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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식당을 새롭게 밝히다, 동아식당.

세월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동아식당의 간판

  ⓒ 피키차일드컴퍼니

Shed New Light on Local Diner

로컬 식당을 새롭게 밝히다, 동아식당.

대구에서 나고 자란 5명의 친구는 ‘동아목공’이라는 오래된 간판을 달고 로컬 브랜드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인터뷰어 : 박진명

인터뷰이 : 성주현(피키차일드다이닝 대표)

특정 여행지가 유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름답고 풍부한 자연 유산, 역사적 명소, 매력적인 지역 문화 등 다양한 요인을 꼽을 수 있겠지만, 요즘엔 아무래도 SNS의 영향을 많이 받는 듯하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공간이나 여행 명소, 지역의 각종 이벤트 등 도시의 여러 매력이 SNS을 통해 공유되며 마침내 우리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


대구에서 탄생한 피키차일드컴퍼니는 이를 잘 보여주는 예시라고 생각한다. 성주현 대표를 포함한 5명의 멤버가 2016년 오픈한 이탤리언 다이닝 ‘피키차일드다이닝’을 시작으로 동아식당, 컽렡 등 다양한 F&B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2019년 문을 연 동아식당은 대구의 지역성과 지속 가능성을 담은 로컬 음식점으로, 많은 여행자에게 인기있는 장소다. 이들은 지역에서 잘 자란 식자재와 이를 키운 생산자를 소개하며 맛있는 제철 음식을 만든다.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이른바 ‘기후 세대’의 선택을 받게 된 이유는 우연만이 아닐 테다.

동아식당의 내부 전경

ⓒ 피키차일드컴퍼니

대구 동성로에 자리한 동아식당

ⓒ 피키차일드컴퍼니

동아식당을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동아식당은 익숙한 것을 새롭게 바라보며 음식을 만듭니다. 지역의 친숙한 식자재를 활용해 계절에 어울리는 음식을 저희만의 방식으로 소개하고 있죠.


고등어소면, 들기름비빔면 등 이름만 들어도 침이 고이는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각각 어떤 식자재를 사용하는지 궁금합니다.

시즌마다 대표 메뉴가 다른데요. 봄과 여름에는 들기름비빔면, 가을과 겨울에는 고등어소면을 판매하고 있어요. 들기름비빔면에 사용하는 들기름은 경북 군위에 있는 용대방앗간에서 수급하고, 고등어소면은 대구제면과 경남 통영의 간고등어로 만들고 있어요. 동아식당의 시그너처 메뉴에는 계란김밥도 있는데, 달걀 역시 대구에 있는 경북농장에서 공급받고요.

동아식당에서 사용하는 안동 간고등어

ⓒ 피키차일드컴퍼니

동아식당의 대표 메뉴인 고등어소면

ⓒ 피키차일드컴퍼니

동아식당 이전에 이탤리언 레스토랑 피키차일드다이닝을 먼저 오픈했어요. 이후 F&B 브랜딩 회사를 설립해 활동 범위를 확장하고 있는데,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나요?

말씀하신 것처럼 피키차일드다이닝은 피키차일드컴퍼니의 시작인데요. 저를 포함해 F&B 분야에 종사하던 친구 5명이 모여,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자 만든 식당이에요.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F&B 브랜드만의 특성을 파악하게 됐고, 저희가 배운 것을 지역의 다양한 브랜드에게 공유하고 싶더라고요. 피키차일드컴퍼니는 지역의 특색을 살린 콘텐츠를 담은 로컬 브랜드를 만들고 있어요. 현재 피키차일드다이닝, 동아식당을 포함해 경양식 돈가스 전문점 컽렡 그리고 경북 영주에 자리한 바비큐 전문점 미트필드를 운영하죠. 그중 올해 1월 오픈한 미트필드에서는 미국 텍사스식 바비큐와 영주의 특산물을 적절히 섞은 요리를 선보이고 있어요.


식자재와 지속 가능한 음식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피키차일드다이닝을 운영한지 3년째 되던 해였던 것 같아요. 그때 참 힘들면서도 즐거웠는데, 가장 중심에 있던 고민은 우리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이었어요. 돌아켜 보니 저희 브랜드의 가장 멋지고 의미 있는 경쟁력은 “지역의 식자재를 이용해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요리”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국 우리의 자식같은 브랜드를 더 오래 건강하게 키우고자 하는 마음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피키차일드컴퍼니에서 운영하는 쉐드 뉴 라이트

ⓒ 피키차일드컴퍼니

피키차일드컴퍼니에서 운영하는 피키차일드다이닝의 내부 전경

ⓒ 피키차일드컴퍼니

공연과 전시를 기획하는 브랜드 ‘쉐드 뉴라이트(Shed New Light)’도 운영한다고 들었어요.

쉐드 뉴라이트는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론칭한 브랜드예요. 아무래도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나 기회가 적잖아요. 이런 현실을 안타까워만 하지 말고 저희가 직접 나서보기로 했죠. F&B 브랜드에서 창출한 수익으로 전시나 공연 등을 운영해왔는데요.  최근에는 외부의 다른 프로젝트에 집중하느라 쉬어가는 중이지만, 빠른 시일 내 자체 BM을 가진 형태로 운영할 예정이에요.


반응은 어때요?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나 프로젝트가 있다면?

모든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지만, 특히 ‘움트다’라는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2021년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 기획했던 프로젝트인데요. <땅>이라는 극에서 ‘나물’이 중심인 식사로 이어지는 하나의 공연이었어요. 극에 연결된 메뉴를 기획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관객 반응도 좋아 더욱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아쉽게도 코로나로 인한 규제가 심해져 식사는 같이 하지 못했지만, 배우들과 관객들이 보여준 열정을 보며 저희도 감동했죠.

동아식당의 내부 전경

ⓒ 피키차일드컴퍼니

동아식당의 외부 전경

ⓒ 피키차일드컴퍼니

다시 동아식당 이야기로 돌아가 볼게요. 옛날 간판을 그대로 사용하는 건 어떤 의도인지 궁금해요.

동아식당이 들어서기 전, 그 건물은 목공방으로 쓰였어요. 주인은 한자리에서 평생 목수일만 해온 할아버지였는데요. 장인정신을 발휘하며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할아버지의 의지를 본받겠다는 의도가 담겼죠.


동아식당 공간을 구성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오랜 기간 목공방이었던 공간을 식당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많은 변화가 필요했어요. 식당에 최적화되도록 꾸며야 했으니까요.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꼭 지키고 싶었던 건 대들보예요. 이 공간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 대들보만은 건들고 싶지 않더라고요.

피키차일드컴퍼니의 멤버들

ⓒ 피키차일드컴퍼니

동아식당의 내부전경

ⓒ 피키차일드컴퍼니

동아식당을 포함한 많은 지역의 식당들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일까요?

때마다 적절하게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동아식당의 경우 메뉴를 절기마다 바꾸는 형태로 운영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휘발되는 걸 경계하고 있어요. 여기서 주의해야할 점은 브랜드의 본질이에요. 변화하더라도 브랜드를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을 고려해야 해요. 동아식당의 본질은 지역 식자재와 제철 음식이었고요.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궁금해요.

출시 예정 중인 로컬 맥주 브랜드도 있고 스테이 호텔도 구상 중이에요. 최근 워크숍을 하면서 내실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간의 여러 경험을 토대로 저희 고유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지금껏 그래왔듯 우리가 가장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묵묵히 하다 보면, 언젠가 대전의 ‘성심당’처럼 대구를 대표하는 F&B 브랜드가 돼있지 않을까요.


대구 토박이 성주현 대표가 추천하는 스폿 3

아눅 앞산(@a.nook_)

대구 로컬 커피 브랜드 아눅은 매일 믿고 먹을 수 있는 올바른 식문화를 지향한다. 대구 신천동(아눅)을 포함해 매호동(아눅 사월), 범어동(아눅 베이커스) 등에 지점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대명동에 있는 아눅 앞산을 추천한다. 매장은 총 4층으로, 가장 꼭대기 층의 루프톱에 오르면 사방으로 뻗은 대구 시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9동 앞산순환로 459


고스트북스(@ghost__books)

서점이자 독립출판물을 만드는 공간. 그림을 그리는 류은지 작가와 글을 쓰는 김인철 작가가 함께 꾸려가고 있다. 글과 그림, 사진 등 다양한 형태의 창작물을 만나볼 수 있으며, 책 만들기 워크숍, 전시 등의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대구광역시 중구 경상감영길 212, 3층


사유원

수목원이며 산지 정원이자 사색의 공간인 사유원은 대구 시내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군위군에 자리해 있다. 팔공산의 능선과 계곡, 절기의 바람을 품은 산세를 따라 산책하기에 좋다. 대구광역시 군위군 부계면 치산효령로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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