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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by 조선일보

세계가 뭐라고 욕하는지 다 찾아봤다, 갤폴드2의 진화

삼성 ‘갤럭시Z 폴드2’ 개발자 인터뷰

'손맛' 살리려 시제품 30개 만들어 매일 잡아봐

조선일보

갤럭시Z폴드2 개발자 최병석(왼쪽) 프로와 배성찬 프로.

“폴드폰에 대한 고객들의 ‘쓴소리’를 찾아다녔다.”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서 최근 ‘갤럭시 Z폴드 2(이하 갤폴드2)’를 만든 두 남자를 만났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제품기획팀 최병석(50) 프로와 UX(사용자경험)팀 배성찬(40) 프로다. 갤폴드2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약 10만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국내 출시된 폴더블폰(출시 한달 기준)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외부엔 웬만한 바(Bar)형 스마트폰 액정 크기와 맞먹는 6.2인치 디스플레이를 달았고, 펼치면 태블릿 느낌의 7.6인치 대화면이 나타난다.


특히 이 폰은 화면을 반쯤 접어 테이블 위에 세워 놓고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볼 수 있는 ‘플렉스 모드’, 외부 화면을 보다가 폰을 열면 내부 화면으로 이어서 볼 수 있는 우수한 연결성을 보여준다. 덕분에 작년에 나온 전작 폴드1에 비해 여러 면에서 크게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병석 프로는 “아무것도 없이 맨땅에 헤딩하며 갤폴드1을 만들 때와 폴드1을 경험한 고객들의 소리를 들으며 제품을 만들었을 때의 차이”라며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제품에 담아낼 수 있을까를 수없이 고민했다”고 했다.

전 세계 인터넷에서 ‘갤폴드’ 비판 수집

갤폴드2의 정체성은 ‘2 in 1(투인원)’이다. 폰과 태블릿을 하나로 합치면서도 각각의 제품을 쓸 때 같은 사용자 경험을 유지하는 것이 개발의 핵심이었다고 한다. 배성찬 프로는 “폰 모드와 태블릿 모드가 자연스럽게 전환되도록 고심했다”며 “균형을 맞추는 것이 쉽진 않았다”고 했다.


두 사람은 그립감(스마트폰을 잡을 때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1㎜ 단위로 시제품을 30개 만들었고, 매일 손에 쥐어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갤폴드2의 두께는 갤폴드1보다 0.9㎜ 얇아졌다. ‘숨어 있던 1㎜’를 확보하기 위해 화면 베젤(테두리)도 기존보다 27% 줄였다.


두 사람은 폴드폰에 대한 소비자의 ‘쓴소리’를 찾아다녔다. 삼성뿐만 아니라 다른 제조사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들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들어가 폴드폰에 대한 비판을 모두 찾아 읽었다. 최 프로는 “공대생들이 자주 찾는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 전 세계의 갤폴드 관련 의견을 모았다”며 “다른 제조사 제품을 쓰는 사람들이 내놓는 의견과 비판에서도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배 프로는 화면 구성과 연결성을 설명하며, ‘직관적’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다. 그는 “고객들이 외부 화면에서 보다가 내부 화면에서 이어서 보거나 하고 싶은 콘텐츠가 대체 무엇일까 고민했다”며 “편리성을 직관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유튜브 등 영상 시청이나 인터넷 서핑 등은 화면이 바로 연결되도록 했고, 기타 필요한 것들은 사용자 개인이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도록 제공했다”고 말했다.

"폴드폰이 태블릿 대체하진 않을 것"

업계에서는 갤폴드 시리즈가 앞으로 태블릿 PC 시장을 잠식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 두 개발자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 프로는 “접어서는 폰, 펼쳐서는 태블릿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면서 “갤폴드가 태블릿 시장을 잡아먹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수요를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갤폴드에 앞으로 S펜이 적용되느냐’고 묻자 이들은 “들어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면서 “어떠한 기술이든 소비자가 원하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개발자들은 사용자들이 갤폴드2를 쓰며 어떤 경험을 하길 원할까. 최 프로는 “개발 초기부터 참여했던 갤폴드는 개인적으로 자부심이 있는 제품”이라며 “사용자들이 갤폴드2를 쓰며 ‘이것이 스마트폰의 미래’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 프로는 “고객들이 갤폴드2를 사용하며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변신해 주는 팔색조’라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자신들이 개발한 갤폴드2의 점수는 몇 점이냐’고 물었다. “현재 우리의 베스트(최고)와 절실함을 녹여냈기에 내 마음속엔 100점이죠.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김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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