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앤가이드’에서 주식 투자하듯 미술품 투자하는 시대 올까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이 많아졌는데요. 접근성이 높아졌다고 쉽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미술품을 잘 사고 잘 팔기 위해선 공부해야 할 게 정말 많습니다.
????당신에게 들려줄 이야기
- 아직 미술품 투자는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 아트앤가이드 미술품 평균 수익률 29%, 비결은?
- 금융회사로 나아가는 열매컴퍼니, 내년 상장 목표
- 미술품 말고도 주목하고 있는 투자 자산
- 미술품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수익모델들
- 미술 시장을 이해하기 위한 배경지식 정리
김재욱 열매컴퍼니 대표. © 황금빛 기자
“토큰증권(Security Token)이 유통 시장에서 거래되면 거기서 등락이 발생할 수 있는 거고, 그렇게 되면 대중이 주식에 투자하듯 미술품에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이 열리는 거죠.”(김재욱 열매컴퍼니 대표)
지난 6일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법 규율 내에서 ‘STO(Security Token Offering, 토큰증권 발행)’를 허용하기 위한,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를 추진한다고 밝혔는데요.
토큰증권은 디지털자산 형태로 발행된 증권입니다. 탈중앙화가 특징인 분산원장 기술 등을 기반으로 합니다. 이 때문에 금융기관이 아니어도 발행인이 낮은 비용으로 손쉽게 조각투자 등 다양한 권리를 증권화해 발행하고 유통할 수 있단 건데요.
이에 ‘조각투자’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하나의 대상을 여러 조각으로 쪼개 공동구매하는 조각투자의 대표적 상품이 ‘미술품’이죠.
2018년 국내에 처음 온라인 미술품 공동구매, 즉 조각투자 플랫폼을 선보인 ‘아트앤가이드’ 운영사 ‘열매컴퍼니’ 김재욱 대표와 만났는데요. 내년 상장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업 확대 계획, 미술 시장 이야기 등을 듣고 왔습니다.
|아트앤가이드의 타깃은 ‘2030세대’가 아니다?
조각투자가 열풍이라며, 항상 하는 말이 있죠. 상대적으로 돈이 많지 않은 2030세대가 소액으로 투자해 돈도 벌고 재미도 본다?
그런데 아트앤가이드의 주요 고객은 금융권 종사자들, 미술을 알지 못하는 자산가들이더라고요. 조각투자는 맞는데,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그런데 미술 시장 대중화 목표는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봤을 때 전문가들이 많이 투자하고 참여하는 플랫폼이 아직까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초기 시장이잖아요. 미술을 잘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었던 대중에게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고 들어오게 했다가 잘못된 경험을 한 번 주면, 그 다음부턴 미술 시장에 안 들어오죠. 주식 시장도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점점 일반 개인들이 참여하는 시장이 됐겠죠.”
실제 리스크가 높기 때문입니다. 일단 지금과 같이 유동성이 부족한 시장 상황에선, 미술품 거래 절벽이 생기는데요.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간 가격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입니다.
원칙적으로 미술품은 ‘중장기 투자 상품’입니다.
“저희가 단기적으로 수익을 계속 낼 수 있는 건 전문 투자자니까 그렇죠. 일반 대중이 개인적으로 이렇게 작품을 사서 짧은 시간 안에 매각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해요.”
물론 아트앤가이드 고객 모두 미술 전문가는 아닙니다. 상대적으로 여유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미술을 잘 알지도 못하는데 비싼 작품에 소위 ‘몰빵’해볼 수 없는 이들입니다. 조각투자이기 때문에 부담이 덜해, 미술품 투자 공부에 첫발을 내딛기 좋은 선택지죠. 실제 아트앤가이드를 거쳐 본격적으로 콜렉터(collector)로 활동하는 고객도 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다른 대체투자보다 수익률이 좋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아트앤가이드 미술품의 평균 수익률은 29%입니다. 162점을 공동구매해 101점을 되판 성적입니다. 평균 보유 기간은 10개월 정도입니다.
비슷한 고객을 가지고 있는 대체투자자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의 기대수익률이 보통 연 7~8%라고 합니다.
© 열매컴퍼니
대중화는 장기적으로 꿈꾸고 있습니다. 정부의 STO 제도화 방향이 영향을 줄 거라 보고요.
“국가에서든 금융권에서든 대체거래소를 만들면, 저희는 발행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결국 거래소들도 옥석 가리기를 할 거거든요. 정말 투자 가치가 있는 작품을 가지고 토큰을 만들었는지 보고 상장 여부를 결정할 거예요. 그럼 저흰 좋은 작품을 가지고 좋은 토큰을 계속 만들 수밖에 없고, 일반 대중이 투자하기 훨씬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미술품, 잘 사고 잘 파는 법
높은 수익률의 비결에 대해 김 대표는 한 마디로 ‘미술품을 잘 사서 잘 팔면 되는 것’이라고 답했는데요. 이게 어려운 이유는 미술품에 ‘정가’가 없기 때문입니다.
먼저 아트앤가이드가 미술품을 잘 살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술품 분석 능력·네트워크·데이터, 모두 중요합니다.
“미술품 투자가 성공하려면 미술품 가격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 작품을 우리가 원하는 가격에 사올 수 있는 네트워크가 있어야 해요. 그런 조건을 갖추기 쉽지 않죠.”
아트앤가이드는 ①시장 분석 ②작가 분석 ③작품 분석 등을 거치는데요.
분석은 구체적입니다. 왜냐하면 매년 최고가를 찍는 작품을 갖고 있는 작가라고 해서, 내가 사고 싶은 그 작가의 작품이 높은 가격으로 연결되진 않을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작가를 둘러싼 환경이 다양하게 영향을 주는데요. A라는 작가의 작품에도 종이 작품이 있고 캔버스 작품이 있을 수 있죠. 그런데 A 작가는 근현대를 살아온 작가입니다. 캔버스가 비싸니 종이에 연습을 하고 가장 마음에 드는 스타일이 나왔을 때 캔버스 작업에 들어갑니다. 캔버스 작품이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또 캔버스에 오일로 그린 그림이, 종이에 과슈(불투명 수채물감)로 그린 그림보다 보존하는 부분에 있어 뛰어나다고 하는데요. 그럼 전자가 가격이 높은 거죠. 이 외에도 ‘색’이라면 사람들이 선호하는 색감, 그 색에 담긴 의미(작가의 의도) 등이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공부를 엄청 많이 해야 돼요. 작가가 어떤 의도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그렸는지, 그의 인생에서 왜 이게 중요한지, 사상과 철학, 그 시대를 살아가는 배경 등을 알아야 작품 가격을 분석할 수 있어요. 우리가 작품을 감상하는 것과 다른 문제예요.”
원하는 작품을 원하는 가격에 사올 수 있는 네트워크도 중요한데요. 국내 갤러리·딜러뿐 아니라 글로벌로도 네트워크를 구축해놨다고 합니다. 미술계 이너서클(Inner circle)에 들어갔느냐 못 들어갔느냐에 따라, 내가 사고 싶은 작품의 가격이 달라진다고 하네요.
내부 가격 산정 프로그램을 통해 작품의 구매와 판매 가격 산정도 이뤄지는데요. 그간 국내외에서 일어난 거래 데이터 15만 건 정도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때문에 아트앤가이드에 올라오는 가격을 외부 옥션이나 갤러리 등에서도 참고하고 있다고 합니다. 내부에 있는 작품팀이 투자심사도 하는데요.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살 수가 없습니다.
뉴스레터를 통해 제공하는 미술 시장 분석 © 황금빛 기자
잘 파는 방법은 뭘까요.
아트앤가이드는 손해 볼 작품도, 못 팔 작품도 거의 없다고 자신하는데요. 최대한 빨리 팔려고 하고요. 고객으로부터 수수료도 받지 않고, 작품에 대한 지분도 회사 측이 가장 많이 갖습니다. 고객 한 명당 구매 금액도 제한합니다. 미술 시장은 완벽한 정보 불균형 시장이라,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구매한 작품 대부분에 ‘풋옵션(재구매약정)’이 걸려있는데요. 풋옵션은 거래 당사자들이 특정 자산을, 미래 특정 시점에, 특정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를 사고 파는 계약입니다.
“예를 들어 딜러가 작품을 매입할 때 자금이 부족할 수도 있잖아요. 그럼 저희가 대신 사주고 그 딜러가 해당 작품의 일정 수익률을 저희와 공유하고 되사가는, 그런 조건으로 작품을 사기도 해요. 딜러나 갤러리들은 항상 어딘가에 팔 곳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 당장 돈이 없을 수 있죠.”
이러한 갤러리나 딜러는 한정돼 있습니다. 시장에서 충분히 검증된 이들과 계속해서 거래하는 거죠.
|투자회사에서 금융회사로
아트앤가이드는 자회사 ‘열매아트대부’를 통해 올해부터 ‘미술품 담보 대출’도 시작했는데요. 장기적으로 ‘미술 금융’ 시장도 확대하려 합니다.
미술품 담보 대출은 현재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누가 활용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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