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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by 연예톡톡

“괴롭힘 때문에 결국…배구 유망주였다가 편의점 알바생 되었죠”

운동만을 평생 바라보다가 은퇴하는 선수들은 막막함을 느끼곤 합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던 뛰어난 선수들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모두 각자의 방법으로 극복해나가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데요. 오늘 만나볼 배구 선수들 역시 의외의 분야로 업직종 전환을 했습니다. 선수 때만큼이나 열심히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배구 선수들의 근황을 함께 알아볼까요?


팀내 괴롭힘으로 은퇴 후

편의점 아르바이트 경험


김유리는 장래가 촉망된 배구 선수 유망주였습니다. 흥국생명 입단 당시 1라운드 전체 2순위에 뽑힐 정도였죠. 그러나 팀 내에서 한 선배의 극심한 괴롭힘을 겪게 됩니다. 새벽부터 무거운 청소도구로 넓은 체육관을 청소 시키는 등 교묘한 방법으로 김유리를 괴롭혔죠. 결국 스무살이었던 김유리는 은퇴를 하고 배구계를 떠납니다.


프로 생활 은퇴 후 김유리는 GS25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합니다. 막내 때부터 청소하던 버릇 덕에 편의점 청소도 잘 해내서 점장님의 사랑을 받았죠. 자신은 ‘다시 배구를 할 수 없을 것이다’라는 생각도 합니다. 그러나 김유리의 실력을 아까워하던 동료들의 권유로 김유리는 다시 실업팀으로 복귀하고 2년 뒤 GS칼텍스에 둥지를 틀게 됩니다.


김유리의 출전 시간은 점점 늘어났고 베테랑이 돼갔습니다. 최근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공격 성공률 64.28%를 기록하며 팀 승리의 선두에 섰죠. 복귀 후 성공적인 경기로 ‘팡팡플레이어’에 선정되고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김유리는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성이 최고였던 선배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인성이 중요하다.” 그녀의 아픔을 알고 있던 동료들도 눈물을 흘렸죠. 힘겨운 재기를 마친 김유리는 국가대표로 선발됨은 물론 ‘후배들과 격의 없이 지내는 선배’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66연승의 주역

이제는 주택 담보대출 직원


백승헌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배구를 시작했습니다. 한양대학교 재학 당시에는 소속팀을 66연승까지 이끌었던 주역이었죠. 힘 있는 공격을 해내며 하종화의 뒤를 잇는 거포로 주목받았습니다. 98년에는 현대캐피탈에 스카우트되어 선수 생활을 했었는데요. 외국인 선수의 활약과 급속도로 성장하는 동료의 실력에 가려지면서 교체 멤버로 활동하게 됩니다. 백업 요원으로 간간이 뛰다가 2009 시즌 후 유니폼을 벗게 되죠.


백승헌은 은퇴 후 현대캐피탈의 권유로 ‘주택 담보대출 직원’으로 새 출발 합니다. 이젠 어엿한 11년 차 금융맨이 되었죠. “운동선수 출신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했다.”와 같은 자세 덕분에 백승헌은 3년 만에 과장, 10년 만에 차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백승헌은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라. 운동선수 특유의 극복 의지와 승부욕으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라며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센터 유망주에서

억대 매출 김밥 집 사장으로


이종화는 청소년 국가대표부터 2006년 LIG 그레이터스 주장을 맡을 만큼 뛰어난 실력을 지녔던 배구 선수였습니다. 센터 유망주로서 팀의 많은 기대를 받았죠. 그러나 잦은 부상으로 2013년 이른 은퇴를 하게 됩니다. 은퇴 후 자영업을 배우면서 과로를 한 탓에 뇌 수막염까지 찾아오죠. 반신마비 증세와 함께 심장 대동막·판막이 찢어진 것이 발견되고 수술 후 회복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종화는 건강을 회복하고 압구정에 김밥 집을 오픈하게 됩니다. 큰 키 때문에 구부정한 자세로 김밥을 마는 걸 보고 많은 사람들이 안쓰러운 시선을 던지기도 했죠. 하지만 이종화는 자신의 삶에 당당하다고 말했습니다. 12시간씩 일하던 이종화의 노력으로 김밥 집은 평균 5억의 매출을 내죠. 잘나가는 후배들을 보면 부럽지 않냐?는 질문에 “구단과 계약이 잘 된 후배들에게 축하 문자를 보낸다. 프로배구가 더 잘 됐으면 좋겠다.”라며 배구와 후배에 대한 애정도 보여줬습니다.


흥국생명의 미녀

네일숍 원장으로 변신


우주리 배구 선수는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소속 세터였습니다. 아담하고 수려한 외모로 데뷔 때부터 인기가 많았죠. 실력 역시 뛰어났는데요. 키는 작지만 세터로서 토스의 질과 노련함·수 싸움은 수준급이었습니다. 하지만 중학교 때 당한 허리 부상이 고질병이 되어 은퇴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우주리는 은퇴 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을 찾다가 ‘네일 아티스트’가 됐습니다. ‘네일, 진작에 할걸’이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네일에 즐거움을 느끼고 있죠. “고객님들이 제가 해준 네일에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는 게 뿌듯해요. 배구에게는 미안하지만 네일이 너무 좋아요”라며 행복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앞으로도 딱 지금처럼 네일숍을 운영하면서 행복하게 지내고 싶어요”라며 소망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젠 선수가 아니라

여고 체육 교사


나혜원은 신인 배구 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꼽혔던 선수입니다. 국가대표로도 활약할 만큼 실력도 뛰었나고 팬 투표 1위에 오를 만큼 팬들에게도 사랑받는 선수였죠. 그러나 허리, 무릎 부상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결국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2013년 컵 대회를 끝으로 은퇴했죠.


은퇴 후 나혜원은 체육교사였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키우던 꿈을 이뤘습니다. 경기대 교육대학원 체육교육과 진학 후 교원 자격증을 땄죠. 그리고 여고에서 체육교사로 재직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부상으로 은퇴해서 아쉽지만 현재 나는 누구보다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교직과 더불어 나혜원은 배구 캠프에서 꿈나무들도 가르치고 있는데요. “꿈나무들을 위한 배구 캠프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라며 배구 후배 양성에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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