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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by 한대훈

유럽으로 가는 비트코인 ETF

Summary

- 인플레이션 우려와 연준의 긴축 기조, 우크라이나 긴장 등으로 요동치는 글로벌 자산 시장

- 증시와의 동조화 현상이 심해진 디지털 자산 시장 역시 공포 국면에 머물러 있음

- 비트코인 현물 ETF가 시기상조라는 SEC의 서한이 공개되면서 미국 운용사들은 유럽으로 눈을 돌리는 상황

 

© iStock

 

파월 의장 너마저… 글로벌 자산 시장이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갑작스러운 오미크론의 출현과 확산으로 불안감이 높은 가운데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졌다. 그리고 믿었던 파월 연준(Fed) 의장의 변심도 한몫 했다. 파월 연준(Fed) 의장은 대표적인 비둘기파 성향의 인물이다. 지난해에도 계속해서 시장에 완화적인 스탠스를 전달해왔다. 그랬던 그가 지난해 말 돌연 자산 매입을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급기야 양적 긴축(QT)을 언급했다.

연준(Fed)은 치솟는 물가 압력에 대응해야 한다는 대내외적 압박에 시달려왔다. 오미크론이 확산되면서 인플레이션보다 오미크론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있었지만, 연준은 결국 인플레이션 해결을 당면 과제로 삼은 듯하다. 이러한 연준의 스탠스 변화로 투자심리는 급격하게 위축됐다.

테이퍼링의 종료와 금리 인상의 시작도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장은 이미 올해 3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당초 기대와 달리 빠른 속도로 자산규모 축소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오미크론의 출현이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지 아닐지 여부보다는 인플레이션 억제에 초점을 맞춘 정책적인 움직임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여전한 우크라이나 긴장 상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촉발한 지정학적 리스크도 문제다. 하루가 다르게 상황은 급박하게 변하고 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15일 우크라이나 국경지대 러시아군 일부가 훈련을 마치고 원대 복귀하고 있다고 밝혀 긴장 상태는 한때 완화되는 듯했다. 그러나 미국은 러시아군이 여전히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8일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심할 수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반군이 내전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도네츠크주를 장악하고 있는 친러 세력이 세운 자칭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의 수장 데니스 푸쉴린은 군 총동원령을 내리고 모든 예비군들은 모병 사무소로 나와줄 것을 촉구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지역은 우크라이나가 통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운용사들 자산 시장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비트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자산 시장도 충격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디지털 자산 시장은 최근 증시와의 동조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미국 증시의 하락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 나스닥지수와 비트코인의 상관계수는 0.7을 넘어섰다.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크게 위축되면서 공포지수는 공포 국면에 머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담스러운 소식이 또 한 가지 전해졌다. 미국 하원 의원 톰 에머(Tom Emmer)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가 반려됐다는 게리 겐슬러 SEC 의장의 서한을 공개했다. 에머 하원 의원은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인물로 최근 왜 상품 출시를 반려하는지 해명하라는 요구를 한 바 있다.

그의 트위터에 따르면, SEC는 시장 내 사기 및 조작 예방이 아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SEC가 아직까지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미국의 운용사들은 다른 나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피델리티는 지난 15일 독일에 비트코인 현물상장지수상품(ETP)을 출시했다. 스위스에도 ETP를 출시할 계획이다. 피델리티에 앞서 인베스코도 독일에 상품을 출시하는 등 미국이 아닌 유럽과 캐나다 등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글로벌 운용사가 늘어나고 있다.

반면 미국에는 채굴 ETF 등 비트코인 익스포저가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만 출시되고 있을 뿐이다. 미국의 자산운용사 발키리(Valkyrie)가 SEC에 신청했던 비트코인 채굴기업 ETF가 대표적이다. 이 ETF는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기업들에 자산의 80%를 투자하고, 나머지는 비트코인을 많이 보유한 기업들에 투자할 예정이다. 미국을 비롯한 북미의 5대 채굴업체에 우선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마라톤디지털홀딩스(MARA), 헛8마이닝(HUT), 비트팜(BITF), 라이엇블록체인(RIOT), 하이브블록체인(HIVE) 등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들이다.

 

제도권 연착륙은 여전히 비상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자산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비트코인 선물 ETF(BITO)의 성공 이후,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아직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유보하고 있다. 그에 대한 대안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익스포저가 높은 기업들에 투자하는 상품이 출시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TF 승인이 유보되고 있는 만큼, 비트코인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 출시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런 상품은 비트코인과의 연동성이 높아 투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SEC의 미온적인 입장이 재확인된 만큼, 이런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유럽과 캐나다 등에서 얼마나 성공적으로 정착하는지, 그리고 SEC가 지적한 시장 내 사기 및 조작의 예방 여부가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의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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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SK증권 블록체인혁신금융팀장 現) 금융투자 도서 저자 前) SK증권 애널리스트 前)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前)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前) 체인파트너스 애널리스트 저서: 『한권으로 끝내는 비트코인 혁명』 / 『넥스트파이낸스』 / 『우주에 투자합니다』 / 『부의 대전환: 코인전쟁』 주식전략 및 시황 애널리스트다. 지난 2017년 증권사 최초로 비트코인 관련 리포트를 발간하는 등 신기술과 새로운 트렌드에 관심이 많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트렌드를 전달하는 투자자들에게 나침반과 같은 애널리스트가 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