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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by 동아일보

설탕 버렸더니 더 달콤해…메시 라스트댄스 이끈 8년 식이요법

마지막 월드컵 우승 꿈 마침표

어릴 적 매일 밤 호르몬 주사

나쁜 식습관으로 구토, 체력저하

철저한 식단관리로 35세 최고 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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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19일(한국시간)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프랑스와 2022카타르월드컵 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처음으로 거머쥔 우승 트로피를 만져보며 기뻐하고 있다. 루사일(카타르)=신화 뉴시스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한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27.9세에 평균 신장은 179.8㎝다. 본선에 오른 32개국에서 나이는 3번째로 많고, 키는 5번째로 작다. 그런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주장 완장을 찬 리오넬 메시는 35세에 169㎝. 파워 넘치는 20대 장신이 즐비한 월드컵 무대를 감안하면 이미 전성기 활약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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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프랑스와의 카타르월드컵 결승전에서 3-2로 앞서나가는 골을 넣고 있다. AP 뉴시스

하지만 이미 알고 있듯 메시는 이번 월드컵을 축구 인생 최고 무대로 만들며 그토록 오랜 세월 꿈꾸던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006년 독일 대회를 통해 월드컵에 데뷔한 그는 5번째 도전이었던 이번 대회에서 갖가지 기록을 갈아 치웠다.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까지 통산 26경기를 뛰었는데 역대 최다 출전 기록이다. 이번 대회 7경기에서 7골 3도움을 올렸다. 조별리그 토너먼트인 16강부터 결승전까지 모든 라운드에서 공을 넣은 최초의 선수가 됐다. 최우수선수(MVP)인 골든볼을 받으면서 사상 첫 골든골 2회 수상자로 이름을 남겼다.


어릴 때부터 핸디캡 투성이처럼 보였던 메시가 월드컵 우승의 최후의 목표에 골인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자기관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위업이다.

●“150㎝까지 밖에 못 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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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의 어릴 적 모습. 11세 성장호르몬결핍증 진단을 받은 메시는 3년 가까이 다리에 주사를 맞아야 했다. 인터넷 캡쳐

메시는 축구와는 영 인연이 사라질 뻔 했다. 11세 때 성장호르몬결핍증(GHD)이라는 희귀병 진단을 받아 성인이 돼도 키가 150㎝까지 밖에 클 수 없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이듬해부터 매일 밤 다리에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 그 비용만 한 달에 150만 원이 넘었다. 2년 이상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다. 노동자로 일하는 부모가 감당하기 쉽지 않았다. 그의 축구 재능을 알아본 스페인 프로축구 FC바르셀로나가 치료비 부담하는 조건으로 영입했다. 13세에 모국을 떠나 14세까지 3년 동안 주사를 맞은 그는 169㎝까지 자랐다.

●“성장호르몬 결핍은 반드시 치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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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수 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성장호르몬의 결핍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양대구리병원 제공

최윤수 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선천적, 후천적 원인 혹은 특발성(원인을 모르는 경우)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하수체에서 성장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는 질병”이라고 설명했다.

성장호르몬은 연골 조직을 자극하여 키를 키우는 성장 효과 뿐 아니라 단백질의 합성을 촉진하고 지방을 분해하는 등의 대사 작용 또한 담당한다. 성장호르몬의 결핍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며, 치료는 매일 자기 전 성장호르몬을 스스로 주사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최 교수는 “호르몬 분비가 정상이고 키가 정상 범위인 아이들에서는 성장호르몬 주사를 통해 메시와 같은 큰 성장 촉진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모든 성장기 소아청소년에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주 5회 이상 운동을 하는 것이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설탕, 육류 멀리하고 지중해식 식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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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는 2014년부터 나쁜 식습관을 버리고 철저한 식단관리를 따르고 있다. 설탕과 육류를 멀리하는 대신 통곡물, 올리브오일, 견과류, 채소, 과일 위주로 메뉴를 구성하고 있다. 더 선 트위터

폭발적인 스피드와 창의적인 볼 감각을 지녔던 그는 나쁜 식습관으로 경기 도중 구토를 하거나 어지럼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과다하게 육류를 섭취하고 중독이라는 표현을 쓸 만큼 초콜릿, 탄산음료에 빠졌다.


잦은 부상에 시달렸던 메시는 2014년부터 이탈리아 영양학 전문의 줄리아노 포저의 조언에 따라 지중해식 식단을 따르고 있다. 물, 올리브오일, 통곡물, 과일, 채소 등 5가지 요소를 기반으로 메뉴를 구성했다. 견과류와 씨앗도 중시했다.


육류 섭취량을 줄이는 대신 하루 세 번까지 단백질 셰이크를 마셨다. 가장 좋아하는 요리는 뿌리채소를 곁들인 구운 닭고기. 설탕과 정제된 밀가루, 인공 감미료, 튀긴 음식과 알코올은 피했다. 즐겨 찾던 햄버거, 패스트푸드는 멀리 했다.


지방이 적은 지중해식 식사는 일반인에게도 장점이 많다. 통곡물은 소화가 천천히 일어나게 하며 껍질에는 항산화성분, 미네랄, 영양소가 풍부하다.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나이 들수록 체지방 축적을 줄이고 단백질을 조절하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저가 몸에 가장 안 좋은 음식으로 메시에게 줄이라고 한 것은 설탕이다. 그는 “건강한 근육을 만드는 데 설탕이 가장 나쁘다. 줄일수록 좋다”고 말했다.

●몸에도 좋고 팀워크도 다지는 마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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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차를 즐기고 있는 리오넬 메시(35), 더 선 홈페이지 캡쳐

메시는 남미에서 ‘국민음료’로 불리는 마테차를 물처럼 마시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 음료는 각성 성분이 있어 집중력을 높이며 수면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지방을 배출하는 폴리페놀을 함유하고 있어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된다. 유로스포츠는 “마테차가 스트레스와 피로를 줄여준다”고 전했다.


뉴욕 타임스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카타르 월드컵에 공수해 온 찻잎이 498㎏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마테는 여러 찻잎을 갈아 섞어 만든다. 한 움큼의 잎을 잔에 넣고 70~85도의 뜨거운 물을 부은 뒤 빨대로 마신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메시를 중심으로 자주 차를 마시며 팀워크 강화의 자리를 마련했다고 한다. 뉴욕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메시를 포함한 거의 모든 선수들이 마테차를 마셨다. 경기장을 오가는 버스에서도, 경기 후에도 마시는 모습이 포착됐다. 한 선수는 “아르헨티나에서 마테차는 우정을 마시는 것이다”고 말했다.

●어슬렁거리다 스피드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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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가 카타르월드컵 C조 조별리그 폴란드와의 3차전에서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며 드리블을 하고 있다. 도하=송은석 기자silverstone@donga.com

메시는 축구를 예술의 경지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듣는다. 세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메시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경기당 평균 걸어 다닌 거리가 5.1㎞였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래틱’의 분석에 따르면 이 부문 1위다. 2위는 폴란드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4)로 4.83㎞. 쉴 새 없이 질주하지는 않았어도 에너지를 비축하면서 결정적인 기회를 노렸다.


메시는 키가 작아 달리기 보폭이 짧고 무게 중심이 낮아 더 빨리 속도를 늦추고 속도와 방향의 변화를 예측하며 더 빨리 가속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4~5명의 수비수를 제치고 전속력으로 내달렸고 절묘한 패스로 지구촌 축구팬을 열광시켰다. 나이가 들어 최고의 무기인 스피드와 드리블을 갖추지 못했어도 환상적인 플레이메이커로 변신해 역시 ‘축구의 신’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오랜 기다림에도 포기하지 않고 피, 땀과 눈물로 엮어낸 ‘라스트 댄스’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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