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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by 동아일보

눈 시린 얼음왕국 보며 와인 한 잔… 차갑고 달콤한 겨울 신기루

캐나다 동부 도시의 겨울낭만

대자연의 경이 나이아가라 폭포

눈과 입이 즐거운 토론토

예술혼이 살아 있는 몬트리올

겨울축제 맞아 활기 넘치는 퀘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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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동부 여행의 핵심 도시인 퀘벡. 프랑스풍의 성을 닮은 호텔 ‘페어몬트 샤토 프롱트나크 호텔’ 전경. 앞에 보이는 세인트로렌스강은 토론토의 온타리오 호수에서 몬트리올을 거쳐 북대서양으로 흐른다. 퀘벡은 고풍스러운 도시 분위기 덕분에 여유를 즐기기에 좋다. 2월에는 눈축제도 열린다. 페어몬트 샤토 프롱트나크 호텔 제공

《 캐나다의 주요 도시들은 동부에 대부분 몰려 있다. 북미 5대호 중 하나인 온타리오 호수를 남쪽으로 두고 토론토, 몬트리올, 퀘벡 같은 도시가 같은 물길로 연결돼 있다. 토론토 인근의 나이아가라 폭포 겨울 모습까지 감상한다면 캐나다 동부의 겨울은 다 느낄 수 있지 싶다. 8박 10일의 일정은 웅장한 자연과 세련된 현대 도시와 고풍스러운 중세 시가지, 달콤한 와인과 독특한 현지 음식, 세인트로렌스강을 바라보며 피로를 푸는 스파 등으로 채워졌다.》

○ 나이아가라 폭포, 그 쉼 없는 위대한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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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로 토론토에 내린 뒤 바로 자동차를 타고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는 나이아가라폴스시(市)로 향했다. 자동차로는 1시간 30분이 채 안 걸리는 거리다. 폭포는 오대호 중 하나인 이리호에서 출발한 물이 온타리오호로 가는 길목에 있다. 이구아수 폭포, 빅토리아 폭포와 더불어 세계 3대 폭포인데, 이 중 유일하게 겨울 풍경을 가진 폭포다.


여름에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내려다볼 수 있는 호텔방을 잡기가 어렵지만, 겨울에는 전망 좋은 방에 여유가 있다. 엠버시 스위트 바이 힐턴 호텔의 고층에서 짐을 풀자마자 내려다본 나이아가라 폭포는 탄성을 불러일으켰다. 커피 한 잔을 내린 뒤 침대에 걸터앉으니 세상의 잡념을 씻기에 이만 한 장소가 있을까 싶다. 1분 1초도 쉬지 않고 쏟아지는 어마어마한 양의 물과 웅장한 소리는 인간의 존재는 그저 자연의 일부일 뿐이라고 느껴지게 만든다. 폭포 가까이로 가면 나무와 풀에는 온통 투명한 ‘얼음 옷’이 입혀져 있다. 겨울 나이아가라의 독특한 풍경이다. 다만 바닥에 잘 보이지 않는 투명한 얼음이 얇게 얼어 있으니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나이아가라폭포 일대는 거대한 위락지구다. 나이아가라 공원 발전소를 비롯해 2000여 마리의 나비가 있는 나비온실, 대관람차 등이 있는 놀이공원 등이 차로 10분 정도의 거리에 몰려 있다. 특히 지난해 여름 처음 관광지로 개방된 발전소 지하의 670m에 달하는 터널형 물길은 1901년 당시 등불과 곡괭이, 삽, 다이너마이트 등으로 굴착됐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크다. 인근은 캐나다의 유명한 아이스와인 산지다. 이니스킬린 와이너리 등 많은 와이너리가 음식과 함께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토론토, 전통시장과 문화예술지구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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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의 전통시장 세인트로렌스마켓을 함께 둘러보며 캐나다의 식재료와 음식에 대해 설명해 주는 미식투어 프로그램이 있다. 안내자가 시장 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으로 훈제된 연어의 시식을 권하고 있다.

웅장한 폭포와 넓은 와이너리 지대를 지나 차를 달리면 머지않아 캐나다의 최대 경제도시인 토론토와 마주하게 된다. CN타워 전망대에 오르면 바다같이 광활해 보이는 온타리오 호수 덕분에 가슴이 탁 트인다. 페리로 15분 거리의 토론토섬, 토론토의 중심 역할을 하는 유니언역 등을 내려다볼 수 있다.


유니언역에서 걸어서 7분 거리에 있는 세인트로렌스마켓은 눈과 입을 즐겁게 하는 곳이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토론토 사람들이 즐기는 ‘피밀(peameal) 베이컨 샌드위치’, 피시앤드칩스 등을 즐길 수 있다. 시장 1층 끝 쪽에 있는 가게 ‘버스터스 시 코브(Buster‘s sea cove)’가 맛집이다. 랍스터가 듬뿍 들어간 ‘이스터코스트 랍스터 롤’을 추천한다. 1층 입구 쪽에 있는 과일가게 한 곳에서는 각종 베리류를 씻어서 판매한다. 여행 중에 들고 다니면서 먹기에 좋다. 세인트로렌스마켓에서 미식 투어를 진행하는 스타트업 ‘컬리너리 어드벤처’의 관계자는 “염소 치즈와 커피 치즈 등 다양한 치즈, 여러 방식으로 훈제한 연어, 그리고 토론토에서 시작해 유명세를 얻고 있는 발자크 커피 등을 맛보기를 추천한다”고 했다.


세인트로렌스마켓에서 20분 정도 동쪽으로 걸어가면 디스틸러리 히스토릭 디스트릭트가 나온다. 양조공장으로 쓰이던 건물들을 재활용해 갤러리와 토론토의 유명 레스토랑, 카페 등이 들어서 있다.

○성당의 화려한 장식이 빛나는 몬트리올

온타리오주의 토론토에서 퀘벡주의 몬트리올까지는 캐나다 장거리 국영철도 회사인 비아(VIA)레일의 비즈니스석 기차를 이용했다. 비즈니스석 승객은 커피와 주스, 스낵 등이 갖춰진 역사 내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고, 열차 탑승 때는 긴 줄을 서지 않고 탑승대로 들어갈 수 있다. 5시간 동안 열차 1칸에 1명의 승무원이 승객을 챙겼다. 기차가 빠르지는 않고, 가다가 중간중간 다른 열차를 비키느라 섰다가 가기도 한다. 느긋한 마음으로 창 밖의 설경을 즐기고 있으면 비행기에서와 같이 음료와 스낵은 물론이고 식사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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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의 바실리카 노트르담 성당의 화려한 내부 장식. 저녁에 성당 내부를 무대 삼아 펼쳐지는 빛과 음악의 향연 ‘아우라(AURA)’ 공연은 예약이 필수다.

몬트리올에서 단연 눈에 띄는 매력적인 장소는 바실리카 노트르담 성당이다. 성당 내부의 정교한 나무 장식과 인물 조각상, 스테인드글라스가 매우 화려하다. 더 볼만한 것은 이런 화려한 장식을 배경으로 저녁 7시경에 시작해 40여 분 동안 진행되는 ‘아우라(AURA)’ 공연이다. 성당 내부의 천장까지 모든 공간을 활용하고 파이프오르간까지 동원돼 공연 내내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빛과 음악의 협연이었다. 몬트리올미술관에서는 팝아트 계열의 천재적인 자유구상화가인 장미셸 바스키아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상설 전시관에서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사이렌’ 등을 비롯해 중세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다.

○ 고풍스러운 호텔과 스파를 즐길 수 있는 퀘벡

몬트리올에서 퀘벡까지는 비아레일로 3시간 30분 걸렸다. 1985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퀘벡 구 시가지는 걸어서 돌아다닐 만한 규모다. 토론토와 몬트리올의 세련된 분위기와 대비되는 중세 도시 같은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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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벡에서 유명한 ‘프티 샹플랭 거리’.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기념품점과 레스토랑 등이 밀집해 있다.

세인트로렌스 강가에 있는 페어몬트 샤토 프롱트나크 호텔은 호텔 자체가 유명한 관광지다. 1893년부터 1924년까지 31년 동안 지어졌고, 금빛으로 꾸며진 화려한 로비와 600개가 넘는 고급스러운 유럽풍 객실을 갖췄다. 2016년 말에 방영된 드라마 ‘도깨비’에서 주인공 김신(공유 분)이 소유했던 그 호텔이다. 프티 샹플랭 거리에 있는 드라마 속 ‘빨간 문’ 앞에서는 세계 각지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거리에는 아기자기한 기념품을 파는 가게는 물론이고 크리스마스용품 전문점, 저마다 특색을 자랑하는 레스토랑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다. 2월 3∼12일 퀘벡에서는 1894년부터 이어져 온 겨울축제가 열리고, 1∼3월에는 아이스호텔이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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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춥기로 유명한 퀘벡에서 최근 유명세를 얻고 있는 강변의 한 스파. 노천탕을 즐기던 친구 사이인 두 사람은 “강변을 감상하며 스파를 즐기는 퀘벡 시민이 많다”고 했다.

택시로 5분 정도 가면 세인트로렌스강을 바라보며 목욕을 즐길 수 있는 ‘스트롬 스파’라는 곳이 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찬 공기를 쐬며 여독을 풀기에 좋다.


이번 여행은 자유여행 방식이었다. 캐나다 여행 프로그램을 짜 본 경험이 많은 샬레트래블앤라이프의 신수경 실장은 “캐나다 동부 겨울 여행은 유명 관광지를 방문하면서도 한적한 여유를 제대로 즐기고 싶은 여행자에게 추천한다”고 했다.

○ 여행 팁

도심에도 눈이 쌓인 곳이 많다. 방수가 되면서 잘 미끄러지지 않는 바닥을 가진 부츠형 신발을 준비해 가면 편하게 걸어 다닐 수 있다.


물가가 한국에 비해 비싸다. 1캐나다달러를 980원 정도에 사서 갔다. 현지에 표시된 가격은 대부분 세금 13%와 팁 15∼20%가 빠져 있는 가격이니 계산할 때 유의해야 한다. 한국도 물가가 많이 올랐는데, 귀국해서 보니 한국의 물가가 싸게 여겨졌다. 팁을 주는 문화가 아닌 한국인으로서 쇼핑몰의 테이크아웃 매장에서도 팁을 요구하는 문화가 적응하기 쉽지 않다. 그것도 서비스를 받기도 전에 선결제를 하는 단계에서 카드 단말기에 팁 15%, 18%, 20% 등을 선택하는 단추가 나오는 것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항공사 선택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에어캐나다의 지연 출발 등으로 당초 13∼22일 일정이었는데, 24일 오후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거쳐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수하물 가방은 일주일 뒤 못 쓸 정도로 부서져 왔다. 갈 때도 평소의 2배인 24시간이나 소요됐다. 날씨가 나쁜 상황도 아니었다.


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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