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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by 조선일보

트럼프마저 "도쿄올림픽 1년 연기" 언급에 초상집된 일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도쿄올림픽 1년 연기"를 언급하면서 대외적으로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해왔던 일본에서도 다른 시나리오를 검토 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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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각) 오후 9시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연설을 통해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을 밝히고 있다. /AP 연합뉴스

12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사견 임을 전제로 "어쩌면 그들은 1년 연기할 수도 있다"며 "텅 빈 경기장으로 (행사를) 치르는 것 보다 그렇게 하는 편(1년 연기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산케이에 따르면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할 예정이다.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후퇴 우려 등에 대해 주로 논의할 예정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도쿄올림픽에 대해 언급한 만큼 대화 주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으로 올림픽이 취소나 연기될 가능성에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일본은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일본 주요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며 별다른 분석이나 해설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일본 내에서도 올림픽을 연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부쩍 많이 나오고 있다. 11일 다카하시 하루유키 상임이사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올림픽을 아예 취소하거나 무관중 행사를 열면 경제적 충격이 너무 클 것"이라며 "2년 후 여름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전날 수상관저에서 아베 총리와 면담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라는 선언이 나와, (도쿄올림픽 개최의) 흐름에 영향이 없냐고 한다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포스트 아베 1순위로 아베 총리의 라이벌인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도 로이터에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하지 않으면 리스크를 없앨 수 없다"며 "정부는 (올림픽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면)무엇을 해야 할 지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요 외신들도 올림픽 연기 가능성을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아시아판은 전날 도쿄올림픽을 후원하는 3개 스포츠 업체의 간부들이 "우한 코로나 확산으로 올림픽이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플루엔자 대책 등 WHO와 협력해온 안토완 훌라호르트 스위스 제네바 대학 교수는 아사히에 "전세계적으로 호평 받는 행사를 치르려면 1,2년을 연기하는 게 낫다"며 "많은 선수들이 출전을 취소하고, 감염자가 나와 경기자가 사망하는 경우 일본의 이미지는 나빠진다. 혼란 속에서 경기를 하는 건 악몽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2020 도쿄올림픽의 성공적인 출발을 기원하며 그리스에서 열린 성화봉송 행사는 무관중으로, 조용히 진행 됐다. 올림픽의 기원지인 그리스에서 열린 이 행사가 관중 없이 진행된 건 1984년 이후 36년 만이다. 그리스에서도 1명의 우한 코로나 사망자가 나왔다.


이 행사에 맞춰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국제올림픽위원회는 회의를 열고 올림픽 연기나 중단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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