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카레’ 인도에서도 통할까
[리얼푸드=민상식 기자] 커리는 인도와 파키스탄 등에서 먹던 전통 음식이다. 강황과 커리 잎, 후추 등 여러 향신료로 구성한 커리 가루가 들어간 스튜를 비롯해 튀김 등을 현지에서는 카릴(karil) 혹은 카리(kari)라고 불렀다.
18세기 인도를 식민지배하던 영국이 이를 커리(curry)라 칭하고 자국에 퍼뜨렸다. 영국은 해군의 보급식량으로 커리를 선택했고, 19세기 일본 해군은 혼슈 가나가와현의 요코스카항에 정박한 영국 해군을 통해 커리를 접했다.
일본 해군은 커리를 영국군의 체력 비결로 생각해 커리를 보급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커리는 일본식 발음인 카레로 이름이 바뀐다.
커리 |
이렇게 인도와 영국을 거쳐 탄생한 일본식 카레가 ‘커리의 본고장’ 인도 시장에 진출한다.
일본에만 12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12개국 18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일본식 카레 전문점 ‘코코이찌방야’는 내년에 인도에 첫 매장을 연다고 최근 밝혔다.
일본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코코이찌방야를 운영하는 이찌방야는 일본의 종합상사 미쓰이물산과 공동으로 합작회사를 세워 인도에 진출한다.
코코이찌방야의 인도 진출은 미쓰이의 인도인 직원이 일본식 카레를 접한 후 인도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인도인 직원은 일본식 카레가 부드럽고 먹기 쉽고 인도 음식과 비슷하다고 판단했다.
일본식 카레 [코코이찌방야 인스타그램 캡처] |
코코이찌방야의 1호점은 내년 초 인도 수도 뉴델리에 개점할 예정이다. 직영 점포와 함께 인도 현지기업과 함께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인도 전역에서 사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5년 안에 직영점 10개, 10년 내 30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이다.
카레 소스는 일본에서 판매하는 것과 같은 맛이며, 매운맛 단계와 토핑 등을 선택하는 방식도 그대로 사용한다. 하지만 인도 문화에 맞춰 채식주의 카레 소스를 사용하고, 힌두교의 금기 음식인 쇠고기는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다.
코코이찌방야 측은 커리 역사가 깊은 태국에서도 자사 매장이 29개까지 늘어난 점을 들며 인도 현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식 카레가 인도에 진출하는 이유는 일본 내 소비는 정체된 반면 인도는 중산층이 빠르게 늘어나 세계 최대의 식품 시장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미쓰이물산 측은 “인도는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이 될 잠재력이 있다”면서 “코코이찌방야의 카레를 인도에서 선보이면 인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m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