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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by 정에스텔

비거노믹스 시대, 비건 투자 한 번 해볼까?

Summary

2022년 유통산업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키워드는 무엇일까요? 바로 비건이랍니다! 사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Vegan은 채식주의를 뜻하는 두리뭉실한 용어였지만, 이제 비건은 채식주의자를 넘어서서 하나의 생활 양식이 되었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동물성 재료를 전혀 쓰지 않고 물건을 만드는 ‘비거니즘’이 우리 삶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동물성 재료를 쓰지 않는 산업을 일컬어 ‘비거노믹스’라고 부르는데요. 한국 비건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와 현재 주목받는 비건 기업들, 관련주, 2023 시장 전망까지 함께 살펴봅시다!

 

© iStock

 

가치소비로 이어지는 비건 시장 현재 한국에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2021년 말 한국채식비건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채식 인구는 약 250만 명입니다. 2018년 채식 인구가 150만 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4년 만에 67% 정도가 급증한 것인데요. 2008년 채식 인구가 15만 명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무려 15배나 늘어난 셈입니다. 이렇게 채식 인구가 늘어나면서 관련 산업 역시 빠르게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비건 인증을 받은 식품들은 2019년보다 약 151% 늘었습니다.

비건 인구가 급증하자, 학교와 군대도 이를 적극 반영하는 모습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은 2020년부터 급식에 ‘채식 선택제’를 도입했습니다. 국방부 역시 2020년부터 채식 관련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사실 도입 초기에는 축산물 관련 업자들로부터 영양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고 비판받았는데요. 현재는 단순히 채식을 넘어서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데 공감대를 높이 사고 있습니다.

 

|비건의 종류 6가지

그렇다면 여기서 잠깐! 비건이라고 무조건 채소만 먹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비건은 채식의 여섯 종류 중 하나입니다. 이를 구분하는 기준은 먹는 범위를 얼마나 제한하느냐인데요. 아래와 같이 6가지로 구분됩니다.

 

① 완전 식물성 식품만 먹는 ‘비건’

② 식물성 식품과 유제품까지 먹는 ‘락토베지테리언’

③ 유제품과 달걀까지 먹는 ‘락토오브베지테리언’

④ 유제품과 달걀, 생선까지 먹는 ‘페스코 베지테리언’

⑤ 유제품과 달걀, 생선, 닭고기까지 먹는 ‘세미베지테리언,’

⑥ 이 모든 것과 함께 간헐적으로 붉은 고기를 먹는 ‘플렉시테리언’

 

또 다른 의미의 ‘비건’은 동물을 이용해 생산한 음식(계란, 우유, 치즈 등)을 먹지 않고, 동물 가죽제품이나 동물 테스트를 거친 화장품도 쓰지 않는 신념을 지닌 사람들을 뜻합니다. 종합해 보면, 채식주의자라는 말보다 비건이 좀 더 포괄적인 뜻을 담고 있습니다.

 

젊은이들 사이 대세는 ‘비건’ 이렇게 비건 인구가 급증하면서 유통업계는 관련 식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 중입니다. 2019년과 비교하면 비건 베이커리 전문점은 약 439%, 비건 레스토랑 가맹점은 338%나 폭증했습니다. 연령대별 매출액은 20~30대에서 가장 높게 상승했습니다. 특히 20대 여성들의 비건 베이커리 매출액은 2019년 대비 약 930%나 치솟았습니다. 이렇듯 비건 음식에 대한 젊은이들의 관심이 엄청나니, 기업에서도 가만히 있을 수 없겠죠?

대표적으로 풀무원, 농심, CJ제일제당, 신세계푸드 등이 있는데요. 풀무원은 올해 5월 대기업 최초로 비건 인증 레스토랑(플랜튜드)을 오픈했고, 농심 역시 같은 달 비건 레스토랑(포리스트 키친)을 열고 파인 다이닝 방식으로 운영 중입니다. CJ의 경우, 식물성 식품을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키우고 2025년까지 매출을 2천억 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신세계푸드 역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대안육으로서 대체육 브랜드인 ‘베러미트’를 키우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비건, 먹기만 해? 이젠 입기도 해 어디 식품뿐일까요? 비건 문화는 패션 및 화장품, 명품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커머스 업체 위메프에 따르면 동물성 소재를 쓰지 않는 페이크 퍼(Fake Fur) 매출의 경우, 2021년보다 754%나 폭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비건 패딩 브랜드 ‘세이브더덕’의 경우, 올해 12월 매출이 2021년보다 71%나 껑충 뛰었습니다. 명품업체 구찌·생로랑·발렌시아가 등을 보유한 패션그룹 ‘케링’은 올가을·겨울부터 동물 모피 사용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죠.

즉, 이제 비건 산업은 식품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옷이나 화장품 등 생활 영역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동물의 털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지닌 비건 패션은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하죠! 비건 산업이 단순히 채식주의 열풍에 그치지 않고, 가치소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입니다. 앞으로 관련 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죠. 투자자라면 바로 여기에 주목해야 합니다!  

 

눈부신 대체육 시장의 성장세 그렇다면 대체육 시장은 얼마나 성장하고 있을까요?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전 세계 대체육 시장은 2022년 기준 약 62억 7,280만 달러로 추산됩니다. 한국 대체육 시장 역시 해마다 20% 이상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2021년은 약 43.5% 증가한 165억 원, 2022년은 약 28.3% 증가한 212억 원에 달합니다. 2025년에는 약 321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 대체육 시장 규모(단위: 원) © 유로모니터

 

비건식품 구입 시 고려요인 (단위: 퍼센트(%))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 국내 비건식품 구입 경험자 대상 설문조사

 

|주목받는 비건 관련주 Top3

그렇다면 현재 주목할 만한 비건 관련주 TOP3는 어디일까요? 미국의 대체육 기업 비욘드미트(BYND), 스웨덴 귀리 음료 기업 오틀리(OTLY), 그리고 한국 기업으로는 농심이 있습니다.

 

미국 대체육 기업의 선두자 ‘비욘드미트’ 먼저 대체육의 종류를 살펴보면, 식물성 재료를 이용한 가공식품과 동물에서 채취한 세포로 배양한 육류로 나뉩니다. 비욘드미트는 전 세계 대체육 시장을 선두하는 기업으로, 80개국의 약 12만 2천여 가게에서 해당 제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2022년 맥도날드 버거 선호 공급 업체로 3년간 제휴를 맺기도 했습니다. 또 월마트, 던킨 등에 대체육을 공급하고 있죠.

2019년에 상장한 비욘드미트의 현재 주가는 1주당 13.32달러입니다.(2022년 12월 20일 기준) 사실 비욘드미트는 2019 상장 당시 주당 공모가 열 배까지 올랐지만, 최근 경영위기를 겪고 직원 19%를 구조조정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올해 5월과 비교해 보면 비욘드미트의 주가는 크게 떨어졌습니다. 그 원인으로는 금리인상, 전 세계 인플레이션으로 물가상승, 고기보다 비싼 가격, 매출 하락 등이 있는데요.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 입장에서 고기보다 더 비싼 대체육을 선뜻 사기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다만, 비욘드미트의 주가 하락이 지나치게 큰 만큼, 내년 상반기에 다시 반등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2022.9.20.~2022.12.20. 비욘드미트(BYND) 주가 추이 © 인베스팅닷컴

 

스웨덴 귀리 음료 ‘오틀리 다음으로 주목할 시장은 대체 단백질 시장입니다. 대체 단백질 시장의 규모는 약 2,434조 원으로 전망되는데요. 이는 휴대전화 시장보다 약 3~4배 정도 큰 규모로, 해마다 약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현재 대체 단백질 시장은 아직 잠재 수요에 미치지 못합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동물성 단백질 수준의 품질과 가격에 맞춰 생산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인데요.

현재 상장한 비건 기업 중 단백질 대체 음료를 생산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스웨덴의 귀리 음료 회사 ‘오틀리(Otly)’인데요. 식물성 대체 음료 시장을 꽉 쥐고 있는 기업으로, 최근 수요가 크게 늘면서 설비를 확장했다고 합니다. 세계 1위 귀리 음료를 제조하고 있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아직까지 제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현재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가치에 비해 평가가 지나치게 낮은 기업이니, 조금씩 사들이면서 추이를 지켜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앞으로 대체 단백질 시장 성장률이 50%에 달할 것임을 기억하면서요!

 

2022.9.20~2022.12.20. 오틀리그룹 주가 추이 © 인베스팅닷컴

 

필(必)환경 전략 내세운 농심 다음으로 10개월 만에 주가 고공행진 중인 농심에 주목해 봅시다. 현재 농심은 1주당 34만 원대(2022년 12월 20일 기준) 거래로 연일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실 농심 주가가 뛴 것은 비건 제품 영향보다는, 라면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좋아지고 미국에서 라면 판매 매출이 20% 정도 성장했기 때문인데요. 올해 4월부터 농심은 본격적으로 미국 공장을 가동했습니다. 그 결과 생산 능력이 약 3억 5천만 개 늘었고, 가동률 역시 50%까지 높아졌습니다. 농심이 가진 라면의 힘이 참 대단하네요.

라면과 더불어 현재 농심이 주력하는 ‘식물성 식품’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농심은 올해 ‘필(必)환경’ 전략을 세우며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을 40여 종으로 늘렸습니다. 또 비건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을 열었는데요. 젊은이들이 친환경 먹거리에 관심이 많고 해마다 대체육 시장이 성장하니, 대체육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기업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농심은 이미 2017년부터 대체육 연구를 시작하여 식물성 식품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습니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대체육 식품을 계속해서 내놓는 기업인 만큼,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이상 2023년 1분기에도 성적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2022.9.20.~2022.12.20. 농심 주가 추이 © 인베스팅닷컴

 

비건 투자자 유의사항 사실 주요 선진국들이 인플레이션 위기를 겪다 보니, 대체육 생산 기업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비건 식품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결코 아닌데요. CJ제일제당의 식물성 식품 ‘플랜테이블’은 출시한지 열 달 만에 전 세계에서 300만 개가 넘게 팔렸고, 매일유업의 귀리 우유는 출시 두 달 만에 100만 개 이상 팔려 나갔습니다.

이렇게 인기가 많은 제품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원래 ‘고기’ 혹은 ‘우유’ 보다 더 맛있는 ‘본연의 맛’을 만들어 냈다는 점인데요. 채소로 만들었더라도 일반 고기가 들어간 제품보다 더 맛있으니, 채식주의자가 아닌 사람들도 당연히 손이 가는 것이지요! 대체육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라면, 해당 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단순히 ‘대체품’이 아니라 기존 제품보다 ‘더 맛있고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지 꼭 살펴야 할 것입니다. 이제 비건 제품을 찾는 사람들은 단순히 채식주의자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도 포함돼 있음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무궁무진한 대체육 시장

고기보다 맛있다면 반드시 살아남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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