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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by 아시아경제

70년 역사 쇠락한 조선소 속초의 '핫플' 카페가 되다

속초로 떠나는 핫플레이스 여정-카페 칠성조선소 살롱, 동아서점, 문우당 서림, 대관람차 속초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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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낡고 용도를 잃은 공간들이 변화를 거듭하며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는 가운데 70년 된 칠성조선소가 카페로 변신해 속초의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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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살림집을 리모델링한 카페 2층에 올라서면 청초호가 하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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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동아서점

강원도 속초에 있는 백년가게 중 한 곳인 동아서점의 김영건 대표가 쓴 ‘대한민국 도슨트 속초편’ 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속초는 빠르게 변화 중이다. 실향민의 도시에서 가장 트렌디한 도시로.’ 

이보다 더 현재의 속초를 잘 설명한 표현은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속초는 더 이상 아바이마을의 갯배나 설악산만으로는 대표되지 않습니다. 더 많고 더 다양한 매력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속초에서는 기존의 낡고, 용도를 잃은 공간들이 젊은 세대에 의해 끊임없이 재해석되며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재해석된 공간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 동네에 이웃한 서점 두 곳은 도시에서 돌아와 대를 잇는 이들에 의해서 감각적으로 변신했습니다. 버스터미널 인근에는 서점이면서 찻집이면서 게스트하우스인 복합공간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쇠락할 대로 쇠락한 낡은 조선소는 젊은 손주 새대의 가치 발견으로 매력적인 장소로 탈바꿈했습니다. 이중 오늘의 여행만리는 핫플레이스로 변신한 조선소를 찾아가봅니다.


속초의 새로운 명소를 꼽으라면 단연 첫손으로 꼽을 만한 곳이다. 요즘 여행자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카페 칠성조선소 살롱’이 그곳이다. 카페 이름이 왜 조선소일까. 이름만 그런 게 아니라, 여기는 실제로 배를 만들었던 조선소였다.


칠성조선소는 1952년에 처음 문을 열었다. 지금 카페를 운영하는 최윤성씨의 할아버지가 조선소 문을 열었을 때의 이름은 원산조선소였다. 고향이 원산이었던 할아버지는 6,25전쟁 당시 부산까지 피란 내려갔다가 고향과 한 발짝이라도 더 가까운 속초 땅에 정착했다. 


일제강점기에 고향에서 배 만드는 일을 했던 할아버지가 속초에 조선소를 내자 배 주문이 밀려들었다. 배 짓는 솜씨가 뛰어났기 때문이었는지 호황도 그런 호황이 없었다. 속초의 인구가 늘고, 고기잡이가 번성했던 시절의 얘기다.


이후 설비의 노후화, 국가의 목선 폐선 권장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중 3대째 이어 받은 최씨가 궁리 끝에 시작했던 게 ‘카페 칠성조선소 살롱’이었다. 조선소 안의 집을 리모델링해 커피를 팔기로 한 건 조선소 공간을 관광과 결합한 매력 있는 곳으로 변신시키기 위한 것이였다. 카페는 그렇게 문화공연도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기 시작했다.


칠성조선소는 속초 청초호를 끼고 있다. 청초호 주변의 분위기는 독특하다. 쇠락한 주택과 새로 지은 모텔, 짓다 만 폐허 같은 건물들이 온통 뒤섞여 있다. 이런 골목 한쪽에 칠성조선소 살롱이 있다. 문을 들어서면 바다를 정면으로 마주 보는 낡은 조선소 건물이 있고, 마당에는 바다에서 배를 끌어내거나 진수시키는 데 쓰이는 레일이 있다. 레일 주변에는 배를 묶는 데 쓰이는 쇠사슬과 목재 등이 여기저기 놓여 있다.


칠성조선소라는 큼지막한 간판이 달린 건물에 들어서면 할아버지때 사용했던 각종 서류와 등록증, 당시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배를 만드는 조선공의 새 기준 임금을 공시한 1987년도 신조공임표도 눈길을 끈다.


커피를 파는 카페인 칠성조선소 살롱은 조선소 마당 옆에 있던 살림집을 개조해 만들었다. 내부는 벽돌이 그대로 드러나는 노출 콘크리트 구조. 시멘트벽은 그대로 두고 바다가 보이는 창문을 크게 냈다.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 든다.


커피를 주문해 2층 창가에 앉으면 청초호와 속초의 변신을 대변하듯 고층건물들이 눈앞으로 다가온다. 고층건물들이 생뚱맞긴 하지만 나름 볼만은 하다.


손님들은 끊임없이 칠성조선소 살롱 문을 열고 들어왔다. 옛 정취를 간직한 조선소와 청초호의 조화가 젊은이들의 감성을 자극한 것이다. 기자가 찾은 날은 휴가철이긴 하지만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인데도 손님들이 밀려들고 있었다.


속초에는 칠성조선소 외에도 오래된 곳이 많다. 1956년에 시작한 동아서점 역시 3대를 이어오는 속초 터줏대감이다. 이곳에서 책 한 권 안 사본 속초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다. 2015년에 장소를 옮겨 더 쾌적한 서점으로 만들었다. 환한 창가에 놓인 기다란 테이블은 카페인지 서점인지 헛갈리게 만든다. 책읽기 좋은 자리 곳곳에 쿠션을 두고, 책 사이에 꽃병이 놓였다. 덕분에 책 고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동아서점 인근에 문우당서림이 있다. 1984년에 개업했으니 동아서점보다는 많이 늦다. 지금이야 동아서점과 문우당서림 딱 두 곳이지만, 그때만 해도 속초 시내에는 서점이 두 손으로 꼽아야 할 만큼 많았다. 동네서점의 불황이 계속됐음에도 문우당서림은 꾸준히 몸집을 키웠다. 이 두 곳 서점에는 외지 손님이 적지 않다. 서점을 보러 오는 관광객들이다.


핫 한 카페도 가고 원 없이 책보기도 했지만 뭔가 허전하다면 바다로 나가보자. 외옹치항에서 속초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해안산책로 바다향기로다. 한국전쟁 후 68년이 지난 2018년 4월 민간에 개방된 이 해양산책로는 총 1.74km, 걸어서 1시간이 걸린다. 외옹치항에서 외옹치해변까지 덱이 놓인 구간은 890m다. 속초시 관광 홈페이지에는 30분이면 충분하다고 하는데, 고개가 자꾸 바다를 향하는 통에 걸음이 느려지는 걸 감안한다면 그보다 넉넉하게 잡아야한다. 외옹치해변에서 외옹치항으로 거꾸로 걸어도 마찬가지다.


속초해수욕장에 도착하면 올 봄에 새롭게 선보인 신상 명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속초 아이로 불리는 대관람차다. 높이 65m(아파트 22층 높이)로 정원이 6명인 캐빈이 36대가 돌아간다. 반려견도 함께 탈 수 있다. 속초아이가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15분 남짓.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높아지는 고도를 생생하게 느낄 틈은 없다. 탑승자는 속초해수욕장과 작은 섬 조도, 그리고 동해를 향해 서서히 올라가는 시선의 확장을 느낄 수 있다. 남쪽으로 눈을 돌리면 좀전 걸어온 외옹치해변이 눈에 잡힌다.

◇여행메모

△가는길

수도권에서 가면 서울 양양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양양IC에서 속초방면으로 진입해 청초수 방면으로 가면 석봉도자기박물관이 나오고 그 앞에 공터 주차장에 주차를 하면 지척에 칠성조선소가 있다


△먹을곳

관광객도 많고 차도 밀리지만 가장 유명한 속초 중앙시장에 가면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 또 새마을길 우동당은 우동과 수제돈까스, 영광정막국수는 메밀국수, 영랑해안6길 이모네식당은 생선찜이 유명하다.


△볼거리

아바이마을, 척산온천, 영랑호, 테디베어팜, 석봉도자기박물관, 속초엑스포공원, 갯배, 대포항 등이 있다.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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