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를 싫어하는 이유가 ‘유전’ 때문이라고?
우리는 오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할 때, 항상 '오이를 정말 싫어한다'라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곤 한다. 오이 특유의 맛과 향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오이를 극도로 싫어하는 현상은 왜일까? 이를 비롯하여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오이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오이의 호불호 문제에 관한 해답부터 효능까지, 오이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 7가지를 모았다.
오이를 싫어하는 건 유전자 때문?
미국 유타대 연구팀의 2016년 연구에 따르면 오이에 대한 호불호는 쓴맛을 감지하는 유전자 때문이다. 인간의 염색체 7번에 존재하는 유전자 TAS2R38은 쓴맛에 민감한 PAV형과 둔감한 AVI형으로 나뉜다. 여기서 쓴맛에 민감한 PAV형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AVI 형보다 쓴맛을 100~1000배 정도 더 민감하게 느낀다. 특히 부모 모두에게 PAV형을 물려받았다면 쓴맛을 매우 예민하게 느껴 오이를 싫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살충제를 많이 쓰는 채소다
미국 환경단체 EWG에서 밝힌 잔류 농약 검출 식품의 실정에 따르면, 오이는 9번째로 가장 지저분한 식품(dirtiest products)이다. 이는 오이가 병충해에 약해 살충제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인데, 오이 재배 시 대략 86가지 살충제가 쓰인다. 이 때문에 오이는 유기농으로 찾는 것이 좋다. 다만 국내에서 생산된 오이는 물로 씻어내는 것만으로도 잔류 농약을 충분히 씻어낼 수 있다. 흐르는 물에 스펀지로 표면을 문질러 닦거나, 굵은소금을 뿌려서 문지른 뒤 씻으면 된다.
지역별 대표 오이가 있다
대충 보면 모두 우리나라에서 같은 오이를 소비하고 있는 것 같지만, 지역별로 선호하는 품종이 따로 있다. 가장 대중적인 백다다기 오이(백오이)는 전국구인 동시에 중부 지역에서 가장 소비량이 많은 오이다. 경상도 지역에서는 가시 오이가 주로 유통되며 색이 좀 더 선명하고 표면에 가시와 주름이 많다. 전라도에서는 취청 오이를 주로 생산하며, 이는 일본에서 건너온 품종을 개량한 것으로 생채나 무침 등 바로 먹는 음식에 적합하다.
100g당 19kcal에 불과하다
오이는 95%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열량은 100g당 19kcal에 불과해 당근(37kcal)보다도 현저히 낮다. 지방은 아예 없어 다이어트 식품으로 제격이다. 출출한 저녁이나 밤에 인공 첨가물이 많이 들어간 가공식품보다 오이를 먹으면 좀 더 효과적으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식이섬유 효과로 포만감도 있어 과식도 막을 수 있고, 늦은 밤에 먹어도 살이 찔 가능성이 낮다.
칼륨, 비타민K가 풍부하다
오이는 100g당 161mg의 칼륨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는 하루 칼륨 섭취량의 25%에 해당한다. 오이의 칼륨은 나트륨과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주어 부종을 관리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또한 오이 1개(200g)이면 비타민K 하루 권장량을 충족시킬 수 있다. 비타민K는 뼈와 치아를 튼튼하게 하고, 심장 건강을 지켜주며 혈액 응고에 필수적인 성분이다. 또한 오이 1개면 비타민C 하루 권장량의 30%, 망간 25%를 보충할 수 있다.
굵기가 일정한 것이 좋다
오이는 굵기가 머리에서 끝부분까지 일정하게 고른 것이 좋다. 또한 모양이 심하게 굽지 않고 똑바로 곧은 모양이 품질이 좋은 것이다. 중간에 우둘두툴한 돌기가 많은 것, 꼭지가 싱싱한 것이 상태가 좋은 것이며 손으로 쥐었을 때 과육이 단단한 것을 고르는 게 좋다. 농가에서는 푸르스름한 색에 크기가 24~26cm가 되는 오이를 최상급으로 취급한다.
껍질째 먹어야 더 건강하다
오이의 껍질에는 에라테린(elaterin)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오이의 쓴맛을 내는 것도 에라테린이다. 이 성분은 위를 보호하고 소화를 도우며, 중금속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때문에 오이를 건강하게 즐기려면 소금이나 베이킹파우더를 이용해 깨끗하게 씻은 오이의 껍질을 벗기지 않고 껍질째 먹는 것이 가장 좋다.