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재테크]by 서정렬

‘초저출산’ 시대, ‘집’ 사줄 ‘사람’이 없어진다

SUMMARY

- 합계출산율 0.78명을 기록하며 OECD 최하위를 기록한 대한민국

- 1인 가구가 늘어나며 인구감소와 달리 2040년까지 ‘가구수’는 증가할 전망

- ‘거처지’로서의 주택 수요 확대 가능, 하지만 지역별 편차 클 가능성 고려

- 인구·가구 변화는 집값 향방을 결정하는 큰 요인으로 부동산 정책·개발과 함께 검토 필요

 

© istock

 

한 명도 낳지 않는 대한민국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합계출산율(total fertility rate)은 특정 국가의 출산율 관련 지표 가운데 하나다. 사전적 의미와 더불어 개념적으로는 ‘한 여성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수’로 정의된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합계출산율이 0.7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새 4.4%나 줄어든 수치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저치라는데 심각한 문제이다. OECD 회원국 평균 합계 출산율(1.59명)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합계 출산율이 1을 밑도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며 꼴찌를 기록했다.

 

[보도자료] 2022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잠정), p.3. © 통계청(2023.02.22.)

 

주민등록인구 3년 연속 감소…1인가구 ‘천만시대’(종합) © 이데일리(2023.01.15.)

 

우리나라인구수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22 5144만 명에서 20년 뒤인 2045 4천만 명대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예상하기로는 코로나19 기간 혼인 수가 줄어 합계 출산율이 내년 기준으로 0.7명 수준까지 더 떨어진 뒤 이후 인구 비중이 큰 베이비부머 자녀 세대인 MZ세대가 결혼을 할 때부터 반등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이것은 지극히 낙관적인 시나리오에 근거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구감소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지속적인 인구 감소세를 견지해왔고 그러한 추세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예측이 있었다. 이와 같은 추세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다양한 변화가 목도되기도 했다. 결혼을 해도 아이를 적게 낳거나 안 낳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결혼을 한다고 해도 결혼 적령기로서의 나이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이러한 다양한 사회적 변화에 따라 인구감소를 피할 수 없다고 전제할 때 부동산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 수 있을까?

인구는 감소해도가구수증가로 주택 수요 자체가 줄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 하다. 일견 맞는 견해다. 그러나 결혼을 해도 출산을 꺼리는 것처럼 ‘가구수’ 자체가 무한 증가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는 맞고 또 일부는 일어날 수 있는 결과와 다를 수 있다. 초저출산 사회를 경험하고 있는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의 변화와 향후 전망에 대해 살펴본다.

 

합계출산율이 하락한 것은 출산 연령의 상승과 함께 늦은 연령으로 연기된 출산이 실현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최근 코호트 합계출산율의 하락은 자녀 낳지 않은 여성의 증가로 인한 부분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2000년대 초반 유럽 국가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연기된 출산이 실현되어 출산율이 반등하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제 불황에 따른 노동 시장의 불안정성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이어져 청년들의 비자발적인 혼인 및 무자녀 현상이 현저해질 가능성이 크다.

 

신윤정(2020). “국내 코호트 합계출산율의 장기 추이 분석”, 「보건사회연구」40권 3호, p.534.

 

인구는 줄어드는데, 가구수는 왜? ‘인구수’는 감소하더라도 ‘가구수’가 증가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예측돼 왔던 터다. 통계청의 예측이 안 맞을 이유도 없지만 실제 가구수는 상식적으로도 늘어나는 게 맞다. 주로 1~2인 가구 분화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가구추계(시도편): 2020~2050년'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총가구수는 2073만 가구(2020년)에서 2387만 가구(2039년)까지 증가한 후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2050년에는 2285만 가구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요약하면 가구수는 2039년 정점을 찍고 그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 약 10년 후인 2050년엔 정점 때보다 102만 가구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감소된 가구수에 평균 가구원수를 곱하면 실제 줄어드는 인구 규모일 수 있다는 점에서 ‘100여만 가구’의 감소를 가벼이 볼 수 없다.

‘가구수’의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2020년에는 경기(503만), 서울(395만), 부산(140만) 순으로 많았으나, 2050년에는 경기(658만), 서울(380만), 경남(139만) 순이 될 전망이다. 부산·대구(2029년), 서울(2030년), 울산(2033년)에서 가구 감소가 시작돼 2050년에는 세종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가구 감소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가구수의 지역별 분포 특성을 요약하면 경기도는 가구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서울시와 다른 지방 대도시는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을 다시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구분해 보면 향후 전반적인 가구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특히 경기지역의 가구수 집중은 지속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결국 주거수요 측면에 있어서도 다른 지역에 비해 경기지역에서의 가구분화와 집중이 상대적으로 많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역시 상식적으로 예상되는 부분이지만 30여 년 뒤에는 1~2인 가구가 대표적 가구형태가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서초포럼] 주택가격 급락과 인구구조 특성 © 파이낸셜뉴스(2022.11.03)

 

집값 더는 못 견뎌…서울 사는 집 2030년부터 감소 © 연합뉴스(2022.10.20)

 

통계청 자료('2020~2050년 장래가구추계(시도편)')에 따르면 평균 2.37명(2020년)이던 가구원 수는 점차 감소해 1.91명(2050년)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 집’에 몇 명 사는지와 관련된 전국 평균 가구원수는 2.37명에서 2040년이 되면 마이너스 성장을 시작해 2050년엔 가구당 가구원수가 1.91명으로 2명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평균 가구원수 최고 2.51명(경기)에서 최저 2.21명(경북) 수준인데 2050년이 되면 2.05명(세종)에서 1.77명(강원·경북)까지 줄어든다. 이렇게 평균 가구원수가 줄어드는 것은 기존 가구에서 분화되면서 1인가구의 수가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저출산 등으로 인해 자녀수가 대폭 감소하는 가정(가구)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제는 ‘나 혼자 산다’ 향후 인구와 가구의 변화에서 주목할 점은 역시 1인가구의 증가 추세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를 통해서도 이러한 특징은 여실이 나타난다. 2020년 현재 대전·서울 등 12개 시·도는 ‘1인가구’, 대전·서울 이외 시도는 ‘부부+자녀가구’의 비중이 가장 높았으나 2050년부터는 우리나라 모든 시·도에서 1인가구가 주된 가구유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1인가구 비중은 대전·서울 등 14개 시·도에서 30%를 넘었으나, 2050년에는 강원·충북 등 9개 시·도에서 40%를 넘게 된다. 이것은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젊은 1인가구를 중심으로 증가 추세가 이어지다가 2050년 이후부터는 대도시권이 아닌 지방의 고령화 영향으로 노인 1인가구의 증가추세로 바뀐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 비중은 22.4%(2020년)에서 49.8%(2050년)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남·경북 등 현재도 인구감소에 따른 소멸 위험이 높은 지역 대다수가 속해 있는 10여개 시·도에서는 고령 1인가구의 비중이 5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적으로는 전체 가구 중 1인가구 비중이 31.2%(2020년)에서 39.6%(2050년)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여 년 남짓한 시기가 도래하면 10가구 중 4가구는 1인가구가 되는 셈이다.

‘부부가구’ 비중도 16.8%(2020년)에서 23.3%(2050년)로 증가하는 반면 ‘부부+자녀가구’ 비중은 29.3%(2020년)에서 17.1%(2050년)로 감소해 가구 분화 속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감소와는 역상관관계로 가구의 증가는거주할 거처로서의 주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인사이트(insight)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시도별 평균 가구원수 전망 © 연합뉴스(2022.10.20)

 

2050년 10집 중 4곳 1인 가구… 고령자 가구 비중 절반 이상 © 서울와이어(2022.10.20.)

 

인구 줄면 집값도 하락할까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가구가 2030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선다. 통계청의 예상이 아니더라도 최근 몇 년간의 주택 가격 상승으로 ‘탈 서울’한 가구가 많다는 점에서 일견 놀랍지 않은 예측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시장 가격이 결정되는 부동산시장에서 가구의 감소는 수요의 감소와 동조화될 수 있다는 맥락에서 서울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

 

전국·서울 총가구수 전망 © 연합뉴스(2022.10.20.)

 

인구 감소와 가구 분화 등은 주택 가격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된다. 인구 감소는 당연히 집값 하락의 주된 요인이다. 수요가 감소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줄어든 인구가 특정 지역으로 몰린다면 몰린 지역의 집값은 한동안 유지되거나 반대로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정된 물건을 사려는 소비자가 증가하면 가격은 당연히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인구가 빠져나간 지역 또는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지역은 기존 ‘물건’에 비해 수요가 감소하니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이러한 인구 및 가구의 변화 특성은 특정 지역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집값의 향배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부동산 관련 정책 변화와 지역 개발 재료 여부 등이 추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바야흐로 부동산시장 변화의 방향과 속도, 그리고 자신의 자산 포트폴리오 운영 여하에 따라 승자와 패자 또는 웃는 자와 웃지 못하는 자로 구분될 수 있는 변곡점이 가까이 왔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부동산시장의 이슈(issue) 파악과 관련 인사이트를 통해 나름의 판단과 결정을 해야 할 ‘때’가 멀지 않았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할 이유가 점점 많아지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투자자 유의사항: 이 콘텐츠에 게재된 내용들은 작성자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 없이 작성되었음을 확인합니다. 해당 글은 필자가 습득한 사실에 기초하여 작성하였으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라며, 투자 시 투자자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최종 결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해당 글은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자의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오늘의 실시간
BEST

invest_16
채널명
서정렬
소개글
現) 영산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現) 부산시·울산시 주거정책심의위원 現) 행정안전부 중앙보행안전편의증진위원회 자문위원 現) 도시·부동산 칼럼니스트 前) 주택산업연구원 근무 부동산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부동산 만을 이야기 하지는 않습니다. 부린이도 이해할 수 있는 삶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