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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코너] 개량 한복이냐 아니냐… 고궁 들어갈 때 검사하겠다고?

종로구청 "전통 한복 아니라면 고궁 무료입장 허용하지 않기로"

문화재청·상인들은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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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후 개량 한복을 입은 관람객들이 서울 종로구 경복궁 담장 앞을 걷고 있다. /원우식 기자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중국인 왕이원(22)씨는 한복을 입고 친구들과 사진을 찍고 있었다. 왕씨는 "한복 입고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 친구들 반응이 뜨겁다"며 "한복을 입으면 경복궁 입장료(3000원)가 무료인 점도 좋다"고 했다. 옷은 인근 한복 대여점에서 빌렸다. 치마는 형광색이었고 소매는 레이스 소재로 살이 드러났다. 금색 끈을 허리에 두르고 뒤쪽에 리본을 묶었다. 한복 치마끈을 뒤에서 묶는 방식은 전통 복식법에서는 드물다.


문화재청의 고궁 내 '한복 무료 관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왕씨의 옷도 한복으로 인정해 준다. 여미는 깃이 있으면 고름이나 매듭 방식은 상관없다. 하지만 경복궁이 있는 종로구는 생각이 다르다.


종로구청은 11일 정부 관계자, 한복 전문가, 한복 대여업체 사장 등을 초청해 개량 한복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다. 구청 관계자는 "토론회 결과를 바탕으로 개량 한복의 경우 고궁 무료 입장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문화재청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116개의 종로구 음식점에서 한복 착용자에게 주던 10% 할인 혜택에서도 개량 한복 착용자는 제외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종로구청이 나선 것은 애초 한복의 대중화 및 세계화를 위해 시작한 제도가 한국 복식과 다른 옷만 확산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체불명의 옷을 입은 관광객들을 좀 단속하라"는 민원도 구청에 들어온다고 한다.


하지만 담당 부처인 문화재청이나 인근 상인들은 난감해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난해 '고궁 무료 관람을 위해서는 한복을 성별에 맞춰 입으라'는 지침에 대해서도 국가인권위원회를 통해 진정이 접수됐다"며 "제한을 풀어야 할 상황인데 종로구청이 수용하기 어려운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관광객들이 전통 한복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했다. 경복궁 근처 한복 대여업체 7곳 중 3곳은 전통 한복을 쇼룸(진열실)에 전시하지 않고 있었다. 관광객이 전통 한복을 찾으면 그제야 꺼내 보여준다고 했다. 한 대여업체 사장은 "대여용 한복의 경우 가격 때문에 전통·개량 한복 모두 자연 소재가 아닌 합성 소재를 쓴다"며 "소재로 보면 다 전통이 아닌 셈"이라고 했다. 한복 디자인도 시대와 신분에 따라 변했는데 한 가지 기준을 정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원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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