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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by 아시아경제

[IT체험기]갤럭시 버즈 프로vs에어팟 프로…노캔은 비슷·통화는 삼성

직접 구매 후 2주 사용해보니

지하철·카페 소음 막아주는

착한 노이즈캔슬링 기능

디자인은 무난…통화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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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프리미엄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프로'와 '에어팟 프로'를 비교해보고 있다.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콩나물 시루를 닮은 30만원대 프리미엄 무선 이어폰. 한 때 조롱의 대상에서 전세계 힙스터들을 사로잡은 전설의 '에어팟' 시리즈에 삼성전자가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냈다. 지난달 '삼성 갤럭시 언팩 2021'에서 공개한 자체 최초의 노이즈 캔슬링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프로'가 주인공이다. IT 유튜버들 사이에서도 '생각보다 괜찮다'는 무난한 평가와 함께 시장에 안착하면서 삼성전자도 전작 '갤럭시 버즈 라이브'로 구겼던 자존심을 어느 정도 회복한 것처럼 보인다.


지난 3일 신제품 갤럭시 버즈 프로를 쿠팡에서 구매해 2주간 사용해봤다. 카페에서, 지하철에서 시도 때도 없이 귀에 꽂고 다니자 기존에 애용한 에어팟 프로와는 또 다른 장단점이 눈에 들어왔다. 정가 23만9800원의 고가 IT 제품임에도 주문 다음날 즉시 새벽 문 앞까지 배송되는 로켓와우 상품이라는 점은 새삼 놀라웠다. 삼성전자는 언팩 공개와 함께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최고 사양 스마트폰인 갤럭시S21 울트라 사전예약 이벤트로 갤럭시 버즈 프로 제품을 제공하며 마케팅 드라이브도 걸었다.


상자 개봉식은 언제나처럼 경건하다. 한 눈에도 기존 에어팟 프로와 확연히 구별되는 외관적 특징이 두드러졌다. 갤럭시 버즈 프로의 후면 디자인은 전통 자개처럼 광택감 있으면서도 매끄러운 표면이 주변 사물들과 얼굴을 선명하게 비춘다. 전체 길이가 짧은 커널형으로 동그랗고 통통한 형태다. 색상은 블랙, 실버, 바이올렛 등 3가지 선택이 가능했는데 보라색 계열의 팬텀 바이올렛을 골랐다. 비교 대상인 에어팟 프로가 순백색 색상 하나에 콩나물 시루를 닮은 듯한 파격적인 디자인을 적용한 것에 비하면 비교적 무난하게 느껴진다. 특유의 힙한 이미지를 부여하는 애플과 달리 부모님 세대인 5060세대까지 폭넓게 사용할 수 있을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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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갤럭시 버즈 프로가 연동된 후 갤럭시 웨어러블 어플리케이션 화면.

기자의 갤럭시S9 스마트폰에서 블루투스를 작동하자 자동으로 이어폰을 인식했다. 자연스럽게 '갤럭시 웨어러블' 어플리케이션(앱)이 화면에 나타났다. 앱 화면에서는 소음 제어와 노이즈 캔슬링 강도, 대화 감지 가능 여부 및 터치 차단, 이퀄라이저 기능 등을 사용자 본인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 신호음을 울려 잃어버린 이어버드 찾기도 가능하다. 비싼 에어팟 프로를 사용하면서도 애플 제품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동기화 기능을 사용할 수 없었던 점이 불만이었다. 갤럭시 태블릿PC 등을 사용하는 삼성전자의 열성 사용자라면 기존 제품들과의 연계 사용도 더 편해질 듯하다. 메시지가 왔을 때 말소리로 알려준다는 점이나 잠자기 전 무선 충전기에 올려놓기만 하면 된다는 점도 편했다.


가장 궁금했던 부분은 주변 소음을 잡아주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다. 갤럭시 버즈 프로는 인텔리전트 ANC(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라고 명명했다. 사람들이 밀접해 있고 내부 소음이 큰 지하철 등에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작동하자 주변 소음이 큰 폭으로 줄었다. 카페 등에서도 주변 소음 차단 기능을 키기만 해도 사람들 말소리가 많이 들리지 않아 기사 작성 등 작업 효율이 높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음악을 틀자 효과는 배가 됐다. 삼성전자 측 설명에 따르면 ANC 기능을 켜면 최대 99%까지 외부 소음을 줄여준다고 한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안내방송이 나오거나 사용자가 대화를 할 때 주변 소리를 자동으로 높여준다고 설명했지만, 실제 복잡한 현실 세계 속에서는 그다지 체감되지 않았다. 에어팟 프로와 비교했을 때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느껴졌다.


통화 품질은 갤럭시 버즈 프로가 에어팟 프로보다 한결 낫게 느껴졌다. 기존에는 에어팟 프로로 카페 등에서 통화를 할 경우 주변 소음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한 채 그대로 흡수시켜 일반 통화보다 더 시끄러운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전용 마이크가 달려있지 않은 무선 이어폰으로서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체념했던 부분이다. 하지만 갤럭시 버즈 프로를 통해 전화를 하자 주변 기계음 등 잡음이 덜한 비교적 깨끗한 품질의 통화가 가능했다. 스마트폰 제조 강자인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발휘된 부분인 듯하다.


가격은 정가 23만9800원으로 에어팟 프로(32만9000원) 대비 9만원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온라인 가격비교 사이트에 가면 에어팟 프로는 24만원대, 갤럭시 버즈 프로는 21만원대에 최저가 시세가 형성돼 있다. 2만~3만원대 QCY나 샤오미의 가성비 무선 이어폰 등에 비하면 7배 이상 비싼 가격이 분명하지만 노이즈 캔슬링 제품이라는 점, 삼성전자 계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디바이스와의 동기화 기능까지 고려한다면 개인적으로는 비싸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삼성과 애플, 애플과 삼성 중 개인적 호불호는 갈릴 수 있지만, '세상을 바꿀 기술을 산다'는 관점으로 본다면 후회 없는 소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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