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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by 서정렬

서산 ‘머드맥스’와 부동산시장 인사이트

Summary

- 서산 홍보 동영상 흥행으로 보는 부동산 인사이트

- 부동산 가격은 전국적으로 모두 올랐으나, 지역에 따라 상승 속도와 폭이 다름

- 향후 부동산 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지역성이 될 것이며, 부동산 '탈 동조화' 현상을 직시해야 

 

© istock

 

| ‘서산 머드맥스’ 홍보 동영상이 시사하는 중요한 포인트 ‘Locality’

범보다 더한 것이 왔다 최근 한국관광공사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만들고 있는 홍보 동영상이 또 한 번 히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대박’ 났다. ‘범 내려온다’로 알려진 한국관광공사에서 만들고 있는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홍보 동영상 연작 이야기다. 이번에는 시즌2로 그 중에서도 충남 ‘서산(MUDMAX)’이다. 서산의 관광지 몇 곳을 소개하는 게 동영상의 전부다. 최소한 보이는 것은 그렇다. 그런데 이 동영상이 이토록 ‘핫’한 이유는 무엇일까? 홍보 동영상을 본 후 남긴 댓글들은 이렇다. “영혼이 홀리는 느낌이다”, “진짜 힙한 게 이런 거구나” 이 정도 반응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 본 사람들은 다 기억하는 영화의 한 장면. 사막 한가운데를 달리면서 진행되는 환상적인 데스 게임(death game)을 선보인 ‘매드 맥스(Mad Max)’ 영화의 명장면이 서산 갯벌 위에서 장대하며 스펙터클하게 펼쳐지는 영상으로 패러디 됐다. 일단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지만, 성공 포인트는 다른 지점에 있다.

홍보 동영상을 만든 한국관광공사의 담당 팀장(브랜드마케팅 오충섭씨)은 인터뷰에서 두 가지를 (성공했다고 하니) 성공 포인트로 꼽았다. 첫째는 ‘로컬 브랜딩’이었고, 두 번째는 K-힙합이었다. 여기에서 주목할 게 ‘로컬 브랜딩’이다. 그 지역을 생각할 때 ‘~스럽다’, ‘~답다’라고 기억되는게 필요했다고 설명한다. 서산의 머드맥스를 예를 들어 설명하면 이렇다. 서산을 소개 할 때 무엇을 보여줘야 할까? 무엇을 보여줘야 진정성 있게 서산을 설명하는 것일까? 그것은 서산‘스러운’, 서산‘다운’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가장 서산‘스럽고’, 가장 서산‘다운’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최종적으로 ‘바지락 캐는 아낙네들의 모습’이다. 너른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 그것으로 생활하는 것을 고스란히 홍보 동영상에 담고자 했다.

홍보 동영상에 등장하는 배우들은 한 명을 빼고는 모두 지역에 거주하시는 어른들이다. 유일한 한 명의 대역배우가 경운기를 몰고 나가기 위해 도구를 힘차게 들어 올리는 것으로 시작해 발동 걸린 경운기가 굉음을 발산하며 ‘유기방 가옥’, ‘해미읍성’, ‘간월암’을 지나 궁극적인 목적지인 ‘오지리 갯벌’에 도착한다. 그리고 아주머니들이 바지락을 캐면서 흥얼거리는 민요로 동영상은 끝이 난다. 홍보 동영상 러닝타임은 총 1분 23초다. 1분 23초로 서산(SEOSAN)의 ‘지역성’을 다 보여준 것이다. 지역성으로서의 진정성이 이 동영상을 통해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어필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 ‘따로 같이오른 부동산 시장...‘하위시장(sub-market)’ 격차 무의미

여기도 오르긴 올랐는데… 부동산 시장에서 로컬로서의 지역성(locality) 또한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지역 간 차이는 다소 있으나 전반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다 올랐다. 특히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랐다. 지역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같이’ 오르다 보니 지역 간 차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지역 간 격차가 무의미할 정도다. 이렇게 느낄 수 있는 것은 ‘동조화(Coupling)’에 기인하다. 결과 자체도 ‘동조화 현상’이다. 서울·수도권이 수급 불균형에 따라 가격이 급등한다고 했을 때 우리 지역도 올랐으니 그 느낌은 ‘아, 오를 때 다 오르는구나’, ‘상승하는 분위기인가 보다’고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실제로 전국 모든 지역들의 집값이 상승했다.

부동산시장은 우리나라 전체 시장을 언급할 때의 ‘전체’를 빼면 지역별로 각기 다른 의미로서 개별 ‘하위시장(sub-market)’으로 설명할 수 있다. 서울도 개별 시장이고 부산, 울산, 광주도 마찬가지로 개별 하위시장이다. 하나하나의 개별 하위시장이 모여 우리나라 전체 부동산 시장이 된다. 시기적으로 2019년 12월 이후 전국 모든 하위시장들의 부동산가격이 상승했으니 하위시장별 격차는 무의미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데이터를 통해 조금 세밀하게 살펴보면 다른 양상들이 보인다. 지역에 따라 상승 속도나 폭이 다르다는 것이다. 서울지역이 오른 것보다 다른 지방의 부동산 가격은 덜 올랐거나 심지어는 반대로 하락한 지역도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9년 이후부터 서울과 경기도, 인천과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세종시의 아파트 가격 상승 추이가 개별적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 12월 기준으로 전국 아파트 가격은 전년대비 6.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후 2020년 12월 기준으로는 전년대비 19.8%, 2021년 9월 현재로는 전년대비 19.5% 상승했다. 서울은 2020년 전년대비 17.7% 상승했고 2021년 9월 현재까지는 14.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의 경우 2020년 12월에 전년대비 61.2% 상승한 반면 2021년 9월 현재 전년대비 10.1%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 같이 올라 무의미하게 보였던 개별 하위시장의 변화 추이가 다르다는 것을 확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자료: 부동산114

 

| 향후 부동산 시장은 하위시장별 ‘따로 또 따로’의 ‘지역성’으로 전개

부동산 시장 관전 포인트 상승 분위기는 여전하다. 그러나 지역적 차이만큼의 ‘디테일 차이’가 앞으로 하위시장 분위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바로 ‘지역성’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하위시장별 ‘지역성’이란 무엇일까? 서산 머드맥스 홍보 동영상처럼 서산스럽고, 서산다운 지역별 차이를 부동산시장에서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차이를 유발하는 지표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가격의 상승과 하락으로 시장을 볼 것이 아니라 상승의 이유와 하락의 이유를 지역성이 묻어 있는 지표들을 통해 읽어 낼 수 있어야 한다. 간단히 살펴볼 수 있는 몇몇 지표들을 언급하면 ‘지역별 인구이동’이다. 우리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빠진 인구와 우리 지역으로 들어온 인구수의 차이가 ‘순인구이동’이다. 통계청을 통해 매월 발표된다. 인구가 우리 지역에서 빠져나갔다는 것은 우리 지역의 주택 수요자가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 이동한 지역에서 집을 구한다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이 매매이든 전월세이든 이주한 곳에 거주하기 위해서는 주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지역에서 빠져나간 인구가 몰리는 곳이 다름 아닌 수도권이다. 그러니 부동산 가격이 다른 지역에 비해 수도권이나 서울지역의 상승폭이 클 수밖에 없다고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 지역의 주택공급으로서의 공급 물량이 부족한 수급(수요와 공급) 불균형의 경우라면 가격 상승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출처: 뉴시스(2021.09.29.). [그래픽] 국내 인구이동 감소...“입주 예정 아파트 줄고 매매 ⇩”

 

‘서산스러움’ 찾아내기 인구이동으로서의 주택 수요자들의 지역적 변화와 추이 그리고 지역 내 주택 수급 상황들을 통해 살펴보면 하위시장으로서의 지역별 특징과 상황들을 종합할 수 있다. 최소한 이들 지표만 보더라도 단기적으로 상승 또는 하락 가능성을 예상하는 것이 용이할 수 있다. 여기에 지역 경제 상황으로서의 기업체 수 변화 등을 추가로 살피고 본인이 자주 방문하는 식당이나 시장 등의 분위기를 살필 수 있다면 가장 쉽게 지역의 주택시장 분위기를 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주택시장은 결국 민생이라는 측면에서 자기가 거주하고 있는 자기 주변에서 그 단서를 찾는 것이 가장 쉽고 빠른 ‘주택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자기 동년배들과의 대화 속에서도 시장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다. 모두가 먹고살기 어려운데 집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과 같은 이치다. 더불어 모두가 내 집에 관심이 있고 살만하다고 느낀다면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부동산 탈 동조화의 시대 최근 부동산 가격은 올라도 너무 올랐다. 그런 상실감을 대다수 국민들이 느끼고 있다. 상실감이 커지면 커질수록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이 높다는 것을 각종 여론 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세대 간 차이나 주택 소유 유무에 따른 차이도 별반 없다. 면 한국갤럽이 지난 9월 28~30일 실시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평가 조사 결과 30대 응답자 중 85%는 ‘현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무주택 응답자의 78%, 1채 소유한 응답자 79%, 2채 이상 다주택자 78%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세입자인 응답자 81%, 월세·반전세 세입자 77%, 자가 주택 소유자 79%도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바야흐로 지역 하위시장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탈 동조화(de-coupling)로서의 지역 하위시장별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작됐다. 다만, 전체 상승국면에서 그렇게 보이지 않을 뿐이다. 오르는 시장이니 떨어질 가능성이 없다고 보면 안 된다. 서울·수도권 시장이 당분간 상승세를 더 보인다고 해서 다른 지역 시장 역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올라도 문제, 떨어지면 더 문제 앞서 언급한 지표들의 변화가 이미 지역 시장의 ‘탈 동조화’를 부추기고 있다. 서울과 다르고 지역별로 다른 이러한 변화가 지역 입장에서는 오히려 바람직하다. 갑작스러운 ‘폭락’이나 ‘하락’이 아닌 ‘연착륙(soft landing)’이기 때문이다. 서울 바라보기로 올랐던 부동산 가격이 지역 차원에서 바로 조정국면으로 바뀔 경우 대출받고 내 집 마련한 소위 ‘상투’ 잡은 지역 실수요자들의 경우에는 바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런 분위기가 커질 경우 집을 파는 다주택 투매자들이 많아져 지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 자명하다. 집값은 올라도 문제지만 갑자기 떨어지면 더 문제가 커질 수 있다.

현재 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미국 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코스피 역시 출렁이고 있다.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커질수록 현재 여전한 부동산 가격 상승국면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두 눈 부릅뜨고 현재 상황을 직시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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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영산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現) 부산시·울산시 주거정책심의위원 現) 행정안전부 중앙보행안전편의증진위원회 자문위원 現) 도시·부동산 칼럼니스트 前) 주택산업연구원 근무 부동산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부동산 만을 이야기 하지는 않습니다. 부린이도 이해할 수 있는 삶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