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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by 한대훈

8년 만에 이뤄진 윙클보스 형제의 꿈

Summary

- 2013년 비트코인 ETF 상장을 신청했던 윙클보스 형제의 꿈

- 당시에는 거절됐지만, 최근 프로셰어즈의 비트코인 ETF가 상장되면서 꿈을 이룸

- 이번에 승인된 ETF는 선물 ETF이기 때문에 당장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견인한다고 보기는 어려움

- 그럼에도 비트코인의 제도권 편입 조짐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 iStock

 

윙클보스 형제의 타고난 선구안 8년 만이다.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2013년, 윙클보스(Winklevoss) 형제는 비트코인 ETF를 신청했다. 여기서 잠깐, 윙클보스 형제가 누군지 짚고 넘어가 보자.

윙클보스 형제는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엘리트 교육을 받으며 하버드대에 입학했다. 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형제는 대학생 때, 하버드 커넥션(Harvard Connection)이라는 아이디어를 생각했다(훗날 이것은 ConnectU로 이름이 바뀐다). 하버드뿐 아니라 다른 학교 학생들까지 교류하는 네트워크를 꿈꿨던 것이다. 하지만 이를 구현하기는 쉽지 않았고, 결국 윙클보스 형제는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구현해 줄 프로그래머로 같은 하버드생이었던 저커버그에게 부탁한다. 당시 저커버그는 기숙사 여학생들의 얼굴을 비교하는 사이트인 페이스매시(Facemash)를 만들어 하버드 서버를 다운시켜 유명세를 치르고 있었다. 저커버그는 윙클보스의 아이디어를 구현하는데 성공했고, 이게 바로 오늘날 전 세계 25억 명이 사용하는 페이스북이 됐다. 윙클보스 형제는 저커버그가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훔쳤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고, 합의금으로 6500만 달러를 받게 된다. 영화 “소셜네트워크”는 이런 과정을 담은 영화다.

이때 받은 돈으로 윙클보스 형제는 비트코인에 투자를 했고,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를 설립했다. 그리고 비트코인을 투자 상품으로 인정해야 한다며 SEC에 비트코인 ETF를 신청했다. 그게 바로 지난 2013년이었다.

 

| 매년 등장했던 비트코인 ETF 기대감, 그리고 번번히 무산된 이유

쉽지 않은 제도권의 벽 이후 비트코인 ETF는 매년 등장하는 단골 소재였다. 특히, 2017년에는 그 기대감이 한껏 고조됐다. 2017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가상 자산 붐이 불었고, 그 방점을 찍어줄 비트코인 ETF에 대한 기대감은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 중심에는 윙클보스 형제가, 그리고 이번에 비트코인 선물 ETF가 상장된 프로셰어즈(ProShares)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비트코인 ETF 신청은 모두 거절됐다. 투자자 보호가 미흡하다는 점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당시 SEC는 프로셰어즈(ProShares)를 포함한 9건의 ETF에 대해 모두 승인을 거절했는데, 이 상품들이 증권법 거래소 행위 규칙(Exchange Act Section)의 6(b)(5)를 준수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밝혔다. 즉, SEC가 비트코인의 조작 행위를 미연에 방지하고 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법 조항을 막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고, 특히 가상 자산 거래소의 시세조작 가능성을 높이 봤기 때문이다. 미국 금융당국은 비트코인이 자금 세탁과 테러자금, 탈세 등 범죄에 악용될 여지가 높다고 우려했다. 기존 금융 체계 안정성을 위협할 가능성도 문제였다. 이런 이유로 비트코인 ETF의 꿈은 점점 멀어져만 갔다. 대신 2017년 12월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시작된 것이 전부였다.

 

높아진 기대감, 달라진 분위기 그 후 ICO 붐이 꺼지면서 각국은 법정 제도 정비에 돌입했다. 특히, 투자자 보호와 시세조작 방지는 가장 우선순위였다. 점차 제도화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가 마련되면서 비트코인 ETF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졌다. 그러나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비트코인 ETF를 신청하는 자산운용사가 늘어났다. 캐시 우드가 이끄는 ARK 인베스트도 포함돼있었다. SEC는 예년과 달리 거절이 아닌 판단 유보와 연기를 신청했다.

 

| 마침내 비트코인 ETF가 상장됐다

꿈은 이루어진다 그리고 마침내 비트코인 ETF가 상장됐다. ‘BITO’라는 종목 코드(티커)로 상장된 프로셰어즈(ProShares)의 비트코인 ETF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고, 상장 첫날에는 4.5% 상승한 41.98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튤립 버블이다”, “각 국이 금지할 것이다”라는 조롱과 경고에도 꿋꿋하게 살아남았던 비트코인이 마침내 제도권 편입의 신호탄을 날린 것이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이번에 승인된 ETF는 현물에 투자하는 ETF가 아닌, 선물에 투자하는 ETF라는 것이다. 지난 2017년부터 CME에서 비트코인 선물이 거래되고 있는데, SEC 입장에서는 일반 민간 거래소에 비해 감독과 규제가 편해서 투자자 보호와 시장안정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직접 현물을 사는 것이 아닌 선물을 구매하는 상품이다보니, 비트코인 현물가격에 미칠 영향은 아무래도 현물 ETF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 과거 2004년에 금의 현물 ETF가 상장된 이후 빠르게 4~5배 상승했던 점을 생각해 보면, 이번 비트코인 선물 ETF가 당장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견인한다고 확신하긴 어렵다.

 

제도권 연착륙은 시간 문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도권 편입이 불가능해 보였던, 비트코인이 점차 제도권 편입의 기미가 보이는 점은 긍정적이다. 같은 날 미국 자산운용사 자코비(Jacobi)의 비트코인 ETF가 유럽 지브롤터에 출시가 승인되는 등 점차 제도권 편입의 속도를 내고 있다. CryptoQuant의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거래소의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보유량은 지속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결국 일반 기업이나 금융기관이 사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비트코인 현물뿐 아니라 이더리움도 ETF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일단 선물 ETF 승인으로 제도권 편입의 역사적인 첫발을 뗐다. 결국 비트코인 현물 ETF뿐 아니라 이더리움의 상품도 시간문제라는 생각이다.

비트코인의 제도권 편입에 8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윙클보스 형제의 꿈이 8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모두가 안된다고 했었고, 사라질 것이라고 했지만 그 힘든 시간을 비트코인은 이겨냈다. 그리고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멀고, 우리의 금융과 인터넷에 비트코인은 지대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제 막 첫발을 뗀 비트코인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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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훈
소개글
現) SK증권 블록체인혁신금융팀장 現) 금융투자 도서 저자 前) SK증권 애널리스트 前)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前)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前) 체인파트너스 애널리스트 저서: 『한권으로 끝내는 비트코인 혁명』 / 『넥스트파이낸스』 / 『우주에 투자합니다』 / 『부의 대전환: 코인전쟁』 주식전략 및 시황 애널리스트다. 지난 2017년 증권사 최초로 비트코인 관련 리포트를 발간하는 등 신기술과 새로운 트렌드에 관심이 많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트렌드를 전달하는 투자자들에게 나침반과 같은 애널리스트가 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