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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암, 막으려면 ①] 알코올은 발암물질…술 한방울도 안됩니다

-‘국민 암 예방 수칙’…보건당국, ‘절주’→‘금주’로 변경

- 알코올은 발암물질…1~2잔이라도 소량 섭취하는 셈

-‘항산화 성분 풍부’ 과일ㆍ채소, 여러 색깔로 고루 섭취


매년 6월 둘째주는 ‘암 주간’이다. 잘못 알려진 암 관련 정보를 바로잡고, 정확한 예방법 등을 홍보하기 위해 2003년 대한암학회가 지정했다.


대표적으로 잘못 알려진 정보가 암과 술의 관계다. 과거 보건당국은 암 예방을 위해 하루 한두 잔쯤으로 절주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2015년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는 ‘국민 암 예방 수칙’ 항목 중 술에 관한 내용을 ‘술은 하루 두 잔 이내로만 마시기’에서 ‘소량 음주도 피하기’, 즉 금주로 바꿨다.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이 발암물질이기 때문에 적은 양이라도 섭취하지 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암 예방을 위해서는 절주보다 금주가 미덕이다. 하루 한두 잔의 술도 마시지 말라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헤럴드경제DB]

암 예방을 위해서는 절주보다 금주가 미덕이다. 하루 한두 잔의 술도 마시지 말라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헤럴드경제DB]

▶술 주성분 알코올은 발암물질=국제암연구소(IARC)는 이미 음주를 1군 발암 요인(사람에게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명백한 발암물질)으로 규정했다, 또 음주로 인해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암으로 구강암, 인후암, 후두암, 식도암, 간암, 유방암, 직장ㆍ대장암을 제시했다.


임민경 국제암대학원대 암관리학과 교수(국립암센터 암예방사업부장)는 “2008년 국제암연구기금의 ‘운동, 비만, 식생활과 암에 관한 보고서’는 ‘과거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하루 1~2잔 이내의 소량 음주로도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암 질환에 있어 안전한 수준의 음주란 없다’고 명시했다”며 “이후 다수의 해외 연구를 보면 소량의 음주로도 다양한 종류의 암 발생이 증가된다는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하루 1~2잔 이내의 적정 음주(표준 잔 기준 남자 2잔 이내ㆍ여자 1잔 이내, 표준잔 1잔은 순 알코올 농도 10~12g 정도)가 심혈관 질환, 2형 당뇨병 등의 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사실이다”며 “암의 경우 소량 음주도 암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근거들이 누적돼 ‘국민 암 예방수칙’의 내용을 변경하게 되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하루 한두 잔의 술도 가능한한 마시지 말라는 권고는 술에 관대한 편인 우리 국민에게 자칫 어려운 지적일 수 있다. 2015년 15세 이상 국내 성인 1인당 연간 알코올 소비량 9.1ℓ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다. OECD 국가 중 프랑스, 체코, 슬로베니아보다는 낮지만 터키, 노르웨이, 스웨덴 등 여러 국가보다 높다.


19세 이상 성인 남자와 여자 중 한 달에 한번 이상 음주하는 비율 역시 지난 10여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5년 각각 75.2%와 46.5% 수준이다. 고위험 음주(남자 1회 음주 시 7잔, 여자 5잔 이상 마시는 것을 주 2회 이상하는 경우) 비율은 남자 20.8%, 여자 5.8%에 달한다. 월간 폭음률도 남자 54.1%, 여자 23.2%로 높다. 술이 얼마나 우리 사회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지 보여 주는 통계 수치들이다.


와인이나 막걸리 등의 특정 술이 항암이나 암 예방 효과가 있다는 국내외 일부 연구 결과도 사람들을 더 혼란스럽게 한다. 막걸리에는 베타시토스테롤, 포도주에는 폴리페놀 같은 성분이 포함돼 있는데, 이들 성분이 항암 또는 항산화 작용을 해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거나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기전이 실험실 또는 동물 실험을 통해 제시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임 교수는 “이는 각각의 술에 포함된 특정 성분이 그러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 술을 마시는 것을 통해 실제 사람에서 암세포를 치료하거나 암을 예방을 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실제 이 같은 성분은 술에 극히 소량만 포함돼 있다. 술을 마신다는 것은 술의 주성분이자 발암물질인 알코올(에탄올)을 마신다는 뜻”이라고 반박했다.


암 발생 위험은 섭취하는 술에 포함된 순 알코올의 양이 늘면 증가한다. 음주로 인한 암 발생 위험 증가는 어떤 종류의 술을 마셨는지에 관계없이 마신 술의 알코올 농도, 양, 마시는 빈도에 따라 달라진다. 임 교수는 “하루 1~2잔의 소량 음주로 예방 가능하다고 알려진 질환도 그 이상의 음주를 하면 해당 질환 발생 위험도가 증가하게 된다”며 “암의 경우 1~2잔의 소량 음주조차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루 1~2잔의 소량 음주가 다른 만성 질환을 예방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면서도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과 그 대사 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가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발암물질인 점, 알코올 섭취를 통한 발암 기전에 대한 생물학적 근거, 섭취하는 술의 양이 증가할수록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용량 반응 관계, 소량 음주를 해도 암 발생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 등을 고려할 때 암 예방을 위해 소량 음주도 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과일ㆍ채소, 하루 약 400g 먹으면 좋아=암 예방과 치료을 위해 중요한 것이 올바른 식생활이다. 음식은 암의 발생을 막을 수도, 오히려 부추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일과 채소를 골고루 자주 먹는 것이 암 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암예방검진센터장(국제암대학원대 암의생명과학과 교수)은 “한 임상시험 연구 결과 과일이나 채소를 많이 섭취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암이나 심혈관 질환의 발생률이 10~30% 낮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했다.


이어 “체내 세포의 유전자 DNA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죽지 않는 세포, 즉 활성산소종이 되기 때문에 암이 발생한다”며 “이를 억제하는 것이 비타민 CㆍE, 베타카로틴, 셀레늄 같은 항산화물질이다. 시금치, 당근, 호박 같은 녹황색채소, 레몬, 감귤 같은 과일, 견과류 등에 많다”고 덧붙였다.


과일과 채소는 하루에 약 400g 먹으면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노란색, 빨간색 등 여러 색깔의 과일과 채소를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특히 채소 반찬은 매끼 두 가지 이상을 충분히 먹으면 좋다. 명 센터장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매일 5가지 색깔의 과일과 채소를 고르게 먹자는 ‘파이브 어 데이(Five a day)’ 운동을 벌일 정도”라며 “한국인은 하루에 500g 정도의 과일과 채소를 먹으므로 양은 충족되지만 배추, 무 등 흰색 채소에만 치우쳐 있다. 다채롭게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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