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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by 동아일보

하마터면… 버스기사 의식 잃자 승객들이 대형사고 막았다

고양서 60대 기사 운전중 졸도

20대 승객 브레이크 밟아 차 세워… 기사 온몸 주물러 생명 구하기도

경찰 “큰 사고 막아 감사패 전달”


동아일보
2일 오후 5시 반경.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선 아찔한 교통사고가 벌어질 뻔했다. 통일로에서 내리막길인 4차로 경사로를 운행하던 마을버스의 60대 운전사가 갑자기 정신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는 잠시 신호를 기다리다가 일시적인 쇼크로 졸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퇴근시간에 접어들며 차량이 많이 몰렸던 시간대. 버스가 휘청거리며 미끄러져 위험천만한 찰나였다. 그때 버스에 타고 있던 신정무 씨(26·사진)가 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해 대형 사고를 막아냈다.


4일 오후 동아일보와 만난 신 씨는 “당시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버스가 이동하질 않고 경사로를 따라 밀려 내려가는 느낌이 들어 운전석에 큰일이 났음을 직감했다”고 떠올렸다. 해당 버스 운전사는 평소 탑승할 때마다 승객들에게 밝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 인상이 좋았다고 한다. 그런 그가 다급하게 도움이라도 요청하듯 뒤쪽으로 손짓을 해 신 씨와 승객들은 깜짝 놀랐다.


신 씨는 무작정 운전석으로 뛰어가선 재빨리 무슨 일인지 살폈다. 버스 운전사는 발작 증세까지 보이며, 다리에 힘이 풀리고 있었다. 신 씨는 무작정 운전석의 칸막이로 몸을 들이밀고는 오른발로 브레이크 페달부터 밟았다. 그 덕에 버스는 사고 없이 멈춰 설 수 있었다.


하지만 긴급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버스 운전사의 상태가 너무 나빠 보였다. 신 씨는 후진 기어를 넣고 다른 승객에게 브레이크를 밟아달라고 부탁한 뒤, 운전사를 좌석에서 버스 통로로 꺼냈다. 바닥에 눕힌 채 팔다리를 주물렀다. 다른 승객들도 곧바로 경찰과 소방에 구조요청을 보냈다.


그렇게 정신없이 지나간 시간이 6분. 오후 5시 38분경 구급차 사이렌이 들릴 때쯤 기적적으로 버스 운전사도 힘없이 눈을 뜨기 시작했다. 정신이 바로 돌아오진 않았지만 신 씨는 “깨어났다”는 안도감에 다리 힘이 턱 풀렸다고 한다. 뒤이어 오는 차량에 양해를 구하고 버스를 갓길에 세운 것도 신 씨였다. 전에 따놓은 1종 대형 면허가 도움이 되는 순간이었다.


신 씨는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부끄럽다”며 버스 운전사의 안부부터 물었다.


“정말 좋은 분이시거든요. 괜히 이번 일로 피해를 당하거나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혼자 한 것도 아니에요. 다른 승객분들도 다 함께 고생해서 사고를 막은 겁니다. 구급 신고도 나서서 해주시고 다들 훌륭하셨어요.”


버스 운전사는 다행히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스회사 관계자는 “음주운전이나 지병이 있는 건 아닌 것으로 안다”며 “전날은 휴무였고, 사고 당일에도 오후 2시경 이상 없이 출근했다”고 전했다.


고양경찰서는 신 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 씨의 기지가 아니었으면 상상하기도 싫은 큰 사고가 벌어질 뻔했다”며 “덕분에 승객 모두 큰 부상 없이 약간의 경상만 입어서 모두 건강하게 퇴원한 상태”라고 말했다.


고양=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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