는 파산을 면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지만, 경제적·정치적 간섭을 받을 수 있다는 단점도 존재한다는 뜻이죠. 장단점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제금융 장단점

 

  • 장점
    • 경제에 미치는 영향 최소화
    • 부실기업은 회생할 수 있는 기회 제공 
  • 단점
    • 부실기업을 시장 원리에 따르지 않고 세금으로 수습하는 점
    • 부실기업은 자금 회수율이 적어도 상여금을 받는 등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 moral hazard) 발생
    • 국가가 구제금융을 받는 경우, 경제적·정치적 간섭

 

한편, 국가 예산이 바닥났을 때 구제금융 외 활용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긴 합니다. 바로 통화스와프인데요. 통화스와프는 외환위기 등 비상시에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상대국의 통화나 달러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계약입니다.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으면 양국의 교역 증진, 금융시장의 안정, 상대국 진출 금융기관 유동성 지원 등이 가능한데요. 특히 무역 대금을 자국의 통화로 결제할 수 있어 금융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거짓 상승에 속지 말 것 신흥국 투자자라면 경계해야 할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거짓 상승’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2022년 채권 시장을 살펴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당시 채권 금리가 급속도로 올랐지만, 실질적으로 부채(빚)가 줄진 않았는데요. 과거 미국은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구제금융’을 택했습니다.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는 방식으로 저금리 환경을 만들어 부채 부담을 던 것이죠.

하지만 2023년은 상황이 그렇지가 않습니다. 아직 인플레이션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 있는 데다, 공공 부문의 채무 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막대한 공적 자금을 투하하는 구제금융 방식은 신흥국 채권 시장에 큰 부담을 주게 됩니다. 결국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익은 사회화하고, 손실은 사유화하는 방식’으로 가게 될 겁니다. 즉, 채권자 손실 분담 방식으로 가게 되는 것이죠. 이는 결과적으로 부채 축소(디레버리징)를 가져오게 됩니다. 신흥국 투자 시 ‘거짓 상승’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정리하자면 신흥국 채권 시장이 활발하다고 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물론 과거보다 나아질 가능성은 높지만 낙관적인 전망만 생각하는 것보다는, 시장이 실패하거나 실망했을 때를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구제금융 없이 국가 부도 막으려면 이렇듯 개발도상국에 불어오는 ‘구제금융’의 바람은 득과 실 모두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구제금융을 택하는 것은 파산 직전이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구제금융의 도움 없이 국가 부도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적정한 외환보유고를 비축해 놓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대만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피해 갔는데요. GDP 80%를 외환보유고로 비축해 놓은 덕분이었죠.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일본과의 통화스와프 체결과 함께 외환보유고를 약 1조 달러 이상 비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다음으로 달러화 약세를 유도하는 국제공조가 필요합니다. 다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때문에 적어도 각국 중앙은행은 현재 진행하는 긴축 정책들이 신흥국에 끼칠 영향을 고려해야만 하죠. 필요 이상으로 금리가 올라가면, 신흥국들은 그보다 훨씬 더 가혹한 경기 침체를 맞이할 수 있으니까요.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으니 조심! 결론적으로 신흥국 채권 시장이 완전히 바닥을 친 것은 아니기에 최저점에 도달할 때까지는 안심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기 하강의 가장 마지막 순간에 가장 큰 조정이 찾아오기 때문인데요. 위험자산인 주식과 부동산, 코인 등이 강하게 반등하려면 유동성 여건이 반드시 개선되어야 하죠. 이를 위해서는 지난 2019년처럼, 단기 자금시장이 경색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발생해야 하는데요. 이때 주식시장 역시 급격하게 변동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즉, 올해 2023년 상반기까지는 고생스러운 구간이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과거 경기하강 사례들을 보았을 때, 이 정도의 지수 하락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보입니다. 더 내려가서 바닥을 찍어야 충분히 상승할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

이유 없는 공짜’는 없습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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